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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붙이기 인상’에 대학생 납부거부 투쟁 "1년 등록금 천만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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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전국 100여개 국·공·사립 대학생 모임인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원회(교대위)의 자료를 보면, 올해 확정된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률은 6~9%에 이른다. 전년도보다 7.5% 올린 고려대의 신입생 1년치 등록금은 의학계열이 무려 1663만원이나 되고, 공학계열 1091만원, 인문·사회계열 831만원이다. 고려대보다 등록금이 50~70만원 가량 싼 연세대는 올해 8.9%를 인상했다. 최근 새로 취임한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대학 자율화가 입시 문제에만 치중돼 있어 불만”이라며 등록금 대폭 인상 뜻을 밝히기도 했다.
국립대의 등록금 인상률은 8~14%로 사립대보다 더 높다. 국립대 가운데 등록금이 최고 수준인 서울대는 지난해보다 재학생은 5.1%, 신입생은 8%를 차등 인상하기로 했다. 충북대는 14.5%, 전남대는 8.6%를 올리기로 했다. 국립대 인상률이 높은 것은, 정부가 추진 중인 국립대 법인화가 현실화하면 등록금 인상 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 대학들이 미리 최대한 올리려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학생들은 “민주적 절차나 합리적 근거 없이 대학이 일방적으로 등록금을 결정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마다 1월 학교 쪽과 학생 대표가 ‘등록금 책정위원회’를 구성해 마주앉지만, 제대로 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학들이 핵심 자료인 예·결산 자료 등을 성실하게 공개하지 않은 채 인상률을 제시한다는 불만이다. 김병국 교대위 집행위원장은 “대학들은 결산이 2월까지라는 이유를 대면서 가결산 자료조차 내놓지 않는다”며 “협상은 진전 없이 끝나고 대학들은 일방적으로 등록금 인상률을 결정하는 일이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청계광장에서 등록금 동결 등을 내걸고 ‘전국 대학생 1차 공동행동’ 행사를 열었던 교대위는, 재학생들에게 고지서가 발부되는 대로 ‘등록금 납부 거부 투쟁’에 들어가기로 했다. 용리브가 숭실대 총학생회장은 “방학 중이라 어려움도 있지만 학생들과 함께 등록금을 내지 않은 채 학교 쪽과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대위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대학 등록금 대책으로 내놓은 저리 학자금 대출과 장학금 확대 정책만으로는 등록금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며, 소득 수준을 반영한 등록금 상한제 도입과 고등교육 재정 확충 등을 촉구했다.
일부 학부모 단체들도 ‘대학 등록금 고지서 반환 운동’에 나서는 등 등록금 투쟁을 거들고 나섰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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