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영변, 풍계리, 연락사무소, 남북 육로...北 고비때마다 '폭파쇼' 본문

Guide Ear&Bird's Eye/북한[PRK]

영변, 풍계리, 연락사무소, 남북 육로...北 고비때마다 '폭파쇼'

CIA bear 허관(許灌) 2024. 10. 16. 09:05

합참이 15일 공개한 북한의 동해선과 경의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 모습. 우리 군은 이날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대응 차원에서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북한은 경의·동해선 폭파 이전에도 미·북 관계와 남북 관계 상황에 따라 보여주기식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충격요법’으로 상징적 시설물을 폭파해 왔다

2020년 6월 북한 조선중앙TV가 내보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대표적인 사례는 2020년 6월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다. 북한 김여정은 2020년 6월 국내 일부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면서 “확실하게 남조선과 결별할 때다. 멀지 않아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후 며칠 후 실제로 폭파를 진행했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설립된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3~4초 만에 시커먼 연기와 함께 잿더미로 내려앉았다. 몇 시간 뒤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폭파 장면을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건물 바로 옆 15층 규모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 일부가 함께 파괴될 정도로 폭발력이 컸다.

2018년 5월 북한이 한국과 일본, 미국, 영국, 중국 등 5개국 언론인을 초청한 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장면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한 달 전인 5월에는 ‘신뢰 조치’의 일환이라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한국, 미국, 중국 등 5국 언론인을 현장에 초청했는데, 북측은 500m 거리에서 폭파를 지켜보는 것만 허용하고 폭파 이후 갱도 내부 접근은 차단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폭파했다는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2022년 복구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때 이후 현재까지 문제의 3번 갱도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2008년 북한의 영변 핵 냉각탑 폭파 장면.

북한의 ‘폭파 쇼’ 원조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은 2008년 6월 ‘핵시설 불능화’를 한다며 영변 5㎿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했다. 당시 국무부 한국과장이었던 성 김 전 주한 미국 대사가 현장에서 참관했고 CNN 등 미국 방송사는 냉각탑 폭파 장면을 중계했다.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북한 요구대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했으나, 북한은 5년 뒤인 2013년 우라늄 농축 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 시설과 5㎿ 흑연감속로(원자로)를 재정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

폭파는 아니지만 북한은 금강산 관광 지역 내 남측 시설을 무단으로 철거하기도 했다. 2019년 미·북 ‘하노이 노딜’ 이후 김정은이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하자, 북한은 금강산의 해금강 호텔과 소방서 시설, 골프장 등을 철거했다.

북한, 남북 연결도로 폭파…김정은 ‘무인기 침투’ 군·정보 수뇌부 회의

2024년 10월 15일 북한이 남북 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한 후 한국에서 바라본 북측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한국 국방부가 배포한 영상 캡처 화면.

북한의 ‘한국 무인기 평양 침투’ 주장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군이 오늘(15일) 남북을 잇는 도로들을 폭파했습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과 정보 수뇌부를 소집해 무인기 침투에 대해 강경한 군사적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예고했던 남북간 연결도로 차단작업을 강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군이 15일 정오께 경의선과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으며, 이후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8월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를 차단한 북한이 이번엔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도 폭파해 남북 간 육로를 완전히 끊은 겁니다.

합참은 북한의 폭파로 인한 군의 피해는 없다면서 “군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 군 총참모부는 지난 9일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북한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https://youtu.be/WvinazEe2aY

 

