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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BBC 교양 프로그램 '무단 방영'하며 출연자 '청바지' 검열 본문

Guide Ear&Bird's Eye/북한[PRK]

북한, BBC 교양 프로그램 '무단 방영'하며 출연자 '청바지' 검열

CIA bear 허관(許灌) 2024. 3. 28. 09:22

북한의 국영 방송국인 ‘조선중앙TV’가 BBC의 원예 방송을 방영하며 진행자인 앨런 티치마시의 청바지를 흐리게 처리했다.

조선중앙TV는 BBC의 2010년작인 ‘앨런 티치마시의 정원의 비밀’을 아침 시간대에 방영하면서 화면 속 티치마시의 청바지가 시청자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도록 처리했다.

북한에서 청바지는 서구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금지된 패션이다.

이 소식을 접한 티치마시는 이번 일로 “쿨하다는 소리를 듣게 됐다”며 재미있게 응수했다.

티치마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74세가 돼서야 마침내 엘비스 프레슬리, 톰 존스, 로드 스튜어트와 동급으로 인정받게 됐다”면서 “일반적인 청바지라도 민감한 사람들 눈에는 너무 꽉 끼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 자신의 청바지가 너무 꽉 낀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북한에선 허용되지 않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티치마시는 이어 “난 내가 체제를 위협하는 제국주의자라고 생각한 적 없고, 사람들은 주로 나를 편안하고 무해한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일로 나는 실제와 달리 쿨하다는 말을 약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의 청바지 금지 규정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 전문 매체 ‘NK 뉴스’에 따르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은 청바지가 서방 세계, 특히 미국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사회주의 국가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북한에서 계속되고 있는 서방 문화에 대한 단속과 함께 청바지도 계속 금지된 상태다. 지난 2020년 북한의 관영 신문인 ‘로동신문’은 시민들에게 “우월한 사회주의식 생활방식”을 위해 소위 “부르주아식 문화”를 배격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또한 넉넉한 바지를 즐겨 입으며, 한국에선 유행하는 스키니진이나 서양식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어떻게 BBC 프로그램을 입수했나?

한편 북한 TV에 서방의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건 극히 드물 일이다. 북한 당국은 거의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외국 문화 유입에 조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중앙TV에 티치마시의 해당 프로그램이 방영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티치마시 또한 공산주의 국가에 자신의 프로그램이 방영돼 “놀랐었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이 어떻게 북한에 넘어가게 됐는진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평양 내 소수 특권 계층을 제외하면, 북한에선 위성 방송 수신 안테나를 달거나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 그러나 외국의 방송 콘텐츠는 메모리카드에 담겨 중국 국경을 통해 북한으로 몰래 들어온다.

북한에선 외국 콘텐츠를 소유하거나 거래하는 건 불법이다.

그러나 북한 방송사는 종종 이러한 외국 방송사의 콘텐츠를 몰래 손에 넣은 뒤 화면 속 방송사 로고를 흐리게 처리하는 방식으로 출처를 숨겨 내보낸다. 주로 프리미어 리그, UEFA 챔피언스 리그, 국제 축구 경기 등을 이런 방식으로 방영하곤 한다.

한편 북한이 서방과 교류하던 지난 2014년엔 이른바 ‘소프트 파워’를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영국의 TV 프로그램을 북한에 제공하자는 논의가 오가기도 했다.

영국의 ‘선데이 타임즈’는 2014년 당시 BBC 월드와이드(‘BBC 스튜디오’의 옛 이름)와 영국 외무부는 “북한 당국의 분노를 사지 않으면서도 폐쇄된 국가 너머 세계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눈을 뜰 수 있길” 바랬다고 한다.

선데이 타임즈는 영국 정부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에 전할 프로그램은 ‘미스터 빈’, ‘이스트엔더스’, ‘아가사 크리스티: 미스 마플’, ‘명탐정 포와로’처럼 북한 당국이 기분 나빠하지 않을 종류여야 한다”고 전했다.

“드라마 ‘아빠의 군대’처럼 전쟁을 다룬 내용을 보낼 순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꼬꼬마 텔레토비’나 ‘더 굿 라이프’ 혹은 정원 및 부엌 가꾸기에 관한 내용은 괜찮을 것이다.”

‘앨런 티치마시의 정원의 비밀’이 이러한 프로그램 패키지의 일부였는지, 혹은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실제 북한에 전달됐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북한, BBC 교양 프로그램 '무단 방영'하며 출연자 앨런 티치마시 '청바지' 검열 - BBC News 코리아

 

북한, BBC 교양 프로그램 '무단 방영'하며 출연자 앨런 티치마시 '청바지' 검열 - BBC News 코리아

조선중앙TV는 BBC방송이 2010년 제작한 한 원예 방송을 방영하며 진행자 앨런 티치마시의 청바지를 흐리게 처리했다.

www.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