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 최후변론 종결… 본문

Guide Ear&Bird's Eye/미국의 소리[VOA]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 최후변론 종결…

CIA bear 허관(許灌) 2024. 5. 30. 08:38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8일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을 향해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의 최후변론이 종결됐습니다. 검찰 측과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이 치열한 변론을 펼친 가운데, 배심원들은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무죄를 가릴 평의 절차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의 최후변론이 마무리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검찰 측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이 28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최후변론을 했습니다. 뉴욕 법에 따라 피고인 변호인단이 먼저 무죄 취지의 변론을 하고 이에 검찰이 논박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요. 이날 최후변론은 약 8시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최후변론은 검찰과 피고인 측이 마지막으로 유죄와 무죄를 배심원들에게 설득하는 기회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뉴욕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승리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성추문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사업 기록을 위조했다는 주장을 다시금 펼쳤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검찰의 혐의에 근거가 없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법도 위반하지 않았으며,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신뢰할 수 없는 증인의 증언에 의존하고 있다고 재차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 씨와 성관계를 맺은 일조차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28일) 오간 양측의 주장을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토드 블랜치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결백하다”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그는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고, 검찰은 입증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블랜치 변호사는 그러면서 증거에만 집중하면 “아주 신속하고 수월하게 무죄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랜치 변호사가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뭡니까?

기자) 지금 이 사건을 ‘성추문 입막음 의혹’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입막음 돈 지급을 은폐하기 위해 사업 기록을 조작한 것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마이클 코언 씨를 통해 13만 달러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비용 등으로 위장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송장과 수표, 수표 명세서 등 총 34건의 기업 문서를 조작한 혐의로 뉴욕 검찰에 의해 기소됐습니다. 블랜치 변호사는 하지만 정작, 트럼프 전 대통령이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증거나, 문서 조작에 관해 알고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검찰이 사건의 핵심 증거를 내놓는 데 실패했다는 주장인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블랜치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내셔널인콰이어러’의 전 발행인이 또 다른 성추문 폭로를 예고한 캐런 맥두걸 씨에게 15만 달러를 지급하고 보도 독점권을 사들인 후 관련 사실을 묻어버린 것과 관련해서도 이른바 ‘취재 후 죽이기(catch and kill)’ 수법은 불법이 아니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변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측 증인에 대한 신뢰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까? 최후변론 때는 어땠나요?

기자) 역시 그 부분을 언급했습니다. 블랜치 변호사는 특히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이었던 코언 씨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랜치 변호사는 코언 씨가 과거 법정에서 위증죄로 유죄 선고를 받은 것은 언급하면서 ‘역대 최고의 거짓말쟁이’라고 지칭했습니다. 블랜치 변호사는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코언 씨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건 상사에 대한 증오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어 “코언 씨가 여러분에게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며 “그는 편파적이고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검찰 측의 주장을 들어볼까요?

기자) 뉴욕 검찰 측의 조슈아 스타인글래스 검사는 해당 사건이 2016년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대니얼스 씨에게 입막음 돈을 준 것도, ‘취재 후 죽이기’ 수법도 모두 근본적으로는 투표 사기를 조장한 것이며, 유권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였다는 겁니다. 따라서 스타인글래스 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부패시키려는” 음모에 가담했다고 주장했고요. “법은 법이고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적용된다. 피고인에게 특별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회사 기록을 조작한 적이 없다는 변호인의 주장에는 어떻게 반박했습니까?

기자) 앞서 블랜치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후인 2017년, 코언 씨에게 준 11개 수표 가운데 9개 수표에 직접 서명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운영하며 너무 바빠서 그 수표가 뭔지 알지 못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대해 스타인글래스 검사는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습니다. 스타인글래스 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0년 동안 자신의 기업을 이끌었고, 그의 ‘전체 사업 철학’은 심지어 불을 켜는 전구 가격 협상을 비롯한 모든 것에 관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집요하게 공격한 코언 씨의 신뢰성에 관해선 뭐라고 말했을까요?

기자) 코언 씨가 과거 거짓말을 한 이력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코언 씨는 지난 2018년, 연방법원에서 선거자금 위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요. 징역 3년 형을 선고받은 후 1년 이상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하기도 했습니다. 스타인글래스 검사는 하지만 “이 사건은 마이클 코언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특히 2018년 이후 코언 씨가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양측의 열띤 공방이 오가며 최후변론이 마무리됐습니다. 다음 단계는 뭔가요?

기자) 29일 아침에 배심원 12명이 다시 법정에 모입니다. 그리고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이 배심원단에게 이번 사건의 쟁점과 법적 지침 등을 설명하는 설시(jury instructions)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나면 배심원단은 바로 유무죄 여부를 가리기 위한 숙고에 들어갑니다. 이를 평의라고 부르는데요. 짧게는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후 배심원단은 평의를 통해 확정된 최종 결과인 평결을 내리게 되는데요. 만약 유죄 평결이 나올 경우 재판을 주재하는 후안 머천 판사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가 관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또 다른 기소 건과 관련해서도 법원의 새로운 결정이 나왔군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에 대한 형사 재판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함구령을 내려달라는 특별검사의 요청을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근거 없는 발언으로 사법당국이 잠재적인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며 잭 스미스 특검이 함구령을 요청했지만, 플로리다 남부연방법원의 에일린 캐넌 판사가 28일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현재 진행 중인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과 또 다른 기소 건인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관련 재판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함구령이 내려진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