트럼프의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3월 4일 워싱턴 DC 연방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미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했습니다

 

“미국이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일성으로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이전 정부가 4년이나 8년 동안 이룬 것보다 더 많은 일을 43일 만에 해냈다고 말하면서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모멘텀과 정신이 돌아왔고, 미국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돌아왔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아메리칸드림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크고 강력하게 솟아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메리칸드림, 미국의 꿈은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표현 가운데 하나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칸드림은 멈출 수 없다면서 세계가 목격하지 못했고 아마도 다시는 보지 못할 귀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상식과 안전, 낙관주의와 부유한 나라 미국에 대한 포부를 드러내며, 이를 위해 지난 6주 동안 약 100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400개 이상의 행정조치를 취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더 많은 미국인이 미국이 잘못된 방향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경 강화와 불법 이민 단속”

2025년 1월 22일 촬영된 미국 애리조나주 사사베 근처의 미국-멕시코 간 국경 울타리의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외 현안 가운데 가장 먼저 국경 단속과 불법 이주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취임 몇 시간 만에 남부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대와 국경순찰대를 배치해 불법 이주자들의 미국 침략을 물리쳤다고 말했는데요. 그 결과로 지난달 불법 월경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동안 언론과 민주당은 국경 보호를 위해 새로운 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새로운 대통령일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과 국경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는데요.
미국의 어린이, 여성, 미국민을 보호하는 데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면 미국의 국경을 보호하는 것보다 중요한 조처는 없다면서 바이든 정부 4년 기간 미국에 2천100만 명이 쏟아져 들어왔으며 이들 중 많은 사람이 살인자, 인신매매범, 갱단원, 기타 범죄자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신속히 추방하고 있고 미국의 위대한 해방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할 일이 아직 많이 있다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추방 작전을 완료하기 위해 의회가 신속히 자금을 승인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효율적 정부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가 관료주의로 팽배해 있다고 비난하면서, 취임 직후 신규 연방 고용을 즉시 동결하고 모든 연방 공무원들의 현장 근무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따르지 않으면 해고라고 못 박았습니다.

2025년 3월 5일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일론 머스크가 상원 공화당 운영위원회와 비공개 회의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정부 부채를 줄이며 납세자들의 엄청난 돈 낭비를 막기 위해 정부효율부(DOGE)를 신설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그동안의 낭비 사례들을 열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례로 들어본 적도 없는 아프리카 레소토의 LGBTQ+, 소수자 권리 증진에 800만 달러가 책정됐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노인들을 위한 사회보장프로그램에도 엄청난 허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는데요. 정부 데이터베이스에는 미국에 100세 이상 인구가 엄청나게 많다면서, 예를 들어 140세에서 149세 이상 인구가 350만 명, 150세에서 159세 인구가 130만 명이나 되고 심지어 360세인 사람도 1명 있다면서 이는 사기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정부가 빠르게 이를 바로잡고 있으며 미국 가정에 더 많은 돈을 돌려주고 세금을 낮춰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폭정은 끝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정부의 이른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의 폭정은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분야든 인종이나 성별이 아닌 기술과 역량에 따라 고용되고 승진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에는 남성과 여성 단 두 개의 성만 있다며 여성 스포츠에 남성이 뛰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임 바이든 정부의 이른바 그린 정책, 환경 정책을 비판하며 이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다고 비난했는데요. 미국은 지구상 그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발 아래 묵혀두고 있었다면서, 이제는 전적으로 시추를 허락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가 알래스카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일본, 한국 등 여러 나라가 투자를 통해 파트너가 되고 싶어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보 강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안보 강화를 강조하면서 모병 현황을 언급했는데요. 그러면서 지난 1월, 미 육군이 15년 만에 가장 많은 신병을 모집했다면서 불과 몇 달 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공망 아이언돔 (자료화면)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망인 ‘아이언돔’을 본 딴 ‘골든돔’ 방어망 구축을 위한 자금 승인을 의회에 요청하면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세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조선 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고 말했습니다. 파나마 운하는 미국인이 미국인을 위해 건설한 것이지 다른 사람을 위해 건설한 것이 아니며, 중국에 주지 않고 파나마에 줬던 것이라면서 다시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극해에 있는 그린란드 편입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그린란드가 미국의 안보는 물론 국제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그린란드 주민들의 결정권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만일 그린란드 주민들이 미국을 선택한다면 미국은 이들을 환영하고 안전하게 지켜주며, 부유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세는 미국의 영혼을 보호하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관세 전쟁을 예고해 왔는데요. 이날(4일) 연설에서도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중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 캐나다, 한국 등을 열거하며 이러한 일은 친구에 의해서도, 적에 의해서도 일어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차례라고 말했습니다.

