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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총선 2차 투표서 좌파연합 1위 … '다시 한번' 극우 의회 막아낸 프랑스 민심
CIA bear 허관(許灌) 2024. 7. 8. 18:58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총선 2차 투표에서 프랑스 국민들은 극우파의 의회 장악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프랑스 내 극우 세력은 앞선 유럽의회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총선 1차 투표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실제 결과로 이어질 이번 2차 투표에선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다시 끝으로 물러섰다.
1주일 전인 1차 투표 직후만 해도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이 무려 300석 가까이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번 2차 투표를 거쳐 RN은 약 150석을 차지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RN의 집권을 막고자 대거 투표장에 나온 유권자들이 선택한 결과였다
이에 RN 측은, 아예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다른 당들이 함께 연합해 선거 시스템을 갖고 놀았기에 자신들이 3위로 물러나게 됐다고 주장한다.
좌파 진영 내 서로 다른 정당들이 갑자기 각자 지닌 차이를 잊고 새로운 ‘반 RN 연합’을 결성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측과 좌파 진영도 서로의 차이를 잊었다는 지적이다.
RN은 (중도 우파의 에두아르 필리프부터 트로츠키주의 좌파의 필리프 푸투까지) 이 모든 정치인은 RN에 반대한다는 점을 빼면 하나로 묶일 수 없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합의의 부재는 미래에 좋지 않은 조짐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 결과는 변치 않는 사실이다. 대부분 프랑스 국민들은 극우의 집권을 원치 않았다. 이들의 사상에 반대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극우파의 의회 장악 시 필연적으로 뒤따를 사회 불안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편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가 프랑스의 차기 총리가 아니라면, 누가 과연 이 자리를 차지하게 될까.
이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영역이다. 기존 프랑스 총선 관례와 달리, 이번엔 그 답을 알기까지 몇 주나 걸릴 수도 있다.
긴장됐던 지난 몇 주간 프랑스에선 정치 체제의 본질을 바꿀 만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샤를 드골 대통령 시절 이래 모든 선거를 지켜봐 온 프랑스 베테랑 언론인 알랭 뒤아멜의 말처럼 “오늘날 더 이상 지배적인 정당이란 없다. 7년 전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이후, 우리는 정치 세력들이 해체되는 시기를 목격하고 있다.”
“아마도 우린 재건의 시기에 돌입하는 듯합니다.”
현재 프랑스엔 좌파, 우파, 중도파 등 기존 주요 3개 세력에 더해 중도 우파까지 다양한 정치 세력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별 세력 안에서도 여러 성향과 정당이 경쟁하는 구조다.
압도적인 다수로 의회를 장악한 정당이 없는 시점에서 중도우파부터 좌파를 아우르는 새로운 의회가 구성되기까진 오랜 기간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그리고 세력별로 서로에게 드러냈던 혐오감을 고려하면 어떻게 구성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하지만 분명 마크롱 대통령은 몇 주간 이어진 긴장감은 뒤로 하고, 서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화해할 시간을 맞이하자고 제시할 것이다.
그리고 편리하게도 이 기간은 2024 하계 올림픽과 여름휴가 기간까지 이어지며 프랑스인들은 다시 이들의 정신을 회복해 나갈 것이다.
그러는 동안 마크롱 대통령은 서로 다른 정당과 접촉해 대화를 이끌 누군가를 지명하게 될 것이다. 과연 총리는 좌파 진영에서 나오게 될까. 중도파에서 나올 수도 있다. 아예 정치계 밖의 외부인을 데려올 수도 있다. 아직 우리는 그 답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프랑스가 좀 더 의회주의적인 체제로 넘어가리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국가 권력은 마크롱 대통령에서 새 정부를 이끌게 될 총리에게로 흘러갈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여당인 중도파 출신 총리를 앉히는 데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물론 현재 좌파의 파워를 고려하면 이는 절대 쉽지 않다) 이 총리는 의회의 지지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권리를 행사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미 재선에 성공해 2027년 재출마할 가능성이 없는 마크롱 대통령의 입지는 축소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는 마크롱 대통령의 패배일까. 그는 조기 총선 소집을 후회하고 있을까. 한 발 뒤로 물러설 준비가 돼 있을까.
분명 마크롱 대통령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자신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조기 총선을 실시하게 됐으며, RN을 향한 광범위한 지지를 고려해 이들의 의석수를 공정하게 배분해 국가 정치를 좀 더 명확히 했으며, 프랑스 국민들은 절대 극우파의 의회 장악을 허락하지 않으리라는 자신의 도박이 옳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동안 마크롱 대통령의 존재감이 아예 증발해 버린 것도 아니다. 그의 파워가 예전만 못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보좌진과 상의하고, 정치인들을 부추겨 행동에 나서게 하는, 프랑스 정치 시계의 주인이다.
프랑스 총선 2차 투표서 좌파연합 1위 … ‘다시 한번’ 극우 의회 막아낸 프랑스 민심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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