진행자) 경의선과 동해선은 남북 교류의 상징이었는데,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이런 행동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한국 정부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북한의 폭파 행위를 남북 합의 위반이라고 규탄했습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구병삼 대변인] “오늘 북한의 경의선, 동해선 북측 구간, 남북연결도로 폭파는 남북 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매우 비정상적 조치로서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통일부는 또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와 도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진행되어 온 대표적 남북 협력사업으로 북한 요청에 의해 총 1억3천290만 달러에 달하는 차관 방식의 자재 장비 제공을 통해 건설된 것”이라며 “차관에 대한 상환 의무가 여전히 북한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 분단으로 단절됐던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그리고 철도와 함께 난 육상 도로의 재연결은 그간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해당 철도와 도로 재연결은 2000년 김대중 한국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한의 합의로 공사작업을 거쳐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무인기 평양 침투’ 사태와 관련해 비상회의를 소집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4일 국방과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소집해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협의회에는 리창호 정찰총국장과 리영길 총참모장, 노광철 국방상, 조춘룡 당 군수공업담당 비서, 리창대 국가보위상 등 군과 정보 당국, 대남 공작기관의 수뇌부들이 모였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총참모부가 진행한 사업과 주요 연합부대의 동원준비 상태를 보고받은 뒤 “당면한 군사 활동 방향”을 제시하고 “나라의 주권과 안전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억제력의 가동과 자위권 행사에서 견지할 중대한 과업”을 밝혔다면서 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당과 공화국 정부의 강경한 정치군사적 입장”도 표명했다고 매체들은 전했지만 이 또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 소집은 북한의 ‘한국 무인기 평양 침투’ 주장과 관련한 김정은 위원장의 첫 공개 행보인데요, 이렇게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요?

기자)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는 북한이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지 사흘 만에 나온 것으로, 그만큼 이번 사건을 엄중히 다루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김 위원장의 긴급회의 소집이나 남북 연결도로 폭파에 대해 한국을 압박하고 주민들에게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형중 박사] “북한 입장에선 한국에 대해 여러가지 경고성 협박을 하는 거죠. 연출을 여러 가지 하는 건데, 그 연출의 소품이 예를 들면 경의선 도로 폭파쇼를 한다든지 수뇌부가 모이는 행사를 공개적으로 한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소품을 관리해서 전체적으로 연출을 하는 거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김 위원장이 군과 정보 당국 수뇌부들과 생소한 이름의 국방안전협의회를 연 것은 한국과의 우발적 충돌 나아가 확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군사 대비태세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전쟁억제력과 동시에 자위권 행사와 관련된 중대한 과업을 논의했다는 것, 이것은 평화 시에 나타날 수 있는 그런 회의 내용이 아니라 전쟁을 실질적으로 준비하면서 필요한 상황 점검 거기에 대한 강경 맞대응 전략, 이런 것들이 여기에 포함돼 있는 것이거든요.”

진행자) 한편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은 연일 무인기 침투를 비난하는 담화를 내고 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평양 무인기 사건 주범이 대한민국 군부라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며 한국을 ‘미국놈들이 길들인 잡종개’라는 식의 막말로 비유하면서 한국의 무인기 침투행위에 대해 “개들을 길러낸 주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미국까지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15일에도 담화를 내고 “한국 군부깡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상공을 침범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도발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부부장은 그러나 해당 증거를 공개하진 않았습니다.

김 부부장의 담화들은 앞서 한국 국방부가 북한이 “ ‘평양 무인기 삐라 살포’의 주체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하자 이에 대한 반박으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김 부부장이 무인기 사태의 책임을 미국이 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어떤 의도일까요?

기자)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소통의 대상을 미국에만 국한하고 한국을 무시하는 일종의 이간책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한국과 미국을 갈라치려는 그런 의도, 소위 말하는 통미봉남이라는 그런 갈라치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임은 미국에게 있다 그러면서 한국 주권이나 위상을 폄훼하려는 그런 의도도 같이 있는 거죠.”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북한이 이 사태로 인한 한국과의 무력충돌에 부담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안정적 관리를 바라는 미국에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유엔군사령부가 나서서 상황을 관리하라는 메시지일 수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유엔사에서 조사를 시작할 것처럼 액션을 취했고 또 커트 캠벨이 방한하는 것도 이 사안을 논의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결국 김정은 입장에선 한국을 상대로 해서 확전 사다리를 타는 것 보다는 유엔사가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책임을 져라, 사태를 규명하고 여기에 대한 적절한 조사 내용을 내놔라, 현재의 상태를 객관적인 제3자가 일단 확인하고 검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엔사는 “평양 상공에 출현한 무인기들과 관련한 북한의 주장에 대해 공개 보도를 통해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 정전협정을 엄격히 준수하면서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도 “유엔군사령부가 그런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고, 국방부도 유엔사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무인기 사태와 관련한 북한 측의 입장을 두둔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평양을 포함한 북한 영토에 한국 무인기가 전단을 살포했다는 북한발 보도가 있었다”며 “서울의 이러한 행동은 북한 주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자 내정간섭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한국 당국은 북한의 경고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무모한 도발 행동으로 한반도 상황을 악화하고 실제 무력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러시아 외교부가 사실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을 두둔하며 북한에 대한 주권 침해와 내정간섭을 운운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동족을 핵무기로 위협하며 공격적인 언행을 서슴지 않는 북한에 있다”며 “러시아 측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북한의 한반도 긴장 고조 행위를 자제시키고 한국이 제안한 대화, 외교의 길로 복귀토록 설득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유엔, 북한 ‘남북 연결도로 폭파’에 “긴장 완화하고 소통 채널 복원해야”

