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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올림픽 방송사고…박성제 MBC 사장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본문
연이은 올림픽 방송사고…박성제 MBC 사장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CIA Bear 허관(許灌) 2021. 7. 26. 19:37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에서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으로 참가국을 소개해 논란을 일으킨 공영방송 MBC가 사과문을 올린지 하루만에 또 다시 부적절한 자막으로 비난을 받았다.
MBC는 25일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예선 한국과 루마니아의 경기에서 루마니아의 라스반 마린 선수가 자책골을 넣자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넣었다. 방송이 나간 후 루마니아 축구협회는 "한국 공영방송 MBC가 자막으로 마린의 부끄러운 순간을 조롱했다"며 MBC의 자막 사진을 SNS에 올려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성제 MBC 사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연어, 이탈리아는 피자, 일본은 스시, 터키는 아이스크림, 포르투갈은 에그타르트, 멕시코는 타코.
MBC는 2020도쿄올림픽 참가국을 소개하며 음식 사진을 배치했다. 하지만 스포츠 대회와는 무관한 음식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적절성 논란과 함께 각 나라에 대한 편견이 반영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MBC는 지난 23일 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체르노빌 폭발사고', 마샬 제도는 '한 때 미국의 핵실험장', 아이티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 속', 시리아는 '10년 동안 내전'인 곳으로 소개했다.
중계방송을 본 미국인 제임스 멜닉(37)은 "평화가 목적인 올림픽 대회에서 폭동과 참사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들로 국가를 소개할 생각을 했다는 것에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사고는 MBC가, 부끄러움은 국민이'
방송이 나간 뒤 곧바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에서 타국을 폄하한 공영방송 MBC의 공식사과 방송과 강력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청원과 'MBC 올림픽 개막식 중계에 대한 조사를 해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하는 강민정(40) 씨는 "세계인들이 이 방송 때문에 MBC가 아닌 한국사람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을까봐 걱정된다"면서 "부끄러울 뿐이다"고 말했다.
박성제 MBC사장은 26일 "신중하지 못한,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한 시청자에 최고 책임자로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MBC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1차 경위를 파악해보니, 특정 몇몇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에서 그칠 수 없는 기본적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면서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MBC는 24일 홈페이지에 한글과 영문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서는 "23일 밤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방송하면서 국가 소개 영상과 자막에 일부 부적절한 사진과 표현을 사용했다"며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문제의 영상과 자막은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지만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밝혔다.
사고 아닌 인재?
MBC내부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고가 아닌 인재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MBC노동조합은 24일 성명서를 통해 "MBC내부의 도덕 불감증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며 "박성제 사장은 사고 예방은 커녕 이미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제대로 문책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앞서 문제가 된 '경찰 사칭 MBC기자 사건' 등도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은 경고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올림픽 방송사고도 "힘없는 실무자들만 처벌받을지 우려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진짜 원인 제공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도 MBC내부의 문제를 언급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요즘 왜 이렇게 사건사고가 많이 터질까?"라는 질문과 함께 "거기에는 내로남불식 징계와 포상이 있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자체조사, 진상조사 해봐야 무엇하나, 어차피 그 조사 자체가 내 편인 사고친 사람 면피해 주거나 윗사람들이 꼬리 자르기 용으로 쓰는 카드"라고 지적했다.
연이은 올림픽 방송사고…박성제 MBC 사장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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