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코로나 방역 위반자 거리행진… 다시 나타난 '공개 망신' 처벌

중국에서 방역 규칙을 위반한 사람들을 거리로 끌고 나온 뒤 공개 망신을 주는 처벌이 다시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위반해 중국으로의 밀입국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8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징시 당국은 4명에게 방호복을 입히고 얼굴 가리개를 씌운 채 거리를 걷게 했다.

이들은 가슴에 얼굴 사진과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진했다.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관영언론 광시 데일리는 "이번 징계가 국경 관련 범죄를 억제하고 전염병 예방과 통제를 강화했다"고 평했다. 또한 국경 지대의 현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고 복잡하다"고 전했다.

웨이보에서는 공개 망신과 관련한 해시태그가 가장 뜨거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일부 네티즌은 수백 년 전으로 퇴행한 처벌이라고 지적한 반면, 일부는 국경 인근에서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이라고 지지를 표명했다.

한 사용자는 "거리를 행진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지지하는 많은 댓글"이라는 의견을 남겼다.

관영 베이징뉴스는 "이번 조치는 법치 정신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징시 공안국과 지방정부는 이번 훈련이 "현장에서 기강을 일깨우기 위한 행동"이라며 "부적절한 부분은 없었다"고 옹호했다.

2007년 중국 중앙정부는 사형 선고를 받은 죄수들의 거리 행진을 금지한다고 공표했다.

공개 망신 처벌(Public shaming)은 문화대혁명 때는 공공연히 벌어진 일이었지만 현재는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6년 100명가량의 성매매 여성들과 고객들이 노란 죄수복을 입고 거리를 행진하는 처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세계 첫 감염자가 2019년 말 보고된 이후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1만 4365명, 사망자가 4849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에만 203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은 대량 검사와 봉쇄를 통해 발병을 막는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전략을 추구하며, 현재 인구의 86%가 2차 접종을 완료했을 정도로 강력한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중국서 코로나 방역 위반자 거리행진… 다시 나타난 '공개 망신' 처벌 - BBC News 코리아

중국서 다시 나타난 '공개 망신 처벌' - BBC News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