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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수단 군벌 충돌 배경과 경과 본문

북아프리카 지역/수단

수단 군벌 충돌 배경과 경과

CIA bear 허관(許灌) 2023. 4. 30. 12:24

수단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전투원들이 지난 23일 무장 트럭을 타고 수도 하르툼 시내에 진입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아프리카 나라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상자 가운데는 인도주의적 활동을 위해 파견된 국제구호단체 요원도 포함돼 우려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는 수단에 나가 있는 자국 외교관과 국민 대피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제일 컸던 나라”

수단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세 번째로 큰 면적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한때는 아프리카 전체를 통틀어 가장 컸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에서 ‘남수단’이 떨어져 나가고, 그러면서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나라라는 지위는 알제리에 넘겨줬는데요. 그래도 여전히 수단은 약 190만 ㎢의 국토 면적을 가진 큰 나라입니다.

인구는 2022년 기준 약 4천800만 명으로, 인구 밀도는 매우 낮은 나라입니다.

참고로 한반도는 전체 면적이 23만㎢에, 남북한 합친 인구가 8천300만 명 정도인데요. 그러니까 한반도보다 약 8배 큰 땅에 한반도의 절반 정도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수도는 하르툼이고요.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는 나일강을 끼고 하르툼과 마주하고 있는 옴두르만입니다.

그리고 국민의 약 91%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입니다. 수단은 이슬람의 두 주요 종파 가운데 하나인 수니파가 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나라”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가 내전과 무력 충돌의 역사로 점철돼 있습니다. 수단도 그 가운데 하나인데요. 하지만 수단의 무력 충돌은 특히 국제 정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수단은 7개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요. 그 때문에 수단의 정치적, 군사적 상황은 이들 나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수단은 아프리카의 젖줄이라고 하는 ‘나일강’이 관통하는 나라입니다.

‘나일강’은 고대 이집트 문명의 태동이 됐던 곳인 만큼 나일강 하면 대개 이집트를 먼저 떠올리지만, 수단은 에티오피아와 우간다에서 각각 발원한 나일강의 두 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곳입니다.

이렇게 수단에서 합쳐진 강줄기는 이집트를 거쳐 지중해로 흘러 들어가는데요.

수단의 잦은 정정 불안과 더불어, 하류에 있는 이집트와 상류에 위치한 에티오피아 간 오랜 물싸움은 수단과 주변국 아프리카 주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이 돼 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수단은 지금 에티오피아 정부와 1년 넘게 내전을 벌이고 있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반군 지역과 접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쪽으로는 10여 년 전 유혈 분쟁 끝에 떨어져 나간 남수단이 있는데요. 지리적 환경이 이렇다 보니 수단은 언제든 무력 충돌에 휘말릴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홍해를 낀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

수단은 아프리카 나라로서는 매우 드물게 ‘홍해’라는 천혜의 자연을 가진 나라입니다. 수단은 동쪽에 중동과 아시아로 이어지는 홍해와 접해 있는 나라로, 무려 900km의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천혜의 지리적 조건은 러시아의 오랜 주목 대상이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수년간 이곳에 러시아 해군기지를 건설하려고 공을 많이 들였는데요. 최근 수단 군부는 러시아와의 합의 사항에 대한 최종 검토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단과 러시아 간 합의는 2019년 군사 쿠데타로 축출된 오마르 알바시르 정권 때 성사된 것으로, 2021년 말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합의에 따르면 러시아는 홍해 연안 항구도시인 ‘포트수단(Port Sudan)’에 최대 300명의 러시아군을 보유한 해군 기지를 설치하고요. 또한 핵 추진함을 포함해 최대 4척의 해군 함정을 동시에 주둔시킬 수 있습니다.

그 대가로 러시아는 수단에 무기와 군사 장비를 제공하게 되는데요. 양국 간 이 합의는 25년간 유지되며, 양측 모두 반대하지 않으면 10년 자동 연장됩니다.

