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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표준 모형' 깨지나...과학계 '새로운 힘' 가능성 발견 본문
냉장고 문에 자석을 붙이는 것부터 농구대에 공을 던지는 것까지 물리학의 힘은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작용한다.
현대물리학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기본 힘, 즉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모든 힘을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 물리학자들이 이 같은 정의를 새로게 써야 할 다섯 번째 힘의 징후를 발견했는지도 모른다.
이번 발견은 미국 시카고 인근의 한 실험실에서 나왔다.
앞서 밝힌 4가지 기본 힘은 우주의 모든 물체와 입자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제어한다.
예를 들어 중력은 물체를 땅에 떨어지게 하고, 무거운 물체가 마치 바닥에 붙어있는 것처럼 행동하게 한다.
영국 과학기술시설위원회(STFC)는 이번 발견이 "발견되지 않은 아원자 입자(sub-atomic particle) 혹은 새로운 힘의 존재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뮤온(Muon) g-2 실험의 결과는 아직 새로운 과학적 발견으로 인정받을 수준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현재 결과가 통계적 오차로부터 기인했을 가능성은 4만분의 1이며, 이는 통계 신뢰도 4.1 시그마에 해당하는 수치다.
물리학에서 새로운 발견이 되려면 통계적 우연의 가능성이 350만분의 1, 즉 5 시그마가 돼야 한다.
이번 실험에 영국 연구진 대표로 참여한 맨체스터 대학 마크 랭캐스터 교수는 BBC에 "뮤온의 상호 작용이 표준모형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표준모형은 현대물리학에서 우주의 구성과 움직임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랭캐스터 교수는 이번 발견이 "새로운 물리 법칙, 입자, 그리고 지금껏 우리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힘"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분명 아주 흥미로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미국, 일본,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걸쳐있는 대형 강입자 충돌기에서 나온 입자 물리 실험 결과들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번 실험에 참가하지 않은 케임브리지대의 벤 알라낵 교수는 BBC에 "내 본능적 감각이 이 결과가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내 커리어를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 너머의 힘과 입자를 연구하는 데 썼다. 지금이 바로 그것을 발견한 순간이고, 너무 흥분돼서 잠도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바타비아에 있는 페르미 국립가속기연구소에서 실행된 이번 연구는 새로운 물리학적 힘의 징후를 찾기 위해 아원자 입자 뮤온의 흔들림을 연구했다.
세상에는 원자보다 더 작은 입자, 아원자들이 있다. 일부는 아원자 상태에서 더 작은 입자로 분해될 수 있지만, 몇몇 아원자들은 더는 분해될 수 없다.
뮤온은 아원자 상태에서 더는 쪼개질 수 없는 기본 입자 중 하나로 분류된다.
뮤온은 전자를 닮았지만, 질량은 전자의 200배에 달한다.
뮤온 g-2 실험을 이끈 연구진은 뮤온을 14m 자기 트랙에 넣고 자기장 속에서 움직임을 관찰했다.
표준모형을 통해 나타나는 현대 물리학 법칙을 따랐다면 뮤온은 예측치만큼 흔들렸어야 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뮤온이 예상치보다 빠르게 흔들리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뮤온이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힘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직 누구도 뮤온에 미치는 영향 외에 이 새로운 힘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모른다.
물리학자들은 이것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아원자와 연관있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 가상 입자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하나 이상의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하나는 렙토쿼크일 가능성, 다른 하나는 Z' 보손일 가능성이다.
지난달 거대 강입자 충돌기(LHCb) 실험에 참여한 물리학자들도 새로운 입자와 힘의 가능성을 제시했던 바 있다.
당시 LHCb 실험에 참가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미테쉬 파텔 박사는 “새로운 무언가가 발견됐다는 증거를 얻기 위한 경주가 정말 시작됐다"며 "더 많은 데이터와 측정이 필요할 것이고, 관측이 사실이었다는 증거를 밝혀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알라낵 교수는 그의 이론적 모델에서 5번째 기본 힘이 될 수도 있는 이것에 다양한 이름을 부여했다.
그 중에는 '풍미력(flavour force),' 제3의 하이퍼 포스', 그리고 그나마 평범한 'B 마이너스 L2'가 있다.
아원자 입자는 우리에게 더 친숙한 중력과 전자기력 (전기와 자기 작용의 힘)이 아닌 강력과 약력이 제어한다.
5번째 기본 힘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을 의문투성이로 만든 우주에 대한 몇 가지 큰 수수께끼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주의 팽창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관측은 암흑 에너지로 알려진 신비한 현상에 기인한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과거 이것이 5번째 힘의 증거 일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BBC '더 스카이엣나잇' 프로의 공동 진행자 매기 아데린 포콕 박사는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이 발견은 물리학을 뒤집을 잠재력이 있다"면서 "우리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미스터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발견은 우리에게 이러한 수수께끼에 대한 핵심 답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리학 '표준 모형' 깨지나...과학계 '새로운 힘' 가능성 발견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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