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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정권 최후의 날이 언제 닥칠지 누가 알겠는가 본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국가원수가 고향이자 최후의 거점이었던 시르테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1969년 9월 쿠데타로 집권한 후 42년 동안 이어져온 카다피의 철권통치 시대가 비참하게 막을 내렸다.
카다피의 참혹한 최후를 지켜본 사람들은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는 김일성의 둘도 없는 친구로서 북한을 몇 차례 방문했고 평양의 인민궁전을 본떠 부쿠레슈티에 거대한 대통령궁을 짓기도 했다. 1989년 가을 동유럽 곳곳에 민주화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을 때도 차우셰스쿠의 무자비함을 아는 사람들은 이 정권만은 결코 무너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1989년 12월 루마니아에서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되자 차우셰스쿠는 군대에 발포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맨주먹의 국민들은 대통령궁을 함락했고, 헬기를 타고 탈출한 차우셰스쿠 부부는 경찰에 붙잡혀 하얀 눈을 벌건 피로 물들이며 공개 총살됐다.
지난 2월 카다피가 반(反)정부 시위에 전투기 폭격을 퍼붓자 다들 카다피 출신 부족(部族) 세력이 강대해 반정부 시위대가 결국 꺾이고 말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카다피가 끌어안고 있던 최신 전투기와 미사일도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
이제 지구상에 남은 독재자는 시리아의 아사드, 예멘의 살레, 그리고 북한의 김정일 세 사람을 꼽는다. 중동의 두 정권은 점점 격렬해지고 있는 반정부 투쟁을 무력으로 짓누르며 버티고 있지만 예멘 정권은 반쯤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많은 전문가가 1945년부터 66년째 주민들을 짓밟고 있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왕조만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북은 남쪽이 휴전선으로 막혀 있고 북쪽은 형제 나라 중국이 든든한 버팀목 구실을 해주고 있어 세계의 민주화 소식이 스며들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다수설(多數說)이라고 믿는 것도 어느 날 허물어지고 나서 들여다보면 속 빈 강정처럼 허무하기 짝이 없는 경우가 숱하다.
미국은 북한과 협상해서 문제를 풀기보다는 북의 체제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더 현명하겠다는 판단 쪽으로 기울고 있다. '혁명 가족'이라는 가짜 족보로 주민을 속이는 것도 이제 한계에 도달했고 물샐틈없이 막고 있다지만 세계의 변화 소식은 북한의 중간층 이상에겐 더 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니며 김정일의 남은 수명도 10년은 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일의 아들들과 손자들이 북한 밖에서 보여주는 행태와 탈북자들의 행렬은 북한이 맨 위쪽과 맨 아래쪽에서 동시에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김정일 체제의 최후는 10년 후에 올 수도, 그보다 훨씬 빨리 올 수도 있다. 북 체제가 자연적으로 무너지길 기다리자면 북 주민들의 지옥 같은 삶이 그만큼 장기화될 것이고, 어설프게 북 체제 붕괴를 촉진하려다간 카다피식 최후의 발악을 불러 비극을 몰고 올 수도 있다. 대한민국은 대통령부터 보통 시민까지 온 국민이 북한의 최후를 어떻게 맞아야 할지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과연 갖추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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