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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여긴 지옥 같아요'...굶주림에 죽어가는 아프간 아이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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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여긴 지옥 같아요'...굶주림에 죽어가는 아프간 아이들

CIA Bear 허관(許灌) 2021. 12. 4. 10:00

지난 10월 칸다하르에서 영양실조로 실려온 아이가 치료를 받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위기로 현지 병원 의사들은 현재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 의료진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의사 앞에서 자신과 아기를 죽여달라고 애원하며 우는 젊은 임신부가 있었다.

아프가니스탄 중부의 산부인과 의사 누리 박사는 그 여성이 쓰러지자 제왕절개로 분만하려 했다.

그러자 이 여성은 "(아이를 낳더라도)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어찌 내가 다른 인간을 낳겠는가"라며 눈물을 흘렸다.

병동에 있는 여성들은 영양실조가 심해서 충분한 모유가 나오지 않았다.

누리 박사는 병동이 너무 붐벼서 피로 얼룩진 벽을 스쳐 더러운 시트에 누워 분만 중인 여성들을 밀치고 지나갈 정도라고 했다.

청소부들은 몇 달 전 무보수 근무에 지쳐 병원을 떠났다. 산부인과 병동은 너무 붐벼서 한 침대에 여러 명의 여성이 있을 때도 있다. 인근 시설과 개인 진료소는 문을 닫아야 했다.

아프가니스탄 중부에 위치한 이 현대식 병원에는 예전보다 3배나 많은 수의 여성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산부인과 병동은 그 어디보다 행복한 병동 중 하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더 이상 그렇지 않아요."

누리 박사는 지난 9월, 단 2주 동안 신생아 5명이 굶어 죽는 것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 안은 지옥 같아요."

아프가니스탄은 이미 심각한 가뭄과 수십 년간의 분쟁으로 휘청거리고 있었지만, 탈레반의 점령은 아프가니스탄의 경제적 붕괴를 가속화했다.

수십 년 동안 경제와 의료 시스템을 지탱해 온 국제 원조도 8월에 완전히 중단됐다.

서구 기부처들은 여성에 대한 기본권을 부정하고 가혹한 샤리아 법으로 위협하는 탈레반 정부를 통한 지원 방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최근 유엔 통계에 따르면, 집계 이래로 아프가니스탄은 최악의 기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어린이 약 1400백만 명이 이번 겨울에 극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300개에 달하는 보건 시설들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아사에 내몰린 사람들을 치료하는 병원들은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치료를 받기 위해 12시간을 걸어 온 중증환자들도 있는데, 외딴 지역의 의사들은 이들에게 파라세타몰과 같은 기본적인 해열진통제도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 카불의 주요 어린이 병원에서는 상태가 심각한 기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병실 가동률은 150% 정도다.

병원장 시디키 박사는 9월 자금 지원이 끊긴 후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10세 미만 어린이가 영양실조나 상태가 나쁜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리는 등 매주 최대 4명이 사망했다.

그는 5세 미만 환자는 대부분이 너무 늦게 병원에 와 손을 쓸 수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아이들은 입원하기도 전에 사실상 죽어가고 있습니다…이런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제때 도착하더라도 의료 물자가 거의 없다.

병원은 심각한 식량과 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앙난방 연료도 없어서 시디키 박사는 직원들에게 매일 난로에 피울 마른 나뭇가지를 자르고 모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땔감이 다 떨어지면 다음 달에는 어찌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누리 박사의 산부인과 병동에서는 자주 발생하는 정전이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었다.

조산아들이 정전 기간 인큐베이터가 고장 나 사망한 것.

"눈앞에서 아기들이 세상을 떠나는 걸 보면 너무 슬퍼요"

수술 중에 정전이 일어나는 일도 생긴다.

"어떤 날은 수술실에 있었는데 전기가 끊겼어요. 모든 것이 멈췄습니다. 저는 뛰어가서 도와달라고 소리쳤어요. 누군가 차에 연료를 넣었고 발전기를 가동할 수 있게 도와줬어요"

이 때문에 누리 박사는 수술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서두르라고 재촉한다. 그는 이 상황이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일하지만, 대부분의 의료진은 현재 급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2021년 10월 28일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의 미르 베이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

코로나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파라 지방의 병원장인 라흐마니 박사는 BBC에 10월 30일 자로 된 서신을 공유했다. 여기에는 자금이 확보될 때까지 직원들에게 무보수로 계속 일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지난 11월 20일 라흐마니 박사는 자금이 없어 결국 병원이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다. 사진에는 환자들이 들 것에 실려 병원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들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는 알 수가 없다.

근처 마약 중독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또 다른 병원에서는 헤로인, 아편, 필로폰 등의 금단현상을 겪는 환자들을 돌보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침대에 쇠사슬로 묶어야 하는 환자도 있고, 심한 발작을 경험하기 때문에 수갑을 채워야 하는 환자도 있다.

병원장인 노루즈 박사는 "이 환자들은 돌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우리 병원은 감옥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 병원 역시 점점 줄어드는 직원들 때문에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그는 병원 문을 닫게 되면, 앞으로 닥칠 혹독한 겨울에 환자들에게 닥칠 일을 걱정했다.

"그들을 위한 피난처는 없습니다. 그들은 보통 사람이 견딜 수 없는 상황에서 다리 밑, 폐허, 묘지 같은 곳에 가서 생활합니다."

탈레반이 임명한 칼란다르 이바드 보건장관은 지난 11월 BBC 파슈토(아프가니스탄의 공식 언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원조를 받기 위해 국제 사회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기부처들은 지원금이 의도된 목적에 사용되지 않을 부분을 우려해 탈레반을 통하지 않을 방법을 찾고 있다.

11월 10일 유엔은 처음으로 1500만달러(약 177억원)를 아프간 보건 체계에 직접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 약 800만달러(약 95억원)가 지난 한 달 동안 2만3500여명의 의료 종사자들에게 지급됐다.

비교적 적은 양이지만, 다른 국제 기부처들은 이런 사례를 따르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누리 박사는 "곧 충분한 식수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자들은 점점 떨어지는 기온도 견뎌야 한다.

악천후로 인해 파키스탄과 인도 등에서 들어오는 물류 운송도 곧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누리 박사는 "이 여성들이 아기들과 함께 병원을 떠날 때마다, 그들에 대해 계속 생각한다"라며 "이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음식을 살 여유가 없다"고 우려했다.

그의 가족도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의사인데도 먹을 음식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살 여유도 없고 저축도 거의 다 썼어요.

"아직도 출근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매일 아침 제 자신에게 이 질문을 던집니다. 하지만 아마도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아프간: '여긴 지옥 같아요'...굶주림에 죽어가는 아프간 아이들 - BBC News 코리아

 

'여긴 지옥 같아요'...굶주림에 죽어가는 아프간 아이들 - BBC News 코리아

아프가니스탄은 최악의 기아 위기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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