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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냄새'에 어떻게 대처할까… 우주비행사들이 들려주는 우주정거장 생활 본문

핵.잠수함.미사일.전자 지능 뇌 자료/우주개발 자료

'우주 냄새'에 어떻게 대처할까… 우주비행사들이 들려주는 우주정거장 생활

CIA bear 허관(許灌) 2024. 9. 18. 15:56

국제우주정거장은 1998년 건설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이 지구를 떠났다. 원래 이들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8일간 머물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타고 돌아올 ‘보잉’사의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가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NASA는 배리 ‘부치’ 윌모어(61)와 수니타 윌리엄스(58)의 지구 귀환 일정을 2025년까지 연기했다.

현재 이들은 다른 우주비행사 9명과 함께 침실 6개짜리 주택 크기의 ISS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윌리엄스는 “행복한 곳”이라고 묘사했으며, 윌모어 또한 이곳에 있을 수 있어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렇다면 지구에서 400km 높이 떨어진 곳에서 지내는 기분은 정말 어떨까. 함께 지내는 까다로운 이들은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어떻게 운동하고 옷은 어디서 세탁할까. 무엇을 먹으며, 무엇보다도 “우주 냄새”는 어떻게 해야 할까.

BBC는 전직 우주 비행사 출신 3명으로부터 ISS에서 살아남는 비법을 들어봤다.

 

우선 우주비행사들의 일과는 지구의 관제 센터에 의해 5분마다 관리된다.

우선 이들의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한다. GMT 기준 오전 6시 30분이 되면 우주 비행사들은 ‘하모니’라고 부르는 ISS 모듈 내 공중전화 부스 크기의 수면 구역에서 나온다.

2009년과 2011년, 총 2번의 우주 임무를 수행하며 104일간 우주에서 지낸 미국인 우주비행사 니콜 스토트는 “이곳에는 세계 최고의 침낭이 있다”고 표현했다.

수면 구역에는 노트북도 있어 가족들과 연락할 수도 있으며, 사진이나 책과 같은 개인 소지품을 보관할 공간도 돼 있다.

우주비행사들은 공중전화 부스 크기의 수면 구역 안에서 잠을 잔다

 

이후 우주비행사들은 흡입 시스템이 마련된 작은 화장실로 향한다. 보통 이들의 땀과 소변은 식수로 재활용되나, ISS 내 고장으로 인해 현재는 비행사들이 따로 소변을 저장해야 한다.

그런 다음 본격적으로 업무에 나선다. 영국 버킹엄 궁전 혹은 미식축구장 크기만 한 ISS에서 유지 보수 작업을 하거나, 과학 실험을 진행하며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

2012~2013년 ‘익스페디션 35’ 임무를 지휘했던 캐나다 출신 우주비행사 크리스 해드필드는 “ISS의 내부는 마치 버스 여러 대가 한데 접합된 느낌이다. 반나절간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드필드는 “ISS에서 사람들은 그저 빨리빨리 지나쳐 가지 않는다. 크고 평화로운 곳”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우주정거장의 길이는 109m에 달한다

 

ISS에는 전용 실험실 6곳이 있으며, 우주 비행사들이 차고 있는 심장, 뇌, 혈액 모니터링 도구는 가혹한 물리적 환경에 대한 인체의 반응을 기록한다.

스토트는 “우리는 기니피그”라면서 “우주에서는 뼈와 근육의 노화가 가속화된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무언가를 배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주비행사들은 할 수만 있다면 지구의 관제 센터에서 정한 시간보다 일을 빨리 끝내기도 한다.

해드필드는 “목표는 5분 일찍 끝내고 자유 시간을 누리는 것이다. (시간이 나면) 창문으로 가 지나가는 것들을 지켜봤다. 혹은 작곡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아이들을 위해 편지를 쓰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캐나다 출신 우주비행사 크리스 해드필드는 지난 2012~2013년 ISS의 지휘관이었다

 

운이 좋은 소수의 우주비행사는 ISS를 떠나 외부의 진공 우주 공간에 나갈 수 있다. 해드필드는 2차례 나가봤다.

“우주 유영을 하던 그 15분 동안은 저와 우주 사이에 플라스틱 차양밖에 없었습니다. 제 인생의 15시간에 비견될 만큼 짜릿한 별세계였습니다.”

하지만 우주 유영을 하고 돌아오면 ISS에 무언가 새로운 걸 들고 들어올 수 있다. 바로 금속 냄새 같은 ‘우주 냄새’이다.

1991년 소련의 우주정거장인 ‘미르’에서 8일간 머물렀던 영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헬렌 샤먼은 “지구에는 세탁기 냄새, 신선한 공기 냄새 등 다양한 종류의 냄새가 있다. 그러나 우주에는 단 하나의 냄새만이 있고, 금방 익숙해진다”고 설명했다.

우주복, 과학 실험 도구 등 ISS 외부 우주에 나갔다 들어온 물체는 강한 우주 방사선의 영향을 받는다. 샤먼은 “방사선은 물체 표면에 유리기(자유라디칼)를 형성하고, 유리기가 ISS 내 산소와 반응해 금속 냄새가 난다”고 설명했다.

지구로 돌아온 지 33년이 지났으나, 샤먼은 귀환 이후 자신의 감각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됐다. “우주에는 날씨가 없다. 얼굴에 닿는 빗물의 느낌도, 머리카락을 스치는 바람도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이런 것들에 대해 더 감사히 여긴다”는 것이다.

무중력 상태에서 체류하는 우주비행사들에겐 체력단련은 필수다

한편 우주에 오래 머무는 비행사들은 업무 틈틈이 매일 2시간씩 운동해야 한다. 운동기구는 총 3가지다. 골밀도를 감소시키는 무중력 상태에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장비들이다.

