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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BDA 자금 전액 해제에 합의 본문
미국은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는 북한 자금 2천5백만 달러를 모두 풀기로 북한과 합의했습니다. 북한은 이 돈을 되돌려 받으면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목적에만 쓰기로 약속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제 조치가 북한 자금에 대한 불법 돈세탁 혐의로 미국 재무부가 지난주 이 은행에 내린 제재 조치와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다니엘 글래이저 부차관보는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자금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Glaser: The United States and the N. Korean government have reached an agreement on the disposition of DPRK related funds frozen at Banco Delta Asia.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북한측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2천 5백만 달러 모두를 중국은행 베이징 지점의 북한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보내달라고 제안했으며, 이 돈을 되돌려 받으면 인도적 활동과 교육 활동 같은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목적에만 쓰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북한의 약속은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Glaser: N. Korea has pledged within the framework of six-party talks that these funds will be used solely for the betterment of the N. Korean people, including for humanitarian and educational purposes.
이같은 합의에 따라 미국은 그동안 논란이 됐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자금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믿는다고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자금의 처리는 마카오 법에 따라 마카오 정부가 결정할 사항인 만큼, 기술적인 문제는 북한측이 마카오 당국과 직접 풀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로써 그동안 미국과 북한 사이의 최대 쟁점이었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1년반만에 마무리됐습니다. 북한은 이 문제를 핑계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을 계속 거부하다 지난해 말 미국으로부터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다시 회담에 복귀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6자회담이 타결된 뒤에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2천5백만 달러가 모두 풀리지 않으면 영변 핵시설을 폐쇄 봉인하겠다는 약속을 완전히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 핵문제의 진전을 가로막았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풀린 만큼 이제 산적한 다른 현안들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Hill: This matter has been resolved and now we can move on to the next problem, of which there are many.
힐 차관보는 베이징에서 19일부터 시작된 6자회담에서 북한의 핵동결과 그 대가로 보낼 중유 문제, 그리고 2단계 핵폐기 조치인 핵시설 불능화와 핵 개발 계획의 전면 신고, 그리고 이에 대한 추가 대북지원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자금이 모두 풀리면 영변 핵시설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부상은 6자회담 전체회의 기조연설에서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충실해야한다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국의 이번 결정은 지난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과 미국 금융기관 사이의 거래를 전면 금지한 재무부의 조치와 상반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4일 미국 재무부는 1년반 동안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조사한 결과 이 은행이 북한의 달러 위조와 담배 위조, 마약 거래, 돈세탁 등 각종 불법행위를 도운 사실이 재확인했으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에도 연루됐음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19일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부시 미국 행정부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 보다는 북한 핵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은행에 묶인 북한자금 2천5백만 달러라는 작은 돈 때문에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을 망쳐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재무부의 고위관리들이 우려를 나타내기는 했지만, 결국 재무부도 물러서고 말았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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