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김정일 정권 이후를 준비하는 방법
2006.11.09
장기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김정일 정권은 미래가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김정일 정권이 어떻게 무너질지 알 수 없습니다. 동독처럼 남한과 흡수통일도 가능하고 중국처럼 사회주의 간판을 계속 내걸고 있지만 사실상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등장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10년 아니면 15년 이내 붕괴한다 것은 의심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북한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사회, 전혀 다른 세계에 적응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소련 출신이며 소련 사회주의의 체제를 본인의 눈으로 직접 봤습니다. 이번 회에서는 제가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이북에 사는 사람들이 김정일 이후의 생활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그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전통적으로 한국사람들처럼 교육을 높이 평가하는 민족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북에서 교육은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대학 입학이나 사회 출세는 부모들의 관계 그리고 성분이 개인의 능력보다 더 중요하니까 성분이 그리 좋지 않은 젊은이들은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또 요즘의 심한 경제난과 식량난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교육을 무시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생각은 대학교를 졸업한다고 하더라고 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근거 없는 의견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 경험에 기초하면 소련의 몰락 후에 제일 잘 사는 사람들은 바로 공산당 간부 그리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공산당 독재가 무너진 후에는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살기가 좋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김정일 이후에 나올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제일 필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그러나 도움이 되지 않은 교육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에서 사회과학은 비과학적이며 왜곡된 내용이니까 김일성 체제가 무너진 후에 역사나 국어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직업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기술 부문에도 문제가 없지 않습니다. 북한의 기술 수준은 현대 기술 수준보다 30 여년 정도로 뒤떨어진 것입니다. 자연 과학은 어느 정도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연과학 부분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진짜 열심히 배워야 합니다.
김정일의 사망과 통일 후에도 필요한 지식은 컴퓨터와 외국어입니다. 영어도 좋고 중국어도 나쁘지 않습니다. 현대 경제는 무역을 중심으로 하는 데, 잘 사는 나라에서는 사무원들과 기술자들은 대부분 외화벌이일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어를 알아야 하고 컴퓨터를 잘 알아야 합니다. 서울에서 지금 컴퓨터가 없는 집과 사무실은 없습니다. 현대 세계에서 컴퓨터를 모르는 사람들은 문맹한 사람과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열심히 배우고 자식들을 공부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