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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국가 존망의 열쇠, 일본엔 마지막 기회” 본문

Guide Ear&Bird's Eye6/산업의 쌀 반도체(5G. 인공지능, 자율주행. 태양광 재생에너지 등 )

“반도체는 국가 존망의 열쇠, 일본엔 마지막 기회”

CIA bear 허관(許灌) 2023. 6. 19. 11:29

아마리 아키라 중의원이 2016년 아베 내각 시절 경제재생담당상 자격으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13선의 아마리 의원은 반도체전략추진의원연맹 회장을 맡아 ‘일본 반도체 부활’을 위한 일본 정계의 지원을 지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반도체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온다. 일본이 그 시대에 도전도 안 하고 그대로 물러서진 않을 것이다.”

16일 도쿄에 있는 중의원회관에서 만난 아마리 아키라(甘利明·74) 반도체전략추진의원연맹 회장은 “2년 전 회로 선폭 4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수준의 (파운드리) 반도체밖에 못 만드는 수준이었던 일본 반도체가 2나노미터에 도전하는 건, 꿈속에서 꾸는 꿈같은 이야기”라면서 “일본에는 마지막 기회”라며 이렇게 말했다. 2나노는 아직 전 세계 누구도 실현하지 못한 반도체 제조 기술이다. 현재 최고 기술은 3~5나노이며 40나노는 그보다 10년 이상 뒤처진 기술이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도요타, 소니, NTT 같은 대기업들을 모아 첨단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를 출범시키고 2027년 2나노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치계의 막후 실세 ‘3A(아베·아소·아마리의 영문 앞글자)’ 중 한 명인 아마리 회장(13선·자민당)은 2년 전 아베 신조 전 총리, 아소 다로 전 총리와 함께 자민당 의원 100명이 참여하는 ‘반도체전략추진의원연맹’을 만든 인물이다. 의원연맹 출범 한 달 뒤 경제산업성은 ‘2030년 일본 반도체의 세계 점유율은 제로’라는 충격 보고서를 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한 메시지였다. 이 보고서에는 “일본의 지정학적 잠재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중 갈등이라는 지정학적 위기가 대만과 한국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을 일본 중심으로 재편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의원연맹은 재무성을 설득해 2조엔(약 19조원)의 반도체 보조금 예산을 확보했고 이를 앞세워 일본은 지난 2년간 미국·대만·한국 등 해외 반도체 강자들을 잇따라 유치했다. 이들이 일본에 투자하는 금액만 2조엔이 넘는다.

아마리 회장은 “일본은 반도체에서 완전하게 한국·대만에 뒤처졌지만, 희망을 갖고 도전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치권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 믿고, 변변한 반도체 지원책도 전략도 못 내놓는 데다, 각종 여론 탓에 일부 반도체 공장은 착공도 못 하는 사이에 일본은 반도체 부활 계획을 차근차근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2021년 5월 초, 아마리 아키라 의원은 아베 신조, 아소 다로 등 두 전직 총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앞으로 세상은 반도체가 지배하며, 우리가 함께 뒤처진 일본 반도체를 국가 전략으로 되살려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연휴 기간이었지만 아베 전 총리는 “반도체 전문가는 아니지만, 반도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고 즉답했다. 아소 전 총리는 다음 날 딱 한 줄 답을 보냈다. ‘같이 하자(놋타·乗った)’. 이른바 일본 정치의 실력자들이 ‘일본 반도체를 되살리자’는 데 의기투합한 것이다. 연휴 직후, 전례 없는 규모의 의원 연맹이 출범했다. 아베·아소 전 총리는 특별 고문으로,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전 간사장은 회장에 취임했다. 고문 명단에는 기시다 후미오(현 총리) 전 외무상도 이름을 올렸다. 16일 본지 인터뷰에서 아마리 반도체전략추진의원연맹 회장은 “일본 정치인들이 정치 주도로, 예전에 실패한 ‘히노마루(일장기) 반도체’에 또 도전하느냐는 비판 여론도 있는 걸 안다”며 “하지만 지금은 수십 년 만에 한 번 오는 기회”라고 말했다.

-일본에는 마지막 부활 기회라고 했다.

“현재 반도체 기술 구도가 그대로 간다면 일본이 TSMC나 삼성의 뒤를 못 따라갈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반도체인 3차원 반도체가 등장하고, 이미지 센서와 연산형 반도체가 통합되는 등 지금까지 없던 반도체 시대가 오고 있다. 변혁기다. 어제의 왕좌가 내일이 왕좌가 아닐지도 모르는 시대로 들어섰다. 새로운 반도체 시대는 다시 같은 선상에서 시작한다. 일본이 반도체 경쟁에 참가하지 않는 것은 처음부터 패배하는 것과 같다. ‘이길 수 있는가’가 아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부활 자금으로 보조금 예산 2조엔을 확보했다.

