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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 핵 추진 잠수함 부산 입항 비난 담화…ICAO에 ‘한국 무인기 평양 침투’ 조사 요청 본문

Guide Ear&Bird's Eye/미국의 소리[VOA]

북한, 미 핵 추진 잠수함 부산 입항 비난 담화…ICAO에 ‘한국 무인기 평양 침투’ 조사 요청

CIA Bear 허관(許灌) 2025. 2. 12. 09:34

미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알렉산드리아함. USS Alexandria (SSN 757)

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대미 담화 빈도를 크게 늘린 북한이 이번엔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의 부산 입항을 비난하는 담화를 냈습니다. 북한은 또 자신들이 주장했던 한국 무인기 평양 상공 침투 사건에 대해 국제기구에 진상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한국 내 입항과 관련해 담화를 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국방성 대변인은 11일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알렉산드리아함의 부산 입항과 관련해 담화를 내고 “변할래야 변할 수 없는 미국의 대조선 대결 광기의 집중적 표현”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담화는 알렉산드리아함의 부산 입항은 “안보 우려에 대한 노골적 무시”라며 “국가의 안전 이익과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임의의 수단을 사용할 준비 상태에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2025년 2월 11일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이 게재한 북한 국방성 대변인 담화문 전문. (화면출처: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쳐)

또 “힘을 통한 지배를 맹신하고 있는 패권적 실체인 미국에 대해 철저히 상응한 힘으로써 견제해야만 한다는 것이 우리가 견지해나가고 있는 대응 원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알렉산드리아함은 앞서 지난 10일 군수물품을 보급받고 승조원의 휴식을 위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습니다.

지난 1991년 취역한 알렉산드리아함이 한국에 입항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렉산드리아함은 길이 110m, 폭 10m, 배수량 6천여t으로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입니다.

진행자) 최근 들어 북한의 대미 비난이 부쩍 늘어났는데요, 이번 담화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는 걸까요?

기자)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알렉산드리아함의 입항은 통상적인 활동이라며 북한이 원래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민감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층 더 예민하게, 다만 매우 절제된 표현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이번에 들어온 게 SSN, 그러니까 ICBM이 실려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응하는 걸 보면 미국 압박 행위를 계속하겠다 왜냐하면 기싸움을 하는 단계에서 지금 김 위원장이 원하는 걸 얻은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압박 수위를 점차 올려가는 상황이다, 그리고 계기가 있을 때마다 압박 수위를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봐야겠죠.”

북한은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대미 비난 빈도를 크게 늘렸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신임 국무장관이 2025년 1월 21일 미국 워싱턴 아이젠하워 정부청사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 앞에서 국무장관 취임 선서를 한 후 연설하고 있다.

지난 3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불량국가라고 언급한 인터뷰를 비난하고 8일엔 조선통신사 논평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의 비핵화 촉구를 반박했습니다.

9일에도 역시 조선통신사 논평으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참가한 미한일 연합공중훈련과 미한 공군 연합 쌍매훈련에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고, 같은 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건군절 연설을 통해 미국을 “한반도 격돌 구도의 원인”이라며 핵 무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밝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화 재개의 조건을 집요하게 제시하는 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녹취: 박원곤 교수] “그들이 말한 적대시 정책 가장 앞부분에 있는 게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죠. 그래서 적대시 정책 철회가 대미 대화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다면 최소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 중단이 있어야 그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거고요.”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2023년 4월 한미 워싱턴 선언 이후 전략자산이 전개될 때마다 자주 비난 담화를 발표해왔고 오늘도 그런 연장선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북한은 또 자신들의 비핵화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 아닙니까? 이런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북 핵 담당 고위 관리들이 최근 미일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구래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은 방한 중인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신임 북 핵 수석대표와 10일 오후 서울에서 만나 그동안 한미일 3국이 거듭 확인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일관되게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2025년 2월 10일 조구래 한국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이 방한 중인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신임 북핵수석대표와 상견례 겸 한일 북핵 고위급 협의를 가졌다. (사진출처: 한국 외교부 홈페이지)

양측은 지난 7일 미일 정상회담 결과를 포함해 그동안 미한, 미일 간 북 핵과 북한 문제와 관련한 소통 결과를 상세히 공유하고, 미한일이 긴밀한 정보 공유와 정책 공조를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전략적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한일 공조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한일 간 공조 하에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5월 러시아 전승절에 참석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고리 모르굴로프 중국 주재 러시아대사는 10일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인 ‘러시아 24’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2024년 10월 23일 BRICS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러시아 카잔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시 주석의 전승절 참석이 현실화하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중러 밀착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 주석은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오는 9월 초 중국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기념행사에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이번 러시아 전승절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참석 가능성도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만일 그렇게 되면 북중러 3국 정상이 함께 만날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두진호 박사는 미국과 서방에 대항할 국제적 기반을 확대하려는 시 주석 입장에선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수십개 국가의 정상 등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 전승절이 놓치기 아까운 외교 무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두 박사는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북한 군을 참가시키기로 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도 이번 전승절에 우크라이나 전쟁 승전 선언을 노리고 있는 푸틴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앞서 지난달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북한이 올해 상반기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두 박사는 그러나 북중러의 3각 밀착은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대중 정책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025 년 2 월 7 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회동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녹취: 두진호 박사] “트럼프 신행정부가 오는 5월 9일까지 대중국 봉쇄와 관련해서 어떤 강한 카드를 꺼내들지가 북중러 연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이렇게 예상합니다.”

진행자) 김 기자, 이런 가운데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이른바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조사를 유엔 기구에 요청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0일 한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지난해 10월 평양 상공에 한국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자신들의 주장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하는 진상조사를 요청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이 무인기를 보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고, 한국 군 당국은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11일 “북한이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ICAO를 정치화하는 데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북한은 국제 규범을 위반한 채 한국과 국제사회의 민간항공 안전에 심대한 위협을 자행하는 GPS 교란부터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 문제를 수 개월이 지난 지금 다시 꺼내놓은 의도는 무엇일까요?

기자)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한국 내에서 이 사안이 현재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윤석열 정부의 ‘북풍 유도’ 논란을 부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사진출처: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

[녹취: 장용석 박사] “한국 내정에 간섭해서 윤석열 정권과 각을 세우는 이런 의미, 물론 이것은 탄핵이 인용될 경우까지 대비해서 나름의 우호적 정세를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그런 맥락에서 짚어주고 불씨를 살리는 그런 의미다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항공기 안전운항과 관련한 규정을 담은 국제민간항공협약 즉 시카고협약에 따라 설립된 ICAO는 유엔 전문기구로, 한국과 북한 모두 회원국입니다.

ICAO 규정과 관례상 이사회는 조약을 맺은 나라가 제기한 어떠한 문제에 대해서도 일단 논의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22년 북한이 한국에 무인기를 무단 침투시켰을 당시 ICAO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국제법적, 외교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