15일 북한군이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한국 국방부가 공개했다. (사진출처: SOUTH KOREAN DEFENSE MINISTRY)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북한에 긴장 조성 행위를 멈추고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실] “The Secretary-General continues to follow the developments on the Korean Peninsula closely. He continues to urge de-escalation, emphasizes the importance of restraint, and the restoration of all relevant communication channels betwee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and other parties as soon as possible. The Secretary-General reiterates his calls o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to fully comply with its international obligations under all relevant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to swiftly return to dialogue without preconditions to achieve the goal of sustainable peace and the complete and verifiabl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유엔 사무총장실은 15일 북한군이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폭파하며 남북 간 육로를 완전히 끊은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사무총장은 한반도 상황을 계속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계속 긴장 완화를 촉구하며, 자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과 다른 당사국 간의 모든 관련 소통 채널을 가능한 한 빨리 복원할 것을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무총장은 북한이 모든 관련 안보리 결의에 따른 국제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전제 조건 없이 신속하게 대화에 복귀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https://youtu.be/WvinazEe2aY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5일 한국의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군이 오늘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으며, 현재는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북한의 폭파로 인한 우리 군의 피해는 없다면서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미 공조 하에 감시 및 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일 북한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되게 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국무부, 북한 ‘남북연결도로 폭파’에 “충돌 위험 높이는 행동 중단해야”

15일 미 국무부 청사에서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 중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한국과의 연결도로를 폭파하고 한국의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며 군사적 대응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긴장 고조 행위를 멈출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한 방위비 협상 타결에 대한 북한의 비난에는 동맹 강화를 위한 양국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15일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등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한 데 대해 “우리는 북한이 긴장을 완화하고 충돌의 위험을 높이는 모든 행동을 중단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으며, 대화와 외교로 복귀할 것도 계속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We are monitoring the situation in the DPRK in close coordination with our Republic of Korea allies. We continue to urge the DPRK to reduce tensions and cease any actions that would increase the risk of conflict and we encourage the DPRK to return to dialogue and diplomacy.”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5일 한국의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군이 오늘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으며, 현재는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15일 북한군이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한국 국방부가 공개했다. (사진출처: SOUTH KOREAN DEFENSE MINISTRY)

