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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말 대규모 시위 전격 취소 본문
홍콩 경찰에 체포됐다 보석으로 석방된 조슈아 웡 씨와 아그네스 초우 씨가 30일 오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범죄인 인도법' 이른바 송환법 개정안으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12주째 이어졌습니다. 현재 홍콩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31일로 예고됐던 대규모 시위가 전격 취소됐습니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당초, 31일 오후 홍콩 시내에 있는 공원인 '센트럴 차터가든'에서 집회를 열고, 홍콩 주재 중국 대표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건물 앞까지 행진할 계획인데요. 하지만 하루 전인 30일, 이를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왜 집회를 취소하는 겁니까?
기자)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전날(29일) 홍콩 경찰이 "폭력적인 시위로 인해 충돌과 부상자 발생을 우려한다" 며 31일의 집회와 시위를 모두 허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는데요. 민간인권전선 측은 “우리는 시위 참가자들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다”며 시위를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계속 집회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홍콩 경찰이 31일 예고된 시위를 불법 집회로 규정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따라 31일 집회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홍콩 경찰과 시위대 간의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더 큰 혼란과 충돌이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주최 측이 시위를 취소한 겁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시위 지도부를 체포하는 일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4년에 있었던 홍콩 민주화 시위, 이른바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30일 홍콩 당국에 체포됐는데요. 데모시스토당이 트위터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조슈아 웡 비서장은 30일 아침 7시 30분경 길거리에서 소형승합차에 강제로 태워져 경찰서로 끌려갔습니다. 웡 비서장과 함께 당시 우산 혁명을 이끌었던 아그네스 초우 씨도 같은 날 체포됐는데요. 데모시스토당은 두 사람은 이날 오후 늦게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풀려나긴 했습니다만, 홍콩 당국이 이들을 무슨 혐의로 체포했던 겁니까?
기자) 불법 집회 선동 등의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전날인 29일에는 홍콩민족당을 창당한 앤디 찬 씨가 출국 직전 체포됐는데요. 홍콩민족당은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다 지난해 강제 해산된 정당입니다. 홍콩 경찰은 앤디 찬씨가 폭동과 경찰관 공격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는데요. 홍콩 당국의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시위대를 향한 강력한 경고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움직임도 더 강경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홍콩 시위 사태 해결을 위해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경고해왔는데요. '인민일보' '환구시보' 등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30일, 홍콩 국경에 인접한 중국 선전시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무장경찰의 시위 진압 훈련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물대포 차량 2대가 시위대 역할을 하는 경찰을 향해 물을 뿜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홍콩 시위대를 향한 강경 진압을 경고한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얼마 전에는 홍콩에 주둔 중인 인민해방군 부대도 교체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중국 인민해방군이 29일 홍콩 주둔군 교체 작업을 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는 매년 실시되는 것으로 이번이 22번째 교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선전과 홍콩 접경 검문소를 통해 중국군 장갑차와 군용 트럭이 홍콩으로 진입하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기 위해 새벽에 군을 투입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은 이런 사태에 대해 어떤 대처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시위대와 대화에 나서는 등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아무런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최근 중국 중앙정부에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거부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의 요구사항이 뭔가요?
기자) 송환법 완전 철폐,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체포된 시위자 석방,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 것을 철회하라는 것 등 모두 5가지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람 장관이 시위대의 요구를 평가한 보고서를 중국 중앙정부에 제출했지만, 중국 정부가 어떠한 요구도 수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지금 홍콩 사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국제 사회도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자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는데요. 영국은 중국과 1984년 맺은 홍콩 반환협정을 적시하며,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2047년까지 홍콩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제2의 '톈안먼 사태'가 될 수도 있다며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홍콩 사태는 전적으로 자국 문제이며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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