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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본주의 관심 증대 본문

Guide Ear&Bird's Eye/북한[PRK]

북한 자본주의 관심 증대

CIA Bear 허관(許灌) 2006. 12. 3. 20:30


김정일 당 총비서겸 국방위원장은 지난달 중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한 중국의 상하이(上海)를 방문, '천지개벽됐다'고 감탄하며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할 증권거래소 등을 돌아보며 상하이와 같은 `특구'를 만들겠다는 의사까지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비서가 지난 95년 6월 노동신문에 발표한 글에서 '사회주의 경제관리에 자본주의적 관리방법을 끌어들이며 자본주의적 소유를 되살리게 되면 사회주의사상의 경제적, 물질적 기초를 허물어 버리고 개인주의, 이기주의와 부르죠아사상이 자라날 수 있는 조건을 지어주게 된다'며 개혁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 점을 고려한다면 그의 언급은 매우 파격적인 것이다. 북한의 개혁ㆍ개방으로까지 받아들여진다.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체제의 붕괴에 대해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사회주의 배신자'(당시 정치지도자)와 제국주의의 합작품이라고 여겨왔던 북한이 최근들어 자본주의에 상당한 관심을 돌리는 것은 물론 경제건설 때문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지난해 아시아개발은행(ADB)에 가입 신청을 냈고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등 국제금융기구와 국제공동체 가입에도 관심을 나타낸 것은 주목할만한 현상이다.

'간악한 제국주의자와의 외교전에서는 한걸음의 양보가 백걸음, 천걸음의 양보를 가져 온다'고 제국주의와의 비타협을 주장해 온 북한이 이처럼 이른바 제국주의가 주도하고 있다는 국제금융기구의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다분히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실리 추구'라는 입장을 취한 결과라는 지적이 대체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발표한 신년 공동사설에서도 `실리 추구'를 강조하며 이 방향으로 나갈 것임을 밝혔다.

북한이 본격적으로 자본주의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한 시점은 대체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90년대 중반 이후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97년 유엔개발계획(UNDP)의 지원아래 경제관료 15명을 중국 상하이에 파견한 이후 200여명에 이르는 관료를 미국, 호주, 태국, 싱가포르, 헝가리 등지에 보내 시장경제에 관한 교육을 시켜 왔다. 또 당면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내각 무역성 산하에 `자본주의제도 연구원' 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주의 연구기관은 '자본주의 생존방식과 대기업의 관리능력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는 김 총비서의 교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98년 10월 자강도 희천시의 압록강타이어공장을 시찰하면서 '모든 나라들이 자본주의 무역을 하고 있는 조건에 맞게 기업소 경영 관리를 사회주의원칙에 기초하고 무역은 자본주의 나라들과 상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의 신문ㆍ방송, 출판물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중순 이후 자본주의에 대한 비난의 수위가 그 이전과 비교해 낮아졌다. 북한은 선전ㆍ선동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한 방송ㆍ신문, 출판물을 통해 실업, 마약, 황금만능 등의 풍조가 면연하고 있는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보도해 왔다.

북한은 자본주의를 착취와 피착취 계급의 대립구조로 보고 있다. 쉽게 말해 북한방송이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돈이 힘이고 기쁨'이라고 밝힌 데서도 나타내듯 자본가들이 노동자를 고용해 착취를 하는 `있는 자의 세상'이며 이에 따라 고용자들은 사회의 하층에서 고통 속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곳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자본주의 풍조를 `황색바람', `사회주의를 와해시키는 독소' 등으로 표현하며 '모기장을 튼튼히 쳐야 하고 그 사소한 요소도 제때에 짓부셔 버려야 한다'고 고창하던 보도도 뜸해 졌다.

북한에서는 또 자연재해 등의 여파로 활성화되고 있는 농민시장에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메커니즘을 체득해 가고 있다. 북한 스스로도 '자본주의적 잔재를 많이 가지고 있는 뒤떨어진 상업의 형태'라고 밝히고 있는 농민시장에서는 국정가격과 전혀 다른 수요와 공급에 의한 가격이 형성,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북한은 자유 시장경제에서 통용되는 수요-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농민시장을 사회주의가 발전돼 `전인민적 소유'(국유화) 상태가 되면 없어지게 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최근 들어 더욱 활성화돼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회주의 붕괴 요소로 보며 자본주의를 극도로 경계해온 북한도 최근들어 강성대국 건설 등에 대한 필요성의 제기로 점차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쌀밥에 비단옷을 입고 기와집에 살게 하겠다던 김일성 주석의 해묵은 숙망을 실현하기 위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