스토트는 ‘ARED’라고 부르는 ISS의 운동기구는 스쿼트, 데드리프트, 로우 등 골고루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운동에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우주비행사들은 몸이 뜨는 것을 막고자 끈으로 몸을 묶고 달려야 하는 러닝머신 2대와 지구성 훈련을 위한 사이클을 이용한다.

 

'3개월간 바지 1벌'

스토트는 이렇게 지내다 보면 땀이 많이 나기에 중요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바로 세탁이다.

그러나 "ISS에 세탁이란 없다. 방울방울 모이는 물과 약간의 비누를 사용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지구와 달리 중력이 몸에서 땀을 밖으로 끌어당기지 않기에 우주비행사들은 “지구에서보다 훨씬 더” 땀으로 뒤덮이게 된다고 한다.

"저는 두피에 땀이 맺히는 게 느껴져서 머리를 닦아 내렸습니다. 몸을 흔들어서 털어내지는 않습니다. 땀이 사방으로 날아다니거든요."

니콜 스토트는 104일 동안 ISS에서 지냈다

한편 운동복은 너무 더러워져서 대기권에서 소각시켜버리는 화물 차량에 던져버린다.

하지만 스토트에 따르면 매일 입는 옷은 깨끗하게 유지된다고 한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옷이 몸에 달라붙지 않고 떠 있기에 몸에서 나오는 기름이나 다른 것들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스토트는 “나는 3개월간 바지 1벌만 입었다”고 덧붙였다.

대신 음식이 옷을 더럽히는 가장 큰 위험 요소였다.

“어느 날 누군가 고기와 육즙 소스가 든 캔을 열었습니다. 작은 기름 덩어리가 떠다니기에 모두가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고기즙 덩어리를 피하고자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사람들이 몸을 뒤로 젖혔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새로운 우주 비행선이 도착해 새로운 비행사가 합류하거나, 식량, 옷, 장비 등을 보급받기도 한다. NASA는 1년에 몇 차례 보급선을 보낸다.

해드필드는 지구에서 출발해 ISS에 도착하는 건 “놀라운” 경험이라고 했다.

“거대한 우주에서 ISS가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은, 어둠 속에서 인간 창의성의 축소판인 이 작은 삶의 덩어리를 보는 것은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라는 설명이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지구로부터 400km 떨어져 있다

 

한편 힘든 업무가 끝나고 저녁 식사 시간이 찾아왔다. 음식은 대부분 패키지 형태로 저장돼 있으며, 국가별로 분리돼 보관된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메뉴는 일본식 카레, 러시아식 시리얼과 수프였다”는 스토트는 “캠핑용 음식, 군용 식량과 비슷하다. 맛은 더 좋지만 더 건강하다”고 했다.

한편 우주비행사들의 가족들이 식품 팩을 보내오기도 한다. 스토트는 “남편과 아들이 초콜릿으로 코팅된 생강 등 작은 간식을 보내줬다”고 덧붙였다.

우주비행사들은 대부분 음식을 다른 이들과 나눠 먹는다.

선발 과정에서부터 참을성, 여유로움, 침착함 등 개인적인 성격을 보고 선발되며, 혼자가 아닌 팀원으로서 일하도록 훈련을 받은 이들이다. 그렇기에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게 샤먼의 설명이다.

“누군가의 거슬리는 행동을 그저 참아내는 게 아니라 이를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샤먼은 “그리고 우리는 항상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해준다”고 언급했다.

영국 최초의 우주 비행사인 헬렌 샤먼

창문 너머 지구

하루 일과가 끝나고 다시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우주비행사가 호흡할 수 있도록 이산화탄소를 분산시키는 팬이 돌아가는 소리로 인해 매우 시끄러운 이곳에서 하루를 보낸 뒤 맞이한 휴식 시간이다.

스토트는 “우리는 8시간 동안 잘 수 있지만, 대부분의 우주비행사가 창문으로 지구를 바라보며 잠에 든다”고 했다.

BBC가 인터뷰한 세 우주비행사 모두 400km 상공에서 떠나온 지구를 바라보던 느낌에 관해 이야기했다.

샤먼은 “그 드넓은 우주 공간에서 나라는 존재는 매우 하찮게 느껴졌다”면서 “지구가 정말 선명히 보였다. 구름이 소용돌이치는 모습, 바다 등을 바라보며 인간이 구축해 놓은 지정학적 경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인간이 얼마나 서로 온전히 연결돼 있는지 등을 생각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스토트는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동료 6명과 함께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대신해 이 일을 하고, 협업하고,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알아내던” 그 생활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우리는 “이 지구라는 우주선에서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냐”고 반문했다.

궁극적으로 모든 우주비행사는 ISS를 떠나야 한다. 그러나 해드필드, 스토트, 샤먼, 모두 돌아갈 수만 있다면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당장 우주로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 세 사람 모두 왜 윌리엄스나 윌모어의 상황에 대해 사람들이 우주에 “발이 묶였다”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해드필드는 “우리는 우주에 오래 머물기를 바라며 평생 꿈을 꾸고, 일하고, 훈련했다”면서 “직업이 우주비행사인 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더 오래 우주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토트는 ISS를 떠나기가 싫어 “해치에서 날 억지로 떼어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고 마무리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 : 나사 우주비행사들이 들려주는 우주 공간에서의 생활 - BBC News 코리아

 

국제우주정거장(ISS) : 나사 우주비행사들이 들려주는 우주 공간에서의 생활 - BBC News 코리아

지난 6월 우주로 떠났던 미국 우주비행사 2명이 우주선 이상으로 인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내년까지 머무르게 됐다. ISS에서의 삶은 어떤지 전직 우주비행사들로부터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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