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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향해 6만명이 주먹 들었다 본문
26년 집권 중인 벨라루스 대통령… 야권 대선주자 출마등록 막자 참다못한 국민들 거리로 뛰쳐나와
30일(현지 시각)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6만명이 모여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6·사진)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는 1994년부터 다섯 번의 임기에 걸쳐 26년째 집권 중이다. 이날 시위는 옛 소련 국가에서 벌어진 반(反)정부 시위로는 최근 10년 사이 최대 규모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이유는 오는 8월 9일 열리는 대선에서 루카셴코가 여섯 번째 임기를 노리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요 야권 정치인에 대해 후보 등록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정부 활동가인 야권 인사 세르게이 티하노프스키가 대선 출마 선언을 했지만 그가 사회 교란 혐의로 체포되자 선관위는 후보 등록을 해주지 않았다. 이에 그의 아내인 스베틀라나 티하노프스카야가 무소속으로 남편 대신 대선에 출마했다. 이날 집회에서 티하노프스카야가 "권력 교체를 이뤄내자"고 외치자 시위대는 박수를 보냈다.
루카셴코는 막가파식 통치로 악명이 높다. 벨라루스 의회에서는 81%의 의원이 무소속 신분이며 거의 대부분 루카셴코의 심복이다. 권력이 여당으로 분산되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되도록 여당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야당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루카셴코가 소련 시절 집단 농장 운영자였던 점에 빗대, "벨라루스에서는 국회의원이 루카셴코가 농장에서 기르던 말에 불과한 존재"라는 말이 나온다.
벨라루스의 정보기관은 옛 소련의 KGB라는 명칭을 그대로 쓴다. 러시아도 없앤 KGB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얘기다. KGB는 야권 정치인은 물론이고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수시로 체포하는 루카셴코의 친위대다. KGB를 동원해 야권의 움직임을 무력화시킨 것이 루카셴코가 대선마다 압승했던 주된 이유다.
루카셴코는 지난해 총선에서 '미스 벨라루스'였던 23세 여자 친구를 국회의원에 당선되도록 만들어 비난을 샀다. 또한 그는 자신의 주치의였던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16세 아들을 후계자로 지정해 외국 정치 지도자를 만날 때 데리고 나간다.
이번 대선에서도 루카셴코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지만 그의 장기 집권을 반대하는 움직임도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BBC는 보도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그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 그는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정신병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며 방역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8일 "나도 코로나에 걸렸지만 무증상이었다"고 밝히며 "코로나 환자의 97%가 무증상"이라고 했다. 의학적 근거가 없는 발언이다. 인구 950만명의 벨라루스에서는 30일까지 6만7665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그중 553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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