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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탈북 유권자들, ‘바이든 사퇴’에 “민주주의 역동성 실감…북한에 신선한 충격줄 것” 본문
미 탈북 유권자들, ‘바이든 사퇴’에 “민주주의 역동성 실감…북한에 신선한 충격줄 것”
CIA Bear 허관(許灌) 2024. 7. 22. 10:36
미국 내 탈북민들은 현직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는 모습이 북한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로 신선한 충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여론의 힘과 민주 체제의 역동성을 실감한다면서도 정치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내 탈북민들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대선 후보직 사퇴를 발표하자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독재 국가인 북한에선 국가 지도자의 권력 포기를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시민권을 취득해 올 11월 대선에서 투표할 예정인 조성우 씨는 현직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내려놓는 모습에서 “민주주의 시스템의 힘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성우 씨] “대선 후보 TV 토론회가 방영되고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바이든도 본인이 하고 싶든 그렇지 않든 간에 민주당 당원들과 국민 여론에 의해서 사퇴하게 됐잖아요. 이걸 보면서 아 이게 미국이니까 가능하구나. 북한은 본인이 하고 싶으면 끝까지 하는 체제인데, 여기선 한 나라의 정치적 지도자가 국민에게 보이는 게 충분히 설득력이 있지 않을 때 할 수 없이라도 사퇴하는 게 민주 시스템이구나.”
조 씨는 변화와 부침이 어느 때보다 심한 미 대선 과정을 보면서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북한 체제를 경험한 사람들에겐 국민이 권력 위에 있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주는 것 같아 신선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이 국민의 알 권리에 기반한 정보를 통해 역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조성우 씨] “인포메이션(정보)이 존재하지 않으면 그 어떠한 판단도 하기 힘듭니다. 판단력이 생기려면 어떤 데이터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힘이죠. 하지만 북한 국민은 그 데이터의 진실이나 데이터 자체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있으니까 판단조차 할 수가 없겠죠. 왜곡된 선전이 아니라 국민들이 최소한 정부의 국정운영 상황을 볼 수 있는 권리라도 있으면 정말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미국 동부에서 사업체 두 곳을 운영 중인 로라 김 씨는 지난 대선 후보 TV 토론회 이후 손님들이 매장에 와서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언급하는 모습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대선 후보직을 포기할 것으론 예상하지 못했다며 북한의 절대 권력 아래 살았던 사람으로서 “큰 충격”이라고 전했습니다.
올 11월 시민권 취득 후 두 번째 대선 투표를 할 예정인 김 씨는 이런 미국 대선 과정이 너무 무질서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자신은 “틀에 박히지 않아 더 좋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라 김 씨] “아무리 문란하고 총자루가 많아도 나는 이 나라가 좋습니다. 모든 게 틀에 잡히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지도자에 대해서도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면 마음대로 평가하고 얘기할 수 있잖아요. 또 대통령은 건강과 여론 등 여러 이유로 내가 능력이 안 되거나 본인이 상황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사퇴하잖아요.”
중국의 북한 식당 지배인 출신으로 미국 중서부에 사는 허강일 씨는 후보직 사퇴 발표보다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후보직 사퇴를 적극 권고했다는 소식이 더 인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강일 씨] “북한 속담에 좋은 남편 뒤에는 훌륭한 아내가 있다는 속담이 있는데, (민주당 시각으로 보면) 대통령 뒤에는 훌륭한 측근들이 있다고 봐야 할까요? 어쨌든 서로 권고하고 양보하는 모습이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런 말을 꺼내는 순간 그 사람은 3대 멸족이니까요. 그래서 나라 경제가 힘든 거고. 이것이 미국과 북한의 차이점이라고 봅니다.”
허 씨는 그러면서 지난주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총격과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발표 모두 북한의 지식인들에게는 “큰 충격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강일 씨] “차돌도 두들겨야 다듬어진다는 속담이 있듯이 미국의 대선 과정이 아주 복잡하고 혼란하다고 하지만 북한의 많은 지식인들은 아 저런 게 바로 민주주의로구나 하는 것을 많이 보고 느낄 겁니다. 훌륭한 대통령을 뽑는 과정이 얼마나 저렇게 복잡하고 또 국민들이 좋은 대통령을 뽑기 위해서 서로 저렇게 치열하게 씨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북한 사람들이 많이 보고 배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미국 남부에 사는 유권자 매리 씨는 대선 과정을 보면서 “바이든과 트럼프보다 미국 유권자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면서도 너무 통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리 씨] “미국에 10년을 살아 보니까 민주주의가 대단하지만 너무 민주주의 하다 보니까 사람의 위아래 없이 마구 (인신) 공격하는 게 아닌가. 어느 정도는 컨트롤이 됐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조성우 씨도 치열하게 논쟁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미국의 정치 문화가 쇠퇴하고 있다는 지적에 개인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성우 씨] “솔직히 개인적으로 미국의 정치 시스템이 좀 퇴보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령 너무 미국 사회가 분열되고 또 정치 세력들이 정치 지도자들이 그걸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그러니까 토론 할 때 너무 상대방을 공격하고 비하하거나 모욕하고 이런 것들이 사회나 미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미국 내 탈북민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로 누가 민주당 후보로 결정될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미 대선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며 그들에게 민주주의의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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