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외국에 있는 운동가들에게도 적용...'지명수배 나선다'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전직 직원 사이먼 청과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

홍콩 경찰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시행 한 달 만에 홍콩 밖에 있는 민주 운동가들에게까지 이 법을 적용해 지명수배에 나섰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망명자와 미국 시민권자와 6명이 홍콩 보안법상 국가분열 선동 및 외국세력 결탁 혐의를 받아 지명수배 명단에 올랐다며, 이들을 "말썽꾼"이라고 보도했다.

지명수배 명단에는 영국으로 망명한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전직 직원 사이먼 청, 미국 국적의 사무엘 추, 독일로 망명한 레이 웡, 네덜란드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웨인 찬 등이 포함됐다.

체포 영장 소식을 접한 사이먼 청은 BBC에 앞으로도 홍콩의 문제에 대해 말하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나를 범죄자를 만들려고 한다. 난 그것을 수치심이 아닌 명예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영국으로부터 정치적 망명 승인을 받았다.

홍콩 경찰은 BBC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홍콩 보안법은 홍콩에서 국가 분열, 국가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저지를 시 최고 무기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법이다.

이 가운데 이 38조는 홍콩 영주권을 갖지 않은 사람이 홍콩 밖에서 이 법을 위반한 경우에도 역외적용 가능성을 열어둬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새로운 홍콩 보안법은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지금은 중국 일부지만 홍콩은 주권 이양 협정 당시 중국 본토와는 다른 특별한 자유를 보장받았다.

서방 정부들은 보안법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중국은 홍콩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법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홍콩 정부는 31일 오는 9월로 예정됐던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야당은 이는 단지 핑계라고 비난했다.

야당 의원들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시행 이후 처음 열리는 선거에서 의회 과반수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홍콩 당국은 민주파 후보 12명을 부적격 처리했다.

자격이 불허된 후보 가운데는 유명 민주주의 활동가인 조슈아 웡과 레스터 셤도 포함됐다[BBC 뉴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