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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도 IPEF 공식 출범..韓 등 13개국 동참, 中 '반발'

CIA Bear 허관(許灌) 2022. 5. 23. 23:5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3일 도쿄에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10개국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IPEF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 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가 수개월의 준비 작업 끝에 23일 공식 출범했다. 중국 정부는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방일 중 열린 '번영을 위한 IPEF 발족 행사'를 통해 프레임워크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IPEF에는 주도국인 미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브루나이,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은 물론 한국도 창립국으로 참여했다.

IPEF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동맹, 파트너 국가를 규합해 추진하는 일종의 경제 협의체다. 무역과 공급망, 인프라 및 탈탄소, 세금 및 탈부패 등 4대 분야를 축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의 협력을 추구한다.

이날 참가국 이름을 일일이 열거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하나의 간단한 목적으로 이곳에 있다"라며 "21세기 경제의 미래는 대개 인도·태평양에서 쓰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은 세계 인구의 절반, 세계 국내총생산(GDP) 60%를 담당한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그간 중국과 지정학적, 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한 인도의 합류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IPEF 참가국에는 인도도 포함됐다. 아울러 참여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서도 7개국이 참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IPEF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연결되고 번영하며 안전하고 회복력 있는, 지속 가능하고 포괄적인 경제 성장을 가능케 하는 인도·태평양의 비전'에 기여하리라고 했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은 이 지역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21세기 경제의 새로운 규칙을 쓰고 있다"라며 IPEF가 더 빠르고 공정한 경제 성장에 기여하리라고 강조했다. 또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극심한 도전에 대응하고, 강력한 성장 동력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리라고도 예고했다.

IPEF를 통해 수행할 작업으로는 ▲디지털 상품 교역 규칙 정립 ▲핵심 공급망 병목 제거 및 조기 경고 체계 수립 ▲재생에너지·탈탄소 추구 ▲부패를 허용하는 허점 단속 ▲공정한 세금·교역 등을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13개 경제 국가로 이를 시작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에 합류하고자 하는 다른 국가에도 이 프레임워크는 열려 있다"라고 발언, 향후 IPEF의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깊이 투자한다"라며 "우호국·파트너국가와 이 지역 긍정적인 미래 비전을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라고 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인도·태평양 지역 미국 해외 직접 투자는 2020년 총 9690억 달러 이상으로 지난 10년 동안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23일 공식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제안한 새로운 경제통상 협력체다.공급망·디지털·청정에너지 등 신(新)통상 의제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공동 대응을 목표로 하며, ▲공정하고 회복력 있는 무역 ▲공급망 회복력 ▲인프라·청정에너지·탈탄소화 ▲조세·반부패 등 4개 필라(분야)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자료를 통해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향후 30년 동안 세계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 지역 무역은 300만 개 이상 미국 일자리를 지원하며, 9000억 달러 상당 외국인 대미 직접 투자 원천이라는 설명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자국 참가 소식을 전하며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깊은 관심을 보이고 관여하려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지속 가능하고 포괄적인 경제 성장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범과 함께 열린 IPEF 정상회의에 화상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또 팬데믹, 기후변화, 공급망 혼선 등 상황에서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IPEF가 '개방성', '포용성', 그리고 '투명성'의 원칙하에 추진되기를 기대한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번영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 "한국도 굳건한 연대를 바탕으로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IPEF 출범을 "역내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 회복과 중요 문제 관련 중국의 접근법에 대한 인도·태평양 국가의 대안 제시에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향후 장관급 회의를 소집해 IPEF 운영 방식과 분야별 의제를 더욱 구체화할 전망이다.

중국 견제로 해석돼 온 IPEF 공식 출범에 중국에서는 즉각 반발 목소리가 나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는 음모를 반대한다"라며 "어떤 명목의 지역 협력의 틀도 자유무역을 추진해야 하며 변형된 보호주의를 시행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왕 대변인은 또 "자유 무역 규정에 따라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다른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라며 "경제 문제를 정치화·무기화·이데올로기화하지 말아야 한다", "경제 수단으로 지역 국가에 미·중 사이 '편 들기'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IPEF 참여국 목록에는 대만이 빠져 주목됐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대만과 무역·경제 문제에 관해 수일, 수주 내에 더 깊은 양자적 관여를 추구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양국 경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만의 불참에 관한 질문에는 별도로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