수단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나라는 러시아만 있지 않고요. 미국, 중국 같은 나라도 수단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관계 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업적 측면에서 나일강 중류 지역인 수단은 비옥한 토양의 거대한 잠재력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금, 은, 천연가스 같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군부 내 갈등”

수단의 이번 무력 충돌은 군부 갈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수단 군부는 지난 2021년 10월,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바시르 정권이 전복된 후 들어선 과도 정부 축출에 나섰습니다.

이를 위해 수단 정부군의 일인자인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을 이끄는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힘을 합쳤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부르한 장군의 군부가 이끄는 과도 정부가 들어서 있는데요. 하지만 부르한 장군과 다갈로 장군은 민정 이양 절차 등 수단의 정치적 미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10만 명에 달하는 RSF군을 정부군에 통합하는 문제와 군 지휘권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는데요. 그러다 지난 4월 15일 수도 하르툼을 비롯한 곳곳에서 양측의 무력 충돌이 시작되면서 사태가 급속히 악화했습니다.

수단 정부군 측은 RSF를 ‘반군’ 집단이라고 선언하며, 이번 사태를 정통성 없는 무장 세력의 체제 전복 시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수단은 이미 서부 다르푸르 지역에서 종족과 종교 간 갈등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여기에 극심한 기상이변과 경제 빈곤으로 기아와 난민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한때 미국은 수단 정부가 급진 이슬람 테러 조직 지원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듣지 않자, 수단에 경제 제재를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019년, 30년 동안 수단을 철권 통치했던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이 축출되자, 수단에도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다는 희망의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하지만 불과 2년여 만에 다시 쿠데타로 과도 정부가 축출되면서 수단의 민주주의 미래는 한 걸음 더 멀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무력 충돌이 벌어지자, 전문가들은 이 싸움의 승자가 차기 정부 대통령이 되고, 패자는 망명, 체포, 또는 죽음에 처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가능성으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가뜩이나 경제적, 인도적 위기가 심각한 수단의 미래가 더 암울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단의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벌어지는 분쟁은 아프리카의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

수단이 다른 여러 국가에게 중요한 이유는 지도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지난주 수단에서 벌어진 무력충돌이 국제적으로 많은 경종을 울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단은 아프리카에서 3번째로 큰 국가로, 정세가 불안정하고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에 위치한다.

수도 하르툼에서 발생하는 군사적·정치적 상황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까지 여파를 미친다.

수단은 나일강 강줄기의 중간에 위치해, 인근 국가의 실존과 이어지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일강 하류에는 물이 부족한 이집트가 위치하고, 상류에는 내륙에 둘러싸인 에티오피아가 있다. 에티오피아의 야심찬 수력발전 계획은 이제 강의 흐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단은 7개국과 국경을 접하며, 각국의 안보 과제는 하르툼의 정치와 얽혀있다.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거의 필연적으로 이웃한 차드까지 번진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쿠데타가 빈번한 차드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무기·전사들은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북서쪽의 리비아도 마찬가지다.

수단은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지역과 국경을 접한다. 이 지역은 예측 불가한 또 다른 이웃, 고립되고 고도로 군사화된 에리트레아 독재정권과의 격렬한 분쟁에서 최근에야 벗어났다. 에티오피아와 수단이 공유하는 다른 국경 지역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수단 남쪽에는 비교적 신생 국가인 남수단이 있다. 남수단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길고 유혈이 낭자했던 내전을 치른 끝에 2011년 북부 수단에서 공식적으로 분리 독립했다. 하지만 그 국경 또한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남수단은 빠르게 대규모 내전으로 치달았다. 일각에서는 이제 수단의 운명도 결국 내전으로 향할 것을 우려한다. 남수단은 독립하면서 인근 지역의 가치 있는 유전을 대부분 가져와 수단을 훨씬 더 가난하게 만들었고, 현재 하르툼의 위기에도 간접적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라이벌 군벌들이 금이나 농산물 등 감소하는 경제 자원을 통제하기 위해 투쟁 중이기 때문이다.

