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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는 여자스님이 없다?..30년간 100차례 방북한 스님이 전하는 북한 불교 본문

Guide Ear&Bird's Eye/북한[PRK]

북에는 여자스님이 없다?..30년간 100차례 방북한 스님이 전하는 북한 불교

CIA bear 허관(許灌) 2024. 5. 24. 00:28

북한 평양에 위치한 정릉사 보광전

북한에도 사찰과 스님이 있을까. 북한 사찰에서 실제 승려를 보았다는 북한 주민은 많지 않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불교에 대해서는 기독교나 천주교 등 다른 종교에 비해 비교적 개방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지난 30년 동안 북한을 100여 차례 오가며 남북 불교계의 대화 통로를 마련해온 법타스님은 “북한에는 현재 60여 개의 사찰과 300여 명의 승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중에서 30여 명의 북한 스님들을 제가 직접 만났다”고 덧붙였다.

한국 조계종 원로의원 법타스님이 성북구의 한 법당에서 BBC 코리아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한국 조계종 원로의원인 대종사 법타스님은 남북 분단 이후 승려로는 처음으로 1989년 방북했다. 또한 북한 김일성 주석을 두 차례 만난 데 이어 30여년간 여러 차례 평양과 개성, 금강산, 묘향산 등지에 있는 지역 사찰을 찾아 북한 불교계와 교류해 왔다. 서울 성북구의 한 사찰에 위치한 법타스님의 거처에는 북한 사찰을 방문했을 당시 찍었던 수천 장의 사진들이 보관돼 있다.

북한 묘향산에 위치한 보현사 불상
북한 묘향산에 위치한 보현사 내부 모습

법타스님은 “해방 전 남북이 함께 있을 때에는 북한에 540여 개의 절이 있었고, 1600여 명의 스님과 38만 명의 신도가 존재했다”며 “하지만 6.25전쟁을 거치면서 시내에 존재했던 사찰은 거의 다 없어졌고, 북한은 황해도 사리원 성불사나 묘향산 보현사 등을 복원했다”고 말했다.

결혼하고 머리 긴 북한 스님들

1989년 7월 법타스님(오른쪽)이 북한 평양시 개선청년공원에 위치한 룡화사를 방문해 북한 주지스님과 사진을 찍고 있다

법타스님은 "북한의 승려는 한국의 전통적인 조계종 승려와는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과거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그런 스님이고, 반면 한국의 조계종 스님들은 많이 혁신이 된 그런 스님들입니다. 북한의 스님들은 숫자가 워낙 작다보니 옛날 그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죠."

남북한 불교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 조계종 스님들의 경우 머리를 삭발하지만, 북한의 스님들은 대부분 머리를 깎지 않는다는 것이다.

승려들이 입는 승려복도 남북한 사이에 다소 차이가 있다.

법타스님은 “한국은 주황색 가사, 괴색을 입지만, 북한은 빨간색 전통 가사를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타스님이 보현사 등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북한의 머리 긴 스님들은 빨간색 가사를 입고 있었다.

목탁 치는 북한 스님

북한의 한 스님이 남북한 합동법회를 주최하며 목탁을 치고 있다

북한의 사찰과 스님은 조선불교도연맹이 관리하고 있다. 조선불교도연맹은 1946년 12월 26일 결성된 북한의 불교단체로, 대남 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이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조선불교도연맹은 남북 불교 교류의 창구 역할을 하기 위한 대외선전용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평성시에 위치한 안국사 대응보전. 6.25 전쟁에도 피해를 입지 않는 사찰로 전해진다
북한 안국사 사찰 입구에 설치된 푯말

조선불교도연맹은 1988년 5월 최초로 묘향산 보현사에서 석가탄신일 기념법회를 개최한 이후 전국의 주요 사찰에서 석가탄신일 기념법회를 열었다.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 북한 안내원들과 한국 스님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북한 평양 대성구역에 위치한 고구려시대의 산성, 대성산성 광법사에서 북한 주민들과 안내원들이 한국 조계종 스님들을 환영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불교 분야에서도 남북 간 교류협력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돼 왔다. 조계종의 금강산 신계사 복원, 천태종의 개성 영통사 복원 등이 대표적이다.

