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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어 유로존 0.25%p 금리 인하...2년여 만에 통화정책 전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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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어 유로존 0.25%p 금리 인하...2년여 만에 통화정책 전환

CIA bear 허관(許灌) 2024. 6. 6. 22:29

유럽연합(EU)의 금리 정책을 담당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유럽중앙은행) 총재. 지난 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AP 연합뉴스

세계 3위 경제권인 유로존(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로화 사용 20국)이 6일 금리를 인하했다. 2022년 7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지 2년여 만에 방향을 튼 것이다. 5일 캐나다가 G7(7국) 중 처음으로 금리를 내린 데 이어 유로존도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은 여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스위스, 스웨덴, 브라질, 멕시코 등도 금리를 낮췄다. 글로벌 금리 향방의 키를 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도 9월 코로나 이후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주요국, 올 들어 줄줄이 금리 인하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연 4.25%로 0.2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ECB가 금리 인하 결정을 한 것은 2016년 3월(연 0.05→0%) 이후 8년 3개월 만이다. 유로존은 2011~2012년 남유럽 재정 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0%대로 내린 뒤 2016년 3월부터는 제로(0) 금리 정책을 폈다. 그러다 2022년 2월 터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2022년 7월부터 2023년 9월까지 1년 2개월간 금리를 4.5%포인트(연 0→4.5%)나 올렸다.

한때 10% 넘게 치솟던 물가 상승률은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작년 말부터 2%대로 주춤했다. 하지만 작년 미국이 2.5% 성장할 때 유로존은 0.4%에 그치는 등 경기가 크게 둔화됐다. 올해 성장률도 1%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물가 걱정을 덜자 경기가 더 악화하기 전에 ECB가 선제적 금리 인하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로존은 인플레이션보다 더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캐나다은행(BOC)도 기준금리를 연 5%에서 연 4.75%로 0.25%포인트 내렸다. 2020년 3월 코로나 충격으로 금리를 1.5%포인트나 내린(연 1.75→0.25%) 이후, 4년 3개월 만의 첫 인하다. 캐나다도 유로존처럼 물가를 2%대로 잡는 데 성공했는데, 실업률이 오르는 등 경기 둔화 신호가 나타나자 금리 인하 카드를 꺼냈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 총재/로이터 연합뉴스

유로존과 캐나다에 앞서 스위스, 스웨덴 등도 고금리에 따른 경기 경착륙을 막으려 서둘러 금리를 내렸다. 영국도 이달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내릴 경우 자본 유출 위험이 큰 신흥국들도 저성장 탈피를 위해 공격적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이 올해 금리를 1.25%포인트(연 11.75→10.5%) 내렸고, 칠레도 1.75%포인트(연 8.25→6.5%) 인하했다. 체코, 헝가리, 멕시코 등도 올해 금리를 내렸다.

◇美, 9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져

유럽 주요국과 신흥국이 잇따라 피벗을 감행하면서 세계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준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먼저 금리를 움직인 뒤, 미국이 이를 따르는 ‘왜그 더 도그(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들다)’ 현상이 나타날 것인지가 관건이다.

미국 물가 상승률은 아직 목표(2%)보다 높은 3%대에 머물러 있지만, 고용 등의 지표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곧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5일 미국 고용 정보 업체 ADP가 발표한 5월 민간 기업 고용은 4월보다 15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전망(17만5000명 증가)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4월 미국 기업들의 구인 건수(806만건)도 2021년 2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준이 높은 금리를 고수하는 주요 근거가 되던 견고한 고용시장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금리로 연준의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은 5일 기준 56.8%로 지난달 말(45.1%)보다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연내에 2회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용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는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