수단 정부군이 통제권을 놓고 민병대와 전투를 벌이면서 국민들은 하르툼의 전투 지역을 떠나고 있다

수단의 장군들은 투쟁의 일환으로 외국 파트너를 찾아 나섰다. 수단 군부는 거대 세력이다. 항상 지역 경제에서 부패를 일삼는다고 알려져 왔다. 이들은 농업 관점에서는 걸프 국가들이 나일강과 접한 비옥한 토양의 미개발된 거대 잠재력에 투자하도록 했고, 금과 관련해서는 수단에서 금을 밀반출한 혐의가 있는 러시아의 악명 높은 '바그너 그룹'과 암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온라인에서 "트롤 팜"을 활용해 "개인적 이익을 목적으로 수단의 천연자원을 착취하고 악의적인 영향력을 퍼뜨렸다"고 비난한 바 있다.

수단과 인근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이해관계는 이뿐만이 아니다. 수단 동부의 삭막한 해안선은 홍해를 바라보고 있다.

러시아는 수년 동안 수단 항구에 군사 기지를 건설해 자국 군함이 세계에서 가장 분주하고 분쟁 많은 해로에 접근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러시아는 2021년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수단 군사정부와 함께 기지에 대한 거래를 거의 마무리 지었다.

이외에도 각국 정부가 수단 현지 상황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로서는 정부군과 민병대 신속지원군(RSF) 사이의 전투가 더 확산되어 비교적 단순한 권력 투쟁에서 더 복잡한 내전으로 발전하기 전에 충돌을 종식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일부 정부는 2019년 수단의 잔혹한 통치자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이 축출된 이래 많은 사람들이 희망했던 것처럼, 수단에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해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어떤 국가들은 또 다른 독재 세력의 부상을 지지할 수 있다. 나아가, 아프리카에서 고전하던 거대 국가 수단이 잠재력을 발휘하기를 수십 년 동안 기다려온 수단 국민들을 보며, 그들의 의지가 꺾이길 원할 수도 있다.

수단의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 BBC News 코리아

 

수단의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 BBC News 코리아

수단은 7개국과 국경을 접하며, 각국의 안보 과제는 하르툼의 정치와 얽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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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또 다른 '시리아'가 될 수도 있는 수단의 5가지 사실

BBC의 군사전문기자 조나단 마커스 기자의 분석과 함께 혼란 속 '수단'을 정리해봤다

지난해 12월 수단 정부가 '빵값'을 3배 인상했다.

시민들이 정부에 대한 불만이 터뜨리는 계기가 됐고 이후 반정부 시위가 널리 확대됐다.

이런 혼란을 틈타 군부가 대통령을 체포하고 군부 정부를 선포했다.

시위대는 즉각 군부 정부를 문민정부로 전환하라며 거리를 점거했다.

언뜻 보면 민주 정부로 가는 길목서 국가적 갈등을 겪는 여느 나라와 닮아 보인다.

하지만 이 안에는 또 다른 '시리아 사태'를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가 가득하다.

BBC의 군사전문기자 조나단 마커스 기자의 분석과 함께 혼란 속에 놓인 '수단'을 정리해봤다.

수단 공화국에 대한 간략한 사실

수단의 공용어는 아랍어와 영어, 국어는 아랍어다

아랍어로 흑인의 땅이라는 뜻의 수단은 아프리카 대륙 북부에 있는 국가다.

수단은 이집트와 영국의 지배를 받다 1956년 독립국이 됐다.

독립 당시 수단의 남부와 북부는 각자 다른 성격을 보였다.

영국 정부가 남북을 따로 나눠 운영하는 정책을 시행한 영향이 있었다. 남부는 농토, 석유 등 자원이 풍부하고 흑인 기독교인들이 많이 살았던 데 반해 북부는 주로 이슬람 교인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이러한 역사가 여러 문화 경제적 괴리와 맞물리면서 남북전쟁이 발발했다.

남북전쟁은 1차, 2차에 걸쳐 수많은 희생자를 낳고 2011년 남수단이 공식 독립하며 종전을 맞았다.

남수단의 독립으로 수단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넓은 나라 자리를 알제리에 넘겨주게 됐다.