북한 평양시 용악산 법운암 주지스님

 

'북한엔 여승이 없다'

법타스님은 “북한 스님들은 다 결혼한 사람들이고, 대부분 머리를 기르고, 양복을 입고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제가 북한 측에 스님은 머리를 깎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고, 결국 보현사 등 북한의 일부 스님들도 삭발하게 됐다”며 “이후 제가 가사, 즉 승려복 200 벌을 지원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한에도 사찰이 있고 스님도 있지만, 한국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여자 스님(비구니)이 없다는 것이라고 법타스님은 강조했다.

“여러 차례 북한 불교 사찰을 방문했지만, 여승, 즉 비구니를 본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아무래도 북한의 불교는 종교적인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인 성격이 더 강하다보니 여승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북한 묘향산에 위치한 보현사. 북한에서 가장 큰 사찰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은 종교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기에, 북한의 스님은 모두 노동당 당원이고, 평소 성직자 본연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승려는 거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한국 정부가 발간한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 대부분은 "절에 진짜 스님이 없고, 절은 단순한 유적지로서 존재할 뿐"이라고 답했다.

한 북한이탈주민은 이 백서에서 "북한 불교의 연중행사 때 열리는 법회가 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사찰에서 합동법회를 하고 있는 남북한 스님들
북한에서 합동법회 이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남북한 스님들

이에 대해 법타스님은 “북한의 스님들이 꼭 형식적이라기 보다는 최소한의 기능을 하는 것”이라며 “사찰은 문화재니까 사찰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가족을 둔 스님들이 절에서 출퇴근하며 직장처럼 기본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석가탄신일에 북한 모향산 보현사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기본적인 봉축행사는 물론 마을사람들도 사찰에 올라와서 함께 행사를 치렀다”고 회상했다.

대북지원 사업

법타스님이 설립한 북한 황해남도에 '금강국수' 공장을 미국 평불협 회장 도안스님이 둘러보고 있다
법타스님이 설립한 북한 황해남도 국수공장

법타스님은 1992년에는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를 창립해 '밥이 통일이다'를 주제로 대북지원 사업을 펼친 바 있다. 1997년 북한 황해남도에 '금강국수' 공장을, 2006년에는 평양에 '금강빵' 공장을 설립해 주민들을 돕기도 했다.

그는 “1998년부터 한국 인천항에서 북한 남포항으로 매달 60톤, 하루 7000여 명의 주민들이 먹을 수 있는 밀가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2010년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 이후 북한을 방문하지 못했다는 법타스님은 "향후 남북관계가 회복이 되고 민간교류도 어느 정도 활성화된다면 북한 불교 재건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생각”이라며 “북한의 유명 사찰 복원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남북한이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극한의 대립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며 “북한 동포들이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으니 앞으로도 금강국수 공장을 재가동하는 등 식량 지원 사업을 재개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 조계종 원로의원 법타스님이 북한에서 직접 구매한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965년 속리산 법주사에서 득도한 법타스님은 조계종 종비생(장학승)으로 동국대 인도철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6년 미국 클레이턴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월남전에 참전해 백마부대 백마사를 창건하는 등 각 군에 10여개의 법당을 세웠다.

법타스님은 조계종 총무부장, 은해사 주지, 동국대 정각원장을 역임했다.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 은해사 회주는 물론 2018년 동화사에서 조계종 최고 법계인 대종사를 받았다.

북한에는 여자스님이 없다?...30년간 100차례 방북한 법타스님이 전하는 북한 불교 - BBC News 코리아

 

북한에는 여자스님이 없다?...30년간 100차례 방북한 법타스님이 전하는 북한 불교 - BBC News 코리아

30여년 동안 북한을 100여차례 방문한 북한 불교 최고 전문가 법타스님은 "북한에도 스님이 있고, 석가탄신일을 기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불교는 대외선전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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