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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어쩌면 앞으로 구하기 힘들 음식들...커피가 사치품 된다? 본문

Guide Ear&Bird's Eye/영국 BBC

기후변화로 어쩌면 앞으로 구하기 힘들 음식들...커피가 사치품 된다?

CIA Bear 허관(許灌) 2021. 10. 6. 07:50

전 세계 기후와 사람들의 기호가 달라짐에 따라 커피와 육류, 향신료와 같은 음식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사치품이 될 수 있다.

랍스터를 식당에서 주문하거나 파티에서 대접하는 일은 자신이 미식가적 관점을 과시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랍스터는 처음에는 보잘 것 없는 음식이었다. 그러다 오늘날 미식가의 별미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18세기, 랍스터는 부유한 이들이 꺼리는 음식이었다. 당시 이 갑각류는 미국 동부 해안에서 매우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비료나 수감된 죄수들의 음식으로 사용될 정도였다. 과거 켄터키 주의 정치인이었던 론 로완은 "랍스터 껍질이 집 주위에 있으면 빈곤과 타락의 신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랍스터를 사치품으로 바꿔놓은 건 미국 철도의 발전이었다. 랍스터에 대해 잘 모르는 부유층 승객에게 철도 회사가 랍스터를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 이렇게 랍스터를 맛본 이들이 도시로 랍스터를 전파했고, 고급 레스토랑 메뉴판에 랍스터가 등장하게 됐다. 이를 통해 19세기 말 무렵, 랍스터는 사치스러운 음식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음식이 사치품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희소성과 가격 두 가지가 중요하다.

굴도 랍스터처럼 오랫동안 값이 비싼 터라, 근사한 식사나 특별한 행사에만 등장했었다. 하지만 굴 역시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19세기에 굴은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었다. 미식사가 폴리 러셀은 "굴은 당시에 흔하고 쌌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스튜나 파이를 만들 때 부피를 더 크게 만드는 용도로 첨가했었다"고 말했다.

20세기 초가 되자 남획과 산업 폐기물 오염으로 영국에서 굴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러셀에 따르면, 점점 희소해 질수록 굴의 위상이 올라서 특별한 식재료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설탕이나 연어 등에선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처음에 설탕은 구하기 쉽지 않았다. 부자들만 먹을 수 있었다. 리처드 윌크 인디아나 대학 인류학과 명예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이 설탕의 원료 식물을 농장에서 재배하면서 "사치품의 아우라"가 사라지게 됐다.

랍스터는 한때 너무 흔해서 비료나 죄수의 음식으로 쓰였다

과거에는 과일과 채소가 오늘날처럼 흔하지 않았다. 딸기나 라즈베리 같은 과일들은 예전에는 여름에만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사시사철 구할 수 있다. 피터 알렉산더 에든버러 대학 수석 연구원은 "이러한 변화가 어떤 음식이 사치스러운 음식인지를 따지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희귀하고 사치스러운 음식에 대한 욕망은 지구를 위해 비싼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 특정한 생선이나 해산물이 점점 희소해질수록, 가격은 올라간다. 윌크는 "어떤 생선의 가치가 올라가면 사람들은 그 생선을 더 찾게 되고, 그렇게 되면 점점 더 많은 생선을 포획하면서 멸종 위기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음식을 먹는지도 음식 가치에 반영된다. 에스더 파피스 글래스코 대학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식사의 맥락은 그 음식에 대한 갈망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통 사치스러운 음식은 고급 레스토랑이나 명절이나 휴가 같은 특별한 이벤트에 먹는다는 인식이 그 음식의 가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비싼 음식과 연관된 특정 장소에 가게 되면 그 곳에서 전형적으로 먹고 마시는 음식에 대한 욕구가 올라가고 사람들도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고 한다. 최근에 나온 한 연구 중에는 사람들은 바닷가보다는 초밥 레스토랑에서 초밥을 더 먹고 싶어 한다는 연구도 있다.

파피스는 타인과 함께 식사를 한 긍정적이면서 따뜻한 기억 또한 사람들이 음식에 부여하는 가치를 높여준다고 말했다. 쉽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크리스마스 등에 친구나 가족과 함께 먹으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러셀은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 차제가 사치스러운 일이 됐다"며 "사람들이 함께 요리하고 서로 교류하면서 식사를 하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이 부족하고 식량이 불안정한 세상에서, 함께 음식을 먹는 경험은 사치스러운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훗날 사치품이 될 수 있는 음식들

커피와 초콜릿, 향신료와 같은 특정한 음식들은 한 때 사치품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선진국의 경우 슈퍼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기온의 상승과 불규칙한 강우량은 향후 몇십 년 안에 이 상황을 다시 바꿔놓을 수 있다.

마야 문명이 전성기였던 시절, 카카오 열매는 가치 있는 화폐였다. 노동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수단이거나 시장에서 상품과 교환되었다. 그러다 스페인 상인들이 코코아를 유럽으로 가져왔고, 그곳에서 코코아는 왕실의 인기있는 음식이 되었다. 1828년 네덜란드의 화학자 코엔라드 요하네스 반 호텐은 카카오 열매를 알칼리염으로 처리하고 물과 섞일 수 있는, 가루 초콜릿 생산 기술을 발명했다. 이를 통해 초콜릿은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커피는 한때 에티오피아에서 종교적 의식에 사용되는 지역 별미였다. 17세기 서양 무역업자들이 이 음료를 자국으로 가져가 커피하우스에서 선주와 브로커, 예술가들에게 대접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네덜란드인들은 묘목을 재배해냈고, 커피 재배는 빠르게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었으며, 일상 음료가 되었다.