수단의 공용어는 아랍어와 영어, 국어는 아랍어다.

국민 대부분은 이슬람교를 믿고 있으며 샤리아법률을 실시하기도 한다.

현 상황은?

지난 1월 11일 결국 바시르 전 대통령은 체포됐고 쿠데타 지도자 아와드 이븐 아우프가 이끄는 군부는 과도기 2년간 통치하겠다고 발표하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18년 1월 8일, 식료품값 폭등과 관련한 시위가 발생한다.

정부가 이에 대응해 내각을 해산시키고 총리를 교체했음에도 빵값이 계속해서 오르자 2018년 12월 20일 '빵값 3배 인상' 규탄 시위가 발생한다.

이 시위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하며 사망자가 속출했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1월 11일 결국 바시르 전 대통령은 체포됐다. 쿠데타 지도자 아와드 이븐 아우프는 군부가 선거에 이어 과도기 2년간 통치하겠다고 발표하며 3개월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하지만 이것도 시위대가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다.

시위대는 문민정부로 즉각 전환하라며 거리를 점거했고 압박이 거세지자 아우프 장관은 하루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어 자리를 이어받은 답델 팟타 알 부르한이 군사위원장은 13일 TV 연설을 통해 "인권을 존중하고, 야간 통행금지를 끝내고, 즉시 정치범들을 석방하고, 모든 지방 정부들을 해산하고, 부패를 척결할 것을 맹세하며,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위를 이끌어 온 수단 전문직업협회(SPA)는 "국민의 요구를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며 계속 시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들은 국가 안보원 구조조정, '부패 지도자' 체포, 바시르 전 대통령 소속 민병대 해산 등을 주장했다.

현재 바시르 전 대통령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쿠데타 군부는 그가 무사하다고 전했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전쟁 범죄와 반인륜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됐다.

군사위원회 측은 국내에서 바시르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수는 있지만 국외로의 범죄인 인도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바시르 전 대통령 소속당이던 국가당은 대통령 축출이 위헌이라며 구금된 당원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수단 군사위원회 샨토 대변은 전 집권당이 민간 과도정부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다음 선거에 후보를 낼 순 있다고 말했다.

분석

BBC 군사전문기자 조나단 마커스는 수단의 현 상황을 시리아와 비교하며 또 다른 비극을 경고했다.

그는 시리아 사태 역시 독재정권을 몰아내려는 시도 이후에 외세가 개입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단 역시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의 개입이 이뤄졌던 시리아의 경우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의 개입이 예상된다고 마커스는 말했다.

사우디는 군부, 터키 카타르는 이슬람

수단이 경제적 위기로 흔들릴 때 UAE와 함께 즉각적인 원조 활동을 펼친 것도, 아부다비로 정치 지도자들을 초청해 갈등을 해결하는 대화의 장을 주도한 것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껏 수단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수단이 경제적 위기로 흔들릴 때 UAE와 함께 즉각적인 원조 활동을 펼친 것도, 아부다비로 정치 지도자들을 초청해 갈등을 해결하는 대화의 장을 주도한 것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였다.

그런 사우디아라비아가 군부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또 다른 이웃 국가 터키와 카타르는 수단의 이슬람주의자 세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수단 내부의 문제는 시리아가 그랬듯 외세의 영향력에서 이미 자유롭지 못하다.

시리아 사태와 비슷한 '대리전' 양상이 우려되는 이유다.

10년 전 '아랍의 봄' 사태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당시 수단은 미국으로부터 '테러 지원국'으로 명명되어 경제적 제재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공습 대상이 됐다.

수단은 함께 경제 제재를 받던 이란의 우방이었다. 나중에는 사우디가 이끄는 수니 이슬람 동맹이 수단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많은 수단의 군부 세력이 사우디와 함께 논란 많던 예멘 내전에 개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1월 시위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오마르 알 바샤르 전 대통령은 곧바로 카타르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확실한 색깔을 가지고 있던 수단 내 상황이 최근 들어서는 조금 더 복잡한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2018년 3월 터키와 수단은 홍해에 수아킨 항을 개발하겠다는 계약을 맺었다.

