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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項庄舞劍(항장무검)" 언행과 속셈이 다름 본문

->제1, 2, 3공화국 구분(북한역사)/許灌 머리소리함의 漢文, 漢字書堂

"項庄舞劍(항장무검)" 언행과 속셈이 다름

CIA Bear 허관(許灌) 2017. 3. 19. 19:50

 

"項庄舞劍(항장무검)" 언행과 속셈이 다름[항장은 항우의 부하 장수를 가리키는데 항장이 검무를 추다는 뜻으로 언행과 속셈이 다름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목덜미 항(項), 농막 장(庄), 춤출 무(舞), 칼 검(劍)..

기원전 206년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은 두 갈래로 나뉘어 진(秦)나라 도읍 함양(咸陽)을 공격하고 먼저 함양에 입성하는 자가 관중의 왕이 되기로 약속하였다.

가는 도중에 유방은 진나라의 가혹한 법을 폐지하고 곡식 저장고를 열어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었다. 그렇게 관중 백성들의 큰 지지를 얻은 유방군은 아무런 저항 세력도 만나지 않고 순조롭게 함양에 도착해 그곳을 점령했다.

마침 항우가 함양 인근의 신풍현(新豊縣) 홍문(鴻門)에 이르렀을 때였다. 유방이 벌써 함양을 공격하고 관중에서 왕을 자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항우는 몹시 분개하였다. 이때 모사 범증(范增)은 연회를 베풀어 유방을 초대하고 기회를 틈타 유방을 죽여야 한다고 항우에게 간언하였다.

당시 유방의 군대는 10만여 명으로 무려 40만여 명이었던 항우대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비록 왕의 자리를 꿰찼지만 후환이 두려웠던 유방은 매일 밤잠을 설쳤다. 그의 이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모사 장량이 유방에게 항우를 직접 만나 양해를 구하고 눈앞의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며 조심스레 귀띔했다. 더는 지체할 수가 없었다. 다음날이 되자 유방은 모사 장량과 장수 번쾌(樊噲)와 함께 항우가 있는 홍문으로 향했다.

유방은 항우를 만나자 공손하게 예를 갖추고 갖고 온 예물들을 그에게 바쳤다. 항우도 주안상을 내어 유방과 장량을 청하고 우호를 표시했다. 대신 유방의 장수 번쾌는 막사 밖에 머물게 했다.

유방이 겸허한 태도로 항우에게 말했다.

"대왕과 함께 함양을 공격하고자 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실은 함양을 점령한 후 장군께서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왕이 되려는 욕심 따위는 결코 없었습니다. 하오니 믿어주십시오."

항우는 유방의 겸허한 태도와 진심 어린 말투에 그를 죽이려 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항우가 행동을 취하지 않자 곁에 있던 모사 범증이 몇 번이나 암시했지만 항우는 끝까지 못 본 체했다.

유방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이대로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한 범증은 막사 밖으로 나가 항우의 동생 항장을 불렀다.

"항장 장군, 지금 들어가 검무로 흥을 돋우다가 기회를 봐 유방을 죽여주게. 어서!"

항장은 허리에 차고 있던 보검을 빼 들고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대왕과 귀빈들의 흥을 돋우고자 이 자리에서 멋진 검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항장이 검을 휘두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때 의도를 눈치챈 장량의 친구 항백이 몸을 일으켜 자신도 항장과 어울려 검무를 추며 유방을 엄호했다. 그 바람에 항장은 전혀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장량은 유방이 위험하다는 것을 감지하고 황급히 밖에 있는 번쾌를 불러들여 유방을 보호하게 했다. 번쾌는 검과 방패를 들어 자신의 앞을 가로막아서는 호위병들을 단숨에 쓰러뜨리고 안으로 쳐들어갔다.

헐레벌떡 들어온 번쾌를 본 항우가 번쾌의 용맹함을 극찬하더니 그에게 돼지고기 한 접시를 내어주며 물었다.

"자네 술 마시는 게 두려운가?"

"죽음조차 두렵지 않은 대장부가 어찌 술이 두렵겠습니까. 유방 장군께서 천신만고 끝에 함양을 취하고 공을 세웠는데 도리어 암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니요. 앞으로 그 누가 또다시 대왕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겠습니까."

번쾌의 말에 항우가 대답했다.

"자네가 넘겨짚은 것 같소. 유방을 죽이려는 마음이 없으니 안심하고 술을 먹게나."

오래 머물 곳이 못된다고 판단한 유방은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조용히 막사를 빠져나와 번쾌와 함께 자신의 군영으로 돌아왔다.

항장무검은 술자리의 흥을 돋우어 주려 했던 것이 아니라 유방을 암살하기 위한 위장술이었다. 후세인들은 "항장무검"이라는 말로 다른 속셈이 있는 행동을 풍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