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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최근 남북 긴장고조 이유는? 본문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북한이 16일 오후 2시49분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이후 조선중앙통신은 "쓰레기들과 이를 묵인한 자들의 죄값을 받아내야 한다는 격노한 민심에 부응해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차단해버린 데 이어 개성공업지구에 있던 북남 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 파괴시키는 조치를 실행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폭파를 공개 경고한 바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 중이었던 한국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예고된 부분"이라며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2018년 남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 재개를 논의하는 등 긍정적 기류를 보여왔던 남북관계는 왜 틀어졌을까?
최근 남북관계의 변천사를 정리해봤다.
2019. 북미 정상회담 결렬
오늘날 남북관계 경색의 직접적 원인은 지난해 2월 결렬된 북미 정상회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희망적이던 남북관계는 2019년 2월 27일~28일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며 결렬된 이후 지금껏 긴장관계를 유지해왔다.
당시 최종합의에서 북한은 영변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 대북제재 완전해제를 제안했으나, 미국은 영변 외 지역의 다른 핵시설까지도 완전히 비핵화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로 미국과 북한은 물론 한국과 북한의 관계도 눈에 띄게 경색되기 시작했다.
한 예로 한국이 남북군사회담 등을 제시했으나 북한 측은 전혀 응답하지 않았고, 진행되던 경제협력도 지지부진해졌다.
그러던 중 남북관계는 북한이 2019년 3월 22일 남북 간 연락과 상호민간교류를 위해 설치됐던 개성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하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어떠한 조율이나 사전 통보도 없이 철수한 북한은 당시 "미국의 승인과 지시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남조선당국이 어떻게 무슨 힘으로 중재자 역할,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는 수위 높은 비난을 했다.
2019. 미사일 도발
북한 측은 같은해 3월 25일 다시 사무소로 복귀했지만, 북한이 5월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남북관계가 본격적인 적대적 관계로 바뀌었다.
북한은 이후 7월~8월에도 5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이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0월 5일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진행되며 분위기가 반전되는가 싶었지만 협상은 아무 소득 없이 끝났다.
북한 측은 미국이 어떠한 새로운 아이디어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으나, 미국은 좋은 회담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11월 23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해안포가 발사된 사실이 알려졌다.
2020. 코로나19 그리고 비난
올 1월엔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보낸 생일축하 메시지를 직접 친서로 받았다고 밝히며 북미관계가 회복세를 보이는가 했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다.
이때도 북한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한국에 '주제넘지 말라'며 비난을 가한 바 있다.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하는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3월 1일 북한과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며 남북이 공동으로 감염병과 환경 문제에 대응할 때 겨레의 삶이 더 안전해질 것이라며 북한에 또 한 번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북한은 3월 3일 초대형방사포를 시험하고, 다음날인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비난 담화를 발표하는 등 비난을 이어갔다.
이어 3월 9일, 21일, 29일에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이같은 태도를 공고히 했다.
4월에는 김정은이 자취를 감추자 '김정은 사망설'이 돌기도 했지만, 그는 5월 2일 다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0. '군사활동 하겠다'
2020년 6월, 남북 관계는 빠르게 악화했다.
6월 4일, 김여정은 담화문을 통해 대북삐라살포를 맹비난하며 한국 정부를 고강도로 비난했다.
한국 측은 빠르게 살포 방지를 검토하겠다며 대응했지만, 북한은 이 또한 비판하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부터 철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 정부는 남북 간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는 원론적인 견지를 유지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남북 협력이 비핵화에 대한 진전과 보조를 맞춰서 가야 한다는 태도를 재확인했다.
이 모든 대응에 불만을 표한 북한은 6월 9일 북한이 정오를 기해 모든 남북 핫라인을 단절하고 대남 적대시 정책으로 복귀한다고 선언했다.
김여정은 13일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16일 북한군 총참모부가 공개보도 형식의 입장문을 내고 남북 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해 전선을 요새화하겠다고 밝혔다.
강경반응 이유는?
두 나라의 상황은 왜 이렇게 빠르게 악화한 것일까? 북한은 단순히 대북 전단살포에 화가 난 것일까?
전문가들은 북한의 행동은 내부결속용 차원이 더 크다고 본다.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북한의 조치는) 코로나19로 인한 주민들의 생활난이나 경제난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전단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원천봉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BBC 코리아에 말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경제난을 북한이 강경대응한 원인 중 하나로 지적했다.
9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 전 장관은 북한 학생들이 6월부터 학교에 가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에 코로나19 문제가 없었다면 4월에 시작하는 신학기를 굳이 6월까지 미루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경제는 하나도 안 돌아가고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동분서주하면서 경제 살리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데, (대북 전단에서) 한국의 발전상 같은 거를 자랑하고 이러니 얼마나 속이 상하겠느냐"고 반문했다{BBC 뉴스 코리아]
https://www.bbc.com/news/world-asia-530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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