“관료에게만 맡겨서 (수조엔) 투자가 되겠나. 정치권이 재무성을 설득했다. 2조엔도 부족하다. 재무성은 이걸로 끝났다고 보겠지만, 막 시작한 단계다. 앞으로 10년간 정부와 민간에서 10조엔 이상을 반도체에 투입해야 한다”

-보조금의 실효성은 어느 정도인가.

“구마모토현에 진출한 TSMC는 당초 28나노 공장을 지으려고 했다. 경제산업성에다 ‘보조금 조건을 걸고 12나노 라인을 요청하라’ 압박했다. TSMC는 더 첨단 라인으로 바꿨다. (TSMC의 두 번째 공장은) 싱글나노 공장일 것이다.”

-신생 기업인 라피더스는 2027년 2나노 반도체 생산이 목표다.

“일본에도 희망이 생기고 있다. 일본은 회로 선폭 40나노 정도의 (파운드리) 생산 거점밖에 없었는데, 2나노 도전은 일본으로선 꿈같은 이야기다. 2나노 기술을 보유한 미국 IBM과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고, 유럽의 반도체 최고 기술 연구 기관인 아이멕과도 제휴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최고 기업인 ASML도 협력한다. 세계 ‘톱’ 기업과 연계하는 전략이다.”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다리오 길 IBM 수석부사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2022년 12월 13일 도쿄에서 최첨단 반도체 개발 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교도통신/로이터

-일본은 반도체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

“맞는 말이다.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일본인 기술자 ‘톱100′ 명단을 들고 반도체 꿈을 함께하자고 요청했고, 상당수가 참여했다. 바로 이 방에서 IBM과 직접 만났고, 그들이 진짜임을 보고 도전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IBM이 그렇게 좋은 기술이 있다면 왜 스스로 안 하냐, 속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과거에 반도체에서 참패했다.

“한때 세계 반도체 점유율 50%였던 일본은 2021년 10%까지 떨어졌다. 실패 요인은 여럿이다. 미국이 힘으로 누르기도 했지만, 일본은 일본 기업끼리만 연계하려고 했다. 일본 가전 기업에 반도체는 사업 부문 하나에 불과했다. 실패에서 배웠다. 현재 전략은 글로벌 ‘톱’과 연계하는 것이다. 라피더스처럼 독립적 반도체 기업이 주도한다. 보조금 지원 법률도 바꿨다. 과거엔 연구 개발에만 줬지만, 반도체 공장도 줄 수 있게 했다.”

-반도체가 왜 그렇게도 절실한가.

“전기로 움직이는 건 모두 반도체가 지배한다. 데이터센터는 큰 반도체 덩어리이며 인공지능도 반도체 없이는 안 돌아간다. 앞으로 세계는 ‘반도체를 공급하는 국가’와 ‘공급받는 국가’로 나뉜다. 공급하는 국가가 되지 못하면, 결국 패배한다. 일본이 (반도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안 하면 그냥 지는 것이다.”

-지정학적 요인도 있나.

“경제 안보는 반도체에 달렸다. 코로나 때 일본의 자동차 생산 라인은 조그만 반도체 공급 감소 탓에 멈췄다. 반도체의 위력을 봤고 국가의 부담 요소임도 알았다. 경제안전보장이라는 법률을 제정했다. 반도체 공급망은 (일본과 같이) 지정학적 리스크가 없는 곳에 만들어야 한다.”

-결국 중국 위협론인가.

“처음엔 다들 잘 몰랐다. 코로나 때 일본 의료 현장에서 의료 마스크, 장갑, 가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공급이 멈추면 의료 붕괴가 생김을 깨달았다. 한마디로 일본을 죽이려면 미사일이 없어도, 의료 마스크 하나로도 죽일 수 있다.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으면, 중국은 그걸 경제 무기로 쓸 것이다. 중국은 대만에는 파인애플, 필리핀엔 바나나, 호주는 와인으로 위협하고 있지 않느냐. 반도체를 어느 공급망에 의존하느냐는 문제는 국가의 존망에 관련된 문제다.”

-역전할 기술 한 방이 일본에 있나.

“일본의 미래 점프는 일본 통신 업체인 NTT가 보유한 ‘히카리(광)반도체’ 기술이다. 2나노 이후의 반도체 미세화를 논의할 때, 회로에 전기를 통하게 하는 현재 방식의 한계가 거론된다. 앞으론 빛과 전기를 융합하는 반도체를 만들 것이며, 라피더스의 출자자로 NTT가 참여한 이유가 그것이다. 이 분야에선 일본 NTT가 최고 기술을 갖고 있다.”

“반도체는 국가 존망의 열쇠, 일본엔 마지막 기회” (chosun.com)

 

“반도체는 국가 존망의 열쇠, 일본엔 마지막 기회”

반도체는 국가 존망의 열쇠, 일본엔 마지막 기회 日 반도체의 재도전 반도체 의원 연맹 아마리 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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