또 상호 관세는 4월 2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확인했는데요. 약간의 조정기가 필요하고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관세는 미국의 영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관세는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외교 정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3월 4일 워싱턴 DC 연방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중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조셀린 눈가레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 후 들어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외국 원조를 동결했으며, 다른 나라들은 내지 않는 수조 달러 비용이 드는 불공정한 파리기후협정과 부패한 세계보건기구(WHO), 반미적인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하기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 상황에 관해서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첫 임기 때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아브라함협정이 체결됐던 것을 언급하며, 이를 토대로 중동 전역에 더 평화롭고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면,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이 끔찍하고 잔혹한 갈등에서 불필요하게 죽거나 다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잔혹한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를 보냈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나올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젤렌스키 대통령 서한을 소개하며, 이제는 이 광기와 살인을 멈추고 무의미한 전쟁을 끝낼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역대 가장 긴 연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4일) 합동회의 연설은 역대 대통령 연설 가운데 가장 길었습니다. 약 100분, 1시간 40분 정도 연설했는데요. 지금까지 가장 길게 연설한 대통령은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 약 1시간 30분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내내 매우 자신감 넘치고 확신과 신념에 찬 목소리로 2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그간의 성과를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자신의 첫 한 달 업적이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많이 들었다며,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그 다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초청 인사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4일) 연설 중간 중간 주제에 맞게 초청 인사들을 소개했는데요.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가 던진 공에 맞아 뇌 손상을 당하고 신체 일부가 마비돼 선수 경력이 끝난 전 배구 선수 페이튼 맥냅 씨를 비롯해 딥페이크 이미지의 희생자, 엘리스턴 베리 씨, 아침 운동 중 불법이주민에게 끔찍하게 살해된 레이컨 라일리 씨의 어머니 등이 하원 본회의장 갤러리에 앉아 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를 받고 의원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도 갤러리에 앉아 있었는데요. 머스크 씨는 지난달 26일 각료회의 때 티셔츠에 운동모자 차림의 편안한 복장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정장을 갖추고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확연히 갈라진 회의장 모습”

2025년 3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D.C. 의회에서 진행된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중 공화당 의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내내 공화당 의원들의 열렬한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야유를 퍼부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한 지 5분도 안 돼 민주당의 앨 그린 하원의원은 고함을 치르다 퇴장당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민주당 의원은 ‘거짓말’, ‘머스크가 훔친다’ 등의 글이 적힌 작은 카드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여러 여성 민주당 의원들은 저항과 힘의 의미로 분홍색 옷을 입었습니다. 또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등 일부 의원은 연설 도중 자리를 떴습니다.

 

“연설 후 여론 조사”

https://www.cbsnews.com/news/trump-speech-joint-address-congress-poll-2025/

트럼프 대통령 연설 직후 미국 CBS 뉴스와 유거브(YouGov)가 공동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설을 시청한 대부분의 미국민은 트럼프 대통령 연설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청자는 공화당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요. 공화당원 51%, 무소속 27%, 민주당원 20%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을 지지한 응답자는 76%, 반대는 23%였는데요. 연설을 지켜본 대부분의 시청자는 대통령답다, 감동적이었다, 재밌는 사람, 통합적인 사람으로 묘사했습니다. 반면 시청한 민주당원 10명 중 4명은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또 많은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관심사에 관해 이야기한 것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다수 시청자가 불법 이민 문제와 정부의 낭비 지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는데요. 정부 지출에 대해서는 77%, 이민과 국경 안보에 대해서도 77%,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문제에 대해서는 73%가 지지를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