19세기에 굴은 매우 흔하고 값도 저렴해서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먹었다

그런데 오늘날 초콜릿과 커피는 다시 비싸지고 접근성 낮은 음식이 될 위험에 처해 있다.

모니카 주렉 옥스포드 대학 환경변화연구소 연구원은 "기후 변화로 초콜릿과 커피는 다시 희귀해지고 사치스러운 음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연구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2도 정도 올라가면 가나와 아이보리코스트의 광대한 코코아 재배지는 더 이상 코코아를 키울 수 없게 된다. 주렉은 "과거 카카오는 왕족만을 위해 사용됐어요. 기후 변화가 생산 지역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다시 더 구하기 힘든 음식이 될 수 있어요."

2015년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2050년까지 전 세계 커피 재배지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 기온 상승으로 2050년까지 라틴 아메리카에서 커피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지역이 88%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향신로는 수천 년 동안 부와 권력의 전형이었다. 이에 대한 수요로 최초의 세계 무역로가 생겨났고, 거대한 제국과 세계 경제가 생겨났다. 그런데 오늘날 향신료는 어디서나 살 수 있는, 즉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주렉에 따르면, 향신료 역시 사치품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향신료 작물들이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인다. 높은 강우량과 습도는 진딧물 같은 해충과 가루 곰팡이 등의 질병을 창궐시킨다. 인도에서 가장 큰 사프란 재배 지역인 카슈미르에서는 건조한 기후로 작황이 황폐해졌다.

마다가스카르에선 최근 몇 년 간 바닐라 생산이 기후에 타격을 입었다. 2017년 사이클론으로 농작물의 30%가 날아갔고, 가격은 kg당 600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다 보니 은 가격을 잠시나마 추월하기도 했다.

모니크 래츠 서리 대학 식품소비자센터 책임자는 "일상적인 상품이 사치품이 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사치품이 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될 수 있다는 뜻이죠."

육류를 멀리하는 것

기후 변화와 희소성만이 일상적인 음식을 사치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행동과 취향의 변화도 음식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래츠는 "'자주 그리고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인식도 음식을 사치품의 지위로 올려놓는다"며 육류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오늘날 많은 탄소를 줄이기 위해 일상적으로 먹던 육류를 줄이고 식물성 식단을 채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래츠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육류도 수십 년안에 사치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 인구가 증가하면서 육류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토지의 면적이 영향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알렉산더는 육류 소비가 흡연처럼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햄버거를 먹는 것이 어쩌면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에 부적합한 일이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2050년까지 전 세계 커피 재배 면적의 절반이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하지만 파피스는 그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고기를 먹는것이 민족적 정체성의 일부이기도 하다"며 "이를 탈피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많은 채식주의자들이 육류를 소비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거나 그것을 정당화해야 하려면 꽤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완전한 형태의 채식주의는 타인의 감정을 자극하기도 한다.

파피스에 따르면, 광고와 상점에서 육류가 없는 옵션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게 채식주의자들의 정체성 싸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신들이 육류를 먹지 않는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식품의 진짜 가격

알렉산더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설탕처럼 많은 나라들이 향후에는 육류에 세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육류의 가격은 올라가고 고기는 더 사치스러운 상품이 된다.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의 14.5%를 농사에 활용되는 동물들이 차지한다. 적색육의 생산은 온실가스 배출의 41%를 맡고 있다. 전 세계 쇠고기 생산에서 나오는 배출량은 인도 전체의 배출량과 비슷하며, 쇠고기 생산에는 콩과 같은 작물보다 단백질 1g당 20배 더 많은 땅이 필요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식품의 소매 가격과 실제 생산 비용 사이에는 우려될 만큼 불일치가 존재"한다.

이 단체가 만든 농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결과적으로, 온실 가스 배출과 수질 오염, 대기 오염, 서식지 파괴 등 커다란 환경 비용을 지불하며 생산된 식품은, 겉보기에는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대안보다 더 저렴해 보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알렉산더는 인류는 스테이크를 먹으며, 육류 생산으로 인한 환경 파과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는 고기를 먹을 때 그로 인한 결과를 깊이 따지지도 그 결과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습니다."

육류세는 이와 같은 환경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만들어질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정치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알렉산더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고기를 더 이상 먹기 힘든 것"으로 간주하면 할수록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파피스는 "희망적으로 본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보다 정확한 가격과 농업 보조금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음식을 만들 때 드는 결과를 반영하고 보다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어쩌면 앞으로 구하기 힘들 음식들...커피가 사치품 된다? - BBC News 코리아

 

커피가 사치품 된다?...어쩌면 앞으로 구하기 힘들 음식들 - BBC News 코리아

전 세계 기후와 사람들의 기호가 달라짐에 따라 커피와 육류, 향신료와 같은 음식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사치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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