터키가 이곳을 해군 기지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아 군사적 협력 관계가 전제됐다고 추측할 수 있다.

카타르는 오마르 알 바샤르 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실제 지난 1월 시위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오마르 알 바샤르 전 대통령은 곧바로 카타르에 도움을 요청했다.

따라서 현 수단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그리고 터키가 각자 다른 이권을 노리고 내정에 개입한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다.

보통 각 지역 내전에 개입해 외교적 노력을 쏟았던 UN, EU, 아프리카 연합, 미국, 러시아는 수단 사태에 거리를 두고 있다.

특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세계적인 분쟁지역을 찾아가 당사자들을 중재하던 '경찰국가'의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전과는 아주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인근 지역 경쟁국만이 개입해있는 현 상황에서 수단 시위가 어떠한 사태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단: 또 다른 '시리아'가 될 수도 있는 수단의 5가지 사실 - BBC News 코리아

 

또 다른 '시리아'가 될 수도 있다?...수단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 사실 - BBC News 코리아

BBC의 군사전문기자 조나단 마커스 기자의 분석과 함께 혼란 속 '수단'을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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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정부군의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의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

압델 파타 알부르한(사진 왼쪽) 수단 과도군사위원장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신속지원군(RSF)' 사령관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은 1960년생으로, 현재 과도군사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사실상 수단의 국가원수, 지도자라고 하겠습니다.

부르한 장군은 2019년 쿠데타로 바시르 정권이 축출될 당시 핵심 역할을 맡기 전까지 일반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그는 2000년대 초 다르푸르 지역에 부임해 2008년까지 사령관직을 맡았습니다.

수단 서쪽에 있는 다르푸르는 이슬람 강경 정책을 펼친 바시르 정부의 비호를 받은 아랍 민병대 무장 조직 ‘잔자위드’가 현지 토착 주민들이 반군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마을을 공격, 방화하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곳입니다.

부르한 장군은 이러한 공격과 거리를 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현재 바시르 전 대통령과 수단의 여러 전직 고위 관리가 전범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된 상태인데요. 하지만 부르한 장군은 관련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신속지원군(RSF)’을 이끄는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의 생일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아랍계 베두인 부족 출신으로 1973년생, 또는 1975년생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1974년경 다르푸르에서 태어났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는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를 중퇴하고 낙타 파는 일을 했으며, 다르푸르 사태가 벌어지자 잔자위드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갈로 장군의 신속지원군(RSF)은 다르푸르 사태를 주도한 잔자위드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RSF는 초기 5~6천 명의 조직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급속도로 세를 불려 현재는 약 10만 명의 준군사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RSF는 오래전부터 러시아 정부와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 리비아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의혹도 있는데요. 하지만 RSF는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수단 분쟁 향후 3가지 시나리오

신속지원군(RSF)의 헬기가 수단 서부 다르푸르 베이스 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수단의 일시적 휴전과 전투 소강상태에도 불구하고 이것으로 분쟁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한, 향후 상황 전개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BBC는 수단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가능한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1. 신속한 군사적 승리

양측이 서로 다른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 군부는 둘로 나뉘었고, 양측 모두 빠른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 정부군은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이 지휘하고 있다.
  •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은 '헤메티'로 알려진 부지도자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끌고 있다.

수도 하르툼을 떠나온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RSF가 도심에서 다소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RSF는 기동성 있는 게릴라 부대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형태의 정부군보다 더 빠른 조정이 가능하다. 이 덕분에 하르툼 도심에서 벌어지는 교전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정부군은 탱크, 포병, 상공 장악 등 화력이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과 외국인들이 하르툼을 떠나면서 곧 공격이 재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비영리 연구기관 '국제위기그룹'(ICG) 싱크탱크의 앨런 보스웰은 "하르툼의 여러 지역에서 RSF가 주택을 점거하며 주거지역을 에워싸고 있다"고 말했다.

