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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탈북민들, 태영호 차관 직위 임명에 “자부심 느껴…북 엘리트에 자극될 것” 본문
미국의 탈북민들은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전 의원이 한국 정부의 차관급 직위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으로 임명된 데 대해 같은 탈북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남북을 모두 경험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북한인권 개선과 탈북민 보호를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18일 대통령 직속 중앙 행정 자문기구인 민주평통 사무처장에 탈북민 출신 태영호 전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을 임명했습니다.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의장인 대통령의 명을 받아 평통 사무를 총괄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직위로 한국 정부에서 탈북민 출신이 차관급 직위에 임명된 것은 태 신임 처장이 처음입니다.
미국에 사는 탈북민들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인 태 처장이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계속 새 역사를 쓰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평양 엘리트 출신으로 최근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글로벌 리더십’ 석사 학위를 받은 이현승 씨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북한의 엘리트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씨]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한국의 정치권이나 사회 각계에서 성공하는 모습이 북한에 비칠 때 북한 엘리트들은 자극을 받을 것입니다. 부러워하겠죠. 특히 이번 쿠바의 리일규 참사, 다른 외교관들의 탈출 러시가 있다고 언론에 보도됐는데, 태영호 처장 같은 모범 사례가 북한의 엘리트나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태 신임 사무처장은 이날 윤 대통령의 임명 재가 후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북한 주민들도 당당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북한이탈주민도 그 어떤 차별과 편견 없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그 어떤 직책도 맡을 수 있다는 것을 북한 주민을 향해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탈북민 인권 운동가로 뉴욕에서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활동 중인 마영애 씨는 “남북통일에 기여할 적임자가 임명됐다”며 “같은 탈북민으로 큰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영애 상임위원] “적극 응원합니다. 이분은 능히 임무를 해낼 수 있는 분이라고 믿습니다. 남북통일에 기꺼이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북한 출신으로 북한을 잘 압니다.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거쳐 자유를 찾아 탈출했습니다. 한국에서 국회의원을 하면서 훈련과 내공도 쌓았어요. 국제 경험도 풍부하고 인권 전문가입니다. 임무를 잘 수행하리라 믿어요.”
한국 정부에 따르면 민주평통은 남북한의 민주적 평화통일 달성에 필요한 정책 수립을 대통령에게 자문하고 국민의 통일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기구입니다.
특히 한국과 세계 136개국에 273개 지역 협의회를 두고 있어 네트워크가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탈북민을 잇달아 고위 공직에 기용하고 있으며 지난 14일을 ‘북한이탈주민의 날’ 국가 기념일로 제정하는 등 탈북민에 대한 역량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 외교관 출신 고영환 씨가 지난해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교육원장에 임명된 바 있습니다.
통일부 대변인실은 지난해 9월 VOA에 2022년 말 기준 중앙행정기관 37명을 비롯해 탈북민 총 202명이 공직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지난 2021년 두 딸과 함께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에스더 씨는 태영호 처장을 비롯한 탈북민들의 도전이 자신에게도 큰 영감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에스더 씨] “같은 탈북민으로서 이렇게 민주평통 처장도 되시고 탈북민들과 북한의 인권 개선에 앞장서는 분이 있으니 참 자랑스럽고요. 그분을 보고 생각하면서 의지랄까요? 마음의 거울이랄까 저도 힘을 얻고 있어요.”
낯선 곳에 안착해 꿈을 이루려면 롤모델(본보기)이 필요한 데 태 처장이 그 역할을 해 줘서 미국의 탈북민들에게도 격려가 된다는 것입니다.
에스더 씨는 그러나 “한국 사회에 탈북민들에 대한 일부 차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태 신임 처장이 탈북민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노력해 주길 바랐습니다.
미국 내 탈북민들은 또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처장이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미국 서부에 사는 최한나 씨입니다.
[녹취: 최한나 씨] “우리 탈북민들은 중국에 있는 탈북민들을 북송시키지 않게 도와주기를 바라죠. 태영호 그분이 중국과는 관계가 나쁘지 않잖아요. 북송은 정말 죽음의 길로 보내는 것과 같아요. 그래서 북송시키지 않도록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최 씨는 또 고립된 북한 주민들은 “한국인들을 직접 보며 세상을 배울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면서 남북 교류에도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한나 씨] “저는 정치에 대해 잘 몰라요. 다만 우리가 예전에 개성공단에 나가서 일했잖아요. 북한의 노동력과 한국의 기술력으로 서로 돕는 교류, 그게 됐으면 좋겠어요. 나아가 남북이 서로 왕래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 힘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이현승 씨는 민주평통의 최우선 임무가 평화통일인 만큼 태 처장이 말이나 자문에 그치지 말고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씨] “단순히 우리가 평화통일해야 한다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변화를 위한 자문뿐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북한의 인권 개선, 정보 유입 이런 게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여기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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