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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년까지 석탄발전 제로..환경비용 50% 부과시 전기료 인상 본문
2045년까지 석탄발전 제로..환경비용 50% 부과시 전기료 인상
CIA Bear 허관(許灌) 2020. 11. 23. 13:39
미세먼지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범국가기구가 늦어도 2045년까지 석탄발전량을 중단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안했다. 석탄발전 대신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되 부족분은 원자력과 천연가스로 보완하는 대안을 내놨다.
또 2030년까지 전기요금에 환경비용과 연료비 연동분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되, 전기료 급증을 대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기료에 환경비용 50%가 추가될 경우 월 5만원의 전기료를 내는 가정에서는 매년 770원, 10년 동안 7700원을 더 내야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 밖에 늦어도 2040년까지 국내에서 무공해 또는 하이브리드 신차만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국가기후환경회의)는 23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발표했다.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은 지난 1년간 분야별 전문위원회·포럼, 국민정책참여단 예비·종합토론회에서 제안된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어 산업계·지자체·정부 협의체, 자문단 등 사회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지난 20일 본회의에서 의결·확정됐다.
정책제안은 비전·전략, 수송, 발전, 기후·대기 등 4대 분야 8개 대표과제와 기존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21개 일반과제 등 29개 과제로 구성됐다.
지난해 10월 나온 '제1차 국민정책제안'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 단기 대책을 담고 있지만, 이번 정책제안은 미세먼지와 기후 변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대책을 담았다. 노후차량 일시 운행 제한 등 사후 정책과 달리 미세먼지 발생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사회구조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가 비전은 '지속가능발전을 향한 탄소중립 녹색경제·사회로의 전환'으로 했다. 비전 실현을 위한 3대 핵심 축은 ▲지속가능발전목표 내재화 ▲녹색경제·사회로의 전환 ▲2050년 탄소중립을 명시했다.
2045년까지 석탄발전 중단…전기요금에 환경비용·연료비 반영
지난해 전체 발전량의 40.4%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을 최대 2045년 전까지 0%로 감축한다. 2050년 탄소중립을 고려해 2040년 전까지 '석탄발전 0%'를 앞당기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이 같은 조치는 석탄발전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이라는 이유에서 나왔다. 2017년 기준 석탄발전으로 국가 전체 미세먼지의 9.2%, 온실가스의 27.9%가 배출됐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국가전원믹스(전체 전력 생산에서 화석연료 등 기존 에너지원과 재생에너지원이 차지하는 비율)를 구성한다. 부족분은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보완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석탄발전 감축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전력 수급 불안 문제,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 문제를 해결하고, 석탄발전사와 근로자, 지역경제 피해 지원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
안병옥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은 "독일은 2038년에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다른 국가들도 탄소중립 시기보다 10년 앞서서 석탄발전을 다른 전원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2040년 폐쇄가 빠르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석탄발전을 다른 전원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지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전기요금에 환경비용(50% 이상)과 연료비 변동량을 단계적으로 반영한다. 이는 현행 전기요금체계가 석탄발전을 증가시키고 전력 소비를 왜곡한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전기요금 체계에 환경비용 50%를 반영할 경우 매달 5만원 가량의 전기료를 내는 가정에선 1년에 770원씩 10년동안 7700원이 인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100%를 반영할 경우에는 10년간 2만5000원 가량 부담이 늘어난다.
단, 환경비용은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반영하는 한편, 급격한 전기요금 변동을 막기 위한 소비자 보호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보호장치로는 전기요금 정보 투명성 강화, 환경비용 산출 및 연료비 연계방안 설계 등이 나왔다.
경유≒휘발유' 가격 조정…늦어도 2040년부터 무공해차만 판매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과 유사한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구체적으로 2018년 100 대 88 수준인 수송용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100 대 95 또는 OECD 권고 수준인 동일 가격으로 단계적 조정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제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내연기관차를 줄이기 위해 나온 것이다. 경유·휘발유차 등 내연기관차는 지난 2010년 1539만대에서 2019년 2091만대로 증가했다. 내연기관차는 국내 미세먼지 배출의 13%, 온실가스 배출의 15%를 차지한다.
경유 가격을 올리는 대신 친환경차 구매지원 확대, 경유차 배출허용기준 강화, 에너지 관련 세금제도와 유가보조금 중장기 개선 등의 보완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 같은 연료가격 조정으로 전국에서 직접 배출되는 초미세먼지(PM-2.5)는 147t, 질소산화물(NOx)은 9299t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수도권에서는 미세먼지가 전국 평균보다 높은 59t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경유 상대가격 조정에 대해 안 운영위원장은 "경유 상대가격 조정은 경유세 인상이 맞다. 다만, 세금을 단계적으로 조정하자는 것"이라며 "예컨대 3년 또는 5년 기간동안 100 대 95 수준으로 1차적으로 제안하고, 그 이후에 사회적 부담과 부작용이 없다면 100 대 100까지도 올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35년 또는 2040년부터 국내에서 무공해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안도 내놨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친환경차 범위에 포함된 이유에 대해 안 운영위원장은 "국민정책참여단 논의를 통해 친환경차 범위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까지 포함된 것"이라며 "친환경차 범위를 전기·수소차로 한정할 경우 2035년으로 정하는 것은 어떤 국가의 정책을 보더라도 실현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만, 친환경차 전환 정책이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차 인프라 확충, 기술 개발, 내연기관차 산업계·종사자 보호, 영세 화물차 사업자 지원 강화, 내연기관차 판매 예외 허용 등의 보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2030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15㎍/㎥…기후위기 통합 관리
국가기후환경회의는 2030년까지 연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15㎍/㎥로 설정하는 안을 내놨다. 이는 현행 대기환경 기준이자 세계보건기구(WHO) 잠정 목표 3단계 수준이다.
이를 위해 현행 5년 단위의 단기 대책을 10~20년 중장기 대책으로 전환하고, 배출량뿐 아니라 배출-농도-인체 위해성을 연계한 미세먼지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현행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을 '탄소중립사회를 위한 녹색전환기본법'(가칭)으로 개정하고, 산재한 기후·환경 관련 위원회를 통폐합하는 등 법률·제도 재정비도 당부했다. 현재 정부 산하 기후·환경 관련 위원회는 국가기후환경회의를 비롯해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녹색성장위원회,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가 있다.
미세먼지,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동북아 3국, 전 세계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한·중·일 동북아 3개국이 미세먼지와 기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동북아 미세먼지-기후변화 공동대응 협약'(가칭) 체결을 추진한다.
동북아 미세먼지 연구를 수행할 국가 통합연구기관을 설치한다. 이 기관은 미세먼지와 기후 변화 문제를 통합적으로 대응하고,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기후·대기 연구를 전담한다. 단, 단기적인
아울러 유엔이 지정한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매년 9월7일) 이니셔티브를 통한 대기오염 개선 사례를 공유하고, 국제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이 외에 21개 일반과제는 기후·환경교육 강화, 사업장 불볍배출 근절, 중소사업장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전(全) 생애 맞춤형 지원,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표지(라벨) 도입, 승용차 이용 억제를 위한 교통량 감소 등을 담고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이번주 중에 정부에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정부는 정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검증하고, 전문가, 일반 국민, 정책 이해관계자와 소통해 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사회·경제구조에 대한 과감한 체질 개선 없이는 탄소경제라는 성장의 덫에 빠져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지금 당장 '패러다임의 대전환'과 '2050년 탄소중립'을 향한 첫 걸음에 동참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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