"RSF는 자국 도시를 파괴할 수 있는 대담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군대가] 하르툼 파괴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들에게는 실존이 걸린 싸움입니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수단 분석가 조나스 호너에 따르면, 양측 모두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전투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

정부군은 주변 강대국 이집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수단 북쪽에 위치한 이집트는 공식적으로 중립을 유지 중이다.

한편 RSF는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바그너 용병단', 기타 지역 민병대를 같은 편으로 두고 있다.

2. 장기화된 분쟁

분쟁의 전개 시나리오는 다양하지만, 수단 국민에게 좋은 시나리오는 하나도 없다.

BBC의 모하나드 하심은 수단 사람이다. 그는 "분명 내전이 장기화될 모든 요소가 갖춰져 있다"며 "오마르 알바시르 전 정권과 그의 국민회의당에 충성하던 사람들이 크게 동요했다. 이들은 이슬람 이데올로기를 따른다"고 말했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2019년 대규모 시위 이후 군부에 의해 권좌에서 축출됐다. 그가 집권하던 30년 동안 무장한 민족 민병대가 많이 생겨났다.

호너는 "바시르가 여러 민족 사이에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매우 교묘하게 노력했고, 그 결과 민병대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또한, "[바시르 축출로 인해] 안보 공백이 발생해 자체적으로 안보 활동에 나설 필요성이 생겼고 결국 민병대가 다시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너는 민병대가 어느 한 편에 서게 되면 이 갈등이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발전해 "분쟁이 확대되고 다시 봉합하기가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변에서는 잠재된 민족적 요소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 두 장군 모두 이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심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헤메티와 부르한 장군이 각자 지지층 앞에서 연설하면서 민족 간 분열을 조장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강조했다.

수단은 7개국과 국경을 접하며, 각국의 안보 과제는 하르툼의 정치와 얽혀있다.

국제문제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아흐메드 솔리만은 "RSF가 수단 내에서도 소외된 지역을 중심으로 모병 활동을 펼치면서 농업 지역을 통합할 인물로 나서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RSF가 "더 많은 전투원을 충원하고 동원하기 위해 다르푸르 중심부로 이동"하면서 국가가 분열될 수 있다는 것이다.

3. 평화 협정

외교관들은 두 장군이 휴전 연장에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지만, 곧 평화 회담이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평범한 수단 국민들이 무엇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하심은 2019년 혁명 당시 하르툼에 있었다. 장군들이 국민에게 권력을 이양하지 않는 모습이 반복됐고, 2021년 쿠데타로 정점을 찍었다.

하심은 "쿠데타 이후 1년 반 동안 국가 운영에 실패한 양측이 과연 수단 국민들이 만족할 만한 어떤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모든 관계자는 외부의 압력이 있어야만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데 동의하는 듯하다.

보스웰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역내 동맹국들의 상당한 영향력, 정치적 압력, 경제적 압박 없이 적대 행위를 완전히 중단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분쟁이 장기화되면 하르툼의 인프라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서로 충돌하는 이해관계가 너무 많고, 그중 상당수가 타협이 어렵다는 점이다.

호너는 "역내 강대국들은 군부나 강력한 개인에 의해 이 문제가 해결되는 편을 선호한다. 이는 수단 국민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웃한 남수단에서 제안된 것처럼 평화 회담이 조속히 시작되지 않으면 분쟁이 더 복잡해져 해결책 모색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채텀하우스의 솔리먼은 "평화 회담의 여지는 아직 열려 있다. 문제는, 양측 모두 긴장을 완화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단기적인 외교 초점은 문민 민주주의의 꿈을 포기하고 두 장군이 원하는 것을 풀어내는 데 머물러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두 장군이 원하는 것이 상대측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수단 국민의 바람과 직접적으로 상충한다는 것이다.

이 분쟁은 권력, 지배력, 부를 둘러싼 전쟁이며, 양측 모두 점점 더 실존이 걸린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다.

두 사람의 야망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막대하다. 그리고 그 대가를 치를 사람은 바로 수단 국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