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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 북한군 러 파병에 “너무 가슴 아파…총알받이 전락 우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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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 북한군 러 파병에 “너무 가슴 아파…총알받이 전락 우려”

CIA Bear 허관(許灌) 2024. 10. 27. 03:16

15일 북한의 비공개 장소에서 젊은 청년들이 군 입대 및 복귀 신청서에 서명하는 모습을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됐다는 소식에 탈북민들은 가슴이 아프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훈련과 장비 부족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군에 복무한 경험이 있는 탈북민 이현승 글로벌피스재단 연구원은 25일 VOA와의 통화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의 소식을 듣고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습니다.

VOA와 인터뷰하는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

[녹취: 이현승 연구원] “이 사람들이 파병되기 전에 단기 속성으로 훈련을 받았을 확률이 높고 그리고 현대전에 필요한 장비 다루는 기술이 좀 부족을 할 겁니다. 지금 완전한 훈련이나 또 이런 장비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투에 임하게 되면 사상자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많습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리정호 씨의 아들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에서 근무했던 이 연구원은 북한에서는 장비와 에너지, 식량이 부족해 다른 나라 군대들처럼 정기적으로 계속 훈련을 하지 못하고 훈련을 한다고 해도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아울러 파병 군인 대부분이 25세 미만의 젊은 병사들로 이동의 자유가 없는 북한을 처음으로 떠나 마주한 곳이 전장이라는 점도 가슴을 아프게 한다고 이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연구원] “음식도 낯설고, 사람도 낯설고, 산촌도 낯설고 이제 같이 간 친구들만 의지하고 살 수 없고 또 그들이 이제 처음 해외라며 나가본 곳이 전장이니까 당장은 몰라도 옆에서 폭탄이 터지고 이렇게 되면 매우 공포에 질리고 또 고향에 대한 향수가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남의 나라 전쟁에 총알받이…가슴 찢어져”

2014년 탈북해 미국 시카고에 정착한 김마태 씨는 러시아에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파병된 북한 군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마태 씨] “제 아들이라고 생각하면 참 불쌍하죠. 부모들은 참 가슴이 아플 겁니다. 북한 체제 안에서는 군대를 보내야만 되는데 자기 자식들이 고스란히 10년, 13년 군 복무하고 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판인데 남의 나라 전쟁에 총알받이로까지 내보냈다고 생각하면 그 부모들이 마음이 오죽했겠습니까?”

 

“기본적인 인권과 권리를 빼앗는 행위”

한국의 탈북 청년 김일혁 씨는 이날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 정권이 젊은 북한 병사들을 러시아로 파병한 것은 그들의 기본적인 인권과 권리를 빼앗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8월 탈북민 김일혁 씨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녹취: 김일혁 씨] “자유민주국가에서는 파병 후 전사하면 그 대가를 받지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은 거기서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라며 “이번 파병 사건은 북한 정권이 북한군, 북한 주민 모두를 파리 목숨처럼 본다는 것을 다시 일깨웠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민으로 영국에서 북한 인권 운동을 벌이는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는 이날 VOA와의 통화에서 사진과 동영상에 비치는 앳된 모습의 북한 군인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 대표]”저는 이걸 보면서 특히 그 동영상에 나오는 북한 군인들이 제 아들 같거든요. 아직까지도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이요. 자유가 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요. 또 영양실조로 인해서 젊은 청년들인데 아직 키도 자라지 않은 그런 아이들 같은 모습인데, 이렇게 전쟁에 총알받이로 내모는 것이 정말 너무너무 안타깝고…”

박 대표는 북한은 이번 러시아 파병으로 러시아의 전쟁 범죄에 더욱 깊이 가담했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이 대가를 치를 방안을 모색해 주길 희망했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23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녹취: 커비 보좌관] “We assess that between early to mid October, North Korea moved at least 3000 soldiers into eastern Russia. We assessed that these soldiers traveled by ship from the Wonsan area in North Korea to Vladivostok, Russia. The soldiers then traveled onward to multiple Russian military training sites in eastern Russia where they are currently undergoing training.”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10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북한이 최소 3천 명의 군인을 러시아 동부로 이동시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관련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도 25일 러시아에 파병한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습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북한군 러시아 파병 보도에 관해 “만약 지금 국제보도계가 떠들고 있는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25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게재한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 입장문. (화면출처: 조선중앙통신)

김 부상은 이어 “그것을 불법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싶어 하는 세력들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