이어 “우리 군은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미 공조 하에 감시 및 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일 북한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되게 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또 북한이 최근 ‘한국이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고 주장하며 모든 공격 수단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힌 데 대한 질문에도 북한의 위협적 행동을 지적하면서 긴장 고조 행위를 멈출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When it comes to the actions by the DPRK, we have seen them continue to take steps that raise tensions and we will continue to encourage them to take the opposite path to reduce tensions and stop any actions that could increase the risk of conflict.”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를 계속 취하는 것을 봐왔다”며 “우리는 그들이 충돌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상반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계속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긴장 고조 대신 대화 복귀해야”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관련 사안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대화로 복귀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United States underlines the importance of dialogue to reduce tensions and inadvertent escalation. We once again call on the DPRK to return to dialogue rather than take steps that escalate tensions. We support dialogue and measures aimed at reducing tensions and the risk of conflict.”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미국 정부는 긴장과 우발적 확전을 줄이기 위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긴장과 분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화와 조치를 지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중대 성명에서 “한국이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1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한국이 평양으로 날려보낸 무인기와 삐라묶음통(대북전단)이라고 주장하며 보도문과 함께 올린 사진.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그러면서 “한국의 이번 도발 행위를 응당 자위권에 따라 보복을 가해야 할 중대한 정치군사적 도발로 간주한다”며 “국방성과 총참모부, 군대의 각급은 사태 발전의 각이한 경우에 대응할 준비에 착수했다”고 위협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즉각 “군이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것은 없다”며 부인했습니다. 김용현 한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무인기 침투 주장에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다가 관련 긴급회의를 하고 난 뒤엔 “북한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평양에 한국의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외무성 성명 발표 뒤 바로 한국을 향해 오물 풍선을 살포한 바 있습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잇따라 한국을 겨냥해 위협적인 수사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도발을 통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목적이라면서, 이 같은 도발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He is defining the Republic of Korea, as some sort of alien entity. And this then provides the justification for a more aggressive, hostile and even violent approach towards South Korea to ultimately fulfill his goal of unifying the nation under North Korea's rule.”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최근 VOA에, “김정은은 현 한국 정부를 북한이 상대할 수 없는 적대적 정권으로 규정하고,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고자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한 SMA, 주한미군·한국에 상호 이익”

한편 국무부는 북한이 미국과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 합의한 것을 비난하며, 한국의 안보 불안정과 미한동맹의 불평등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VOA의 관련 질의에 “제안된 SMA는 미한동맹이 동북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및 안보, 번영의 핵심축임을 재확인한다”면서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proposed SMA reaffirms that the U.S.-Republic of Korea Alliance is the linchpin of peace, security, and prosperity for Northeast Asia and a free and open Indo-Pacific region. We are pleased that U.S. and Republic of Korea negotiators have reached consensus on a proposed text of a Special Measures Agreement that will strengthen our Alliance and our shared defense.”

이어 “우리는 미한 양국 협상단이 동맹과 공동 방위를 강화할 특별조치 협정 문안에 합의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특히 방위비 협정이 미한동맹의 불평등함을 보여준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의 인건비와 군수, 물자, 서비스 및 건설 비용을 분담함으로써 주한미군의 주둔을 지원해왔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ROK’s SMA contributions have supported the stationing of U.S. forces by sharing the costs of Korean National labor, logistics, supplies, services, and construction. More than 90 percent of these contributions are expended in the ROK’s domestic economy, and they represent a powerful investment in the U.S.-ROK alliance. Since 1991, Special Measures Agreement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Republic of Korea (ROK) have reflected our shared commitment to a stable stationing environment for U.S. forces in the ROK and a robust combined defense posture.”

또한 “이러한 분담금의 90% 이상이 한국 국내 경제에 지출되고 있으며, 이는 미한동맹에 대한 강력한 투자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991년 이래 양국 간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환경과 강력한 연합 방위 태세에 대한 공동의 노력을 반영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국제문제평론가 명의의 기고문을 통해 “방위비분담금 관련 협상은 안보 불안과 향후 더 큰 비용 부담 위험에 떠는 한국 괴뢰들에게 아량과 선심을 베풀어 막대한 비용을 계속 부담시키며, 세계 패권 전략 실현을 위한 돌격대로 쓰려는 악의 제국의 정략적 타산과 흉책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며, 미국과 한국을 비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한 양국의 이번 방위비 분담금 합의가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합리적 결과라고 평가합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 US negotiators wanted a reasonable and mutually agreeable arrangement. And I think that's what they got. There is no globally established rationale for how much is right, how much is enough. South Korea and the U.S. have been doing is making incremental adjustments…So an 8% increase is higher than inflation. It brings us closer, a little bit to being more balanced. And so that's with the two sides have decided to do this time.”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VOA와의 통화에서 한국의 분담금 증가율은 점진적이고 미국은 방위비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관철했다는 측면에서 상호 이익과 균형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지난 5일 합의된 12차 미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은 2026년 한국의 분담금을 2025년 대비 8.3% 인상해 약 11억3천만 달러로 정하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해 분담금을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통해 향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주한미군 주둔과 미한 연합 방위 태세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