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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예술: AI는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킬까? 본문

Guide Ear&Bird's Eye/영국 BBC

인공지능 예술: AI는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킬까?

CIA bear 허관(許灌) 2022. 12. 6. 09:44

'여왕벌의 마지막 안식처'

인공지능(AI)는 예술의 종말을 가져올까? 수년간 AI로 창작활동을 해 온 예술가 알렉산더 레벤은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어쩌면 우리는 창의성의 개념이 달라지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2020년, 나는 창의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인간관계와 모이고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고 있던 시기였다. 많은 사람처럼, 나도 물리적 고립 상태에 갇혀 있었다. 혼돈과 불확실성 속에서 예술적 영감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기대치 않았던 조력자, AI를 만나게 됐다.

내가 오리지널 텍스트 단락을 쓸 수 있는 'GPT-3'라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접한 건 그때였다. 예를 들어, 이 알고리즘은 내가 "다음은 물고기에 대한 설명이다"를 입력하면, 이에 대한 설명을 다음과 같이 작성해 준다.

"물고기는 길고 날씬한 몸을 가진 은색 빛깔의 작은 생물이다. 지느러미는 섬세하고 투명하다. 꼬리지느러미는 갈래로 갈라져 있다. 눈은 크고 검은색이며 입은 작다."

이 설명은 AI가 인터넷에서 끌어온 것이 아니다. 직접 작성한 것이다. 그런데 GPT-3는 몇 개 문장을 쓰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적합한 프롬프트(운영체제에서 AI에 보내는 메시지)만 입력하면, 에세이와 소설은 물론 기사도 쓸 수 있다. 그 결과물 중에는 인간이 쓴 것이라 할 만한 것들도 있다. 그래서 나는 시덥지 않은 농담, 시, 공상과학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실험했다.

몇 주간의 실험이 끝났다. 나는 AI가 상상력이 담긴 예술 작품도 묘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술관에 걸려 있는 그림들을 보면 옆에 설명이 있는데, 이걸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GPT-3 및 다른 예술용 AI 도구를 사용해서 예술 창작을 하는 출발점이다. 즉 화장실 플런저(화장실 등의 배관 청소 도구)를 이용한 작품부터 메이페어 아트 갤러리 벽에 걸린 거대한 유화까지 AI와 협업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최근 몇 달간, 예술계에선 'AI 예술은 예술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에 대해 많은 논쟁이 이어졌다. 향후 파괴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편향과 윤리, 소유권 및 대표성 등과 관련해 우리가 답해야 할 중요한 질문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새로운 기술이 예술계에 격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러한 일은 수 세기 동안 있었다. 하지만 내 경험을 말하자면, 나는 AI로 조각과 그림 등을 만들면서 창조적인 과정 및 인간과 기계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게 됐다. 이제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예술 형식의 출현을 목도하고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한 가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면, 내가 말하는 AI는 의인화되거나 지각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이며, 그 과정에 인간이 있어야 한다. 나는 GPT-3를 활용해 상상력이 들어간 예술 작품을 만들면서 바로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시스템이 듣기 좋은 설명을 만드는 것은 꽤나 쉬웠다. 하지만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나는 AI 시스템을 위해 효과적인 입력 텍스트를 작성하는 것, 즉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약 한 달의 시간을 투자했다.

그다음에는 작업 흐름을 만들었다. 우선 AI를 적합한 방식으로 "자극하는" 일련의 초기 단어를 찾았다. 그리고 GPT-3 및 기타 알고리즘을 사용해 작품에 대한 설명과 가상의 창작자 이름, 생년월일 및 기타 세부 정보(때때로 GPT-3는 질문을 통해 이를 수집함)를 생성했다. 이를 통해 나온 수백~수천 개의 결과물을 검토해 내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찾았다. 그리고 이를 다시 시스템에 피드백으로 입력해 더 많은 텍스트 결과물을 만들었다. 마지막은 구두점과 띄어쓰기, 텍스트에 대한 기타 기술적 조정(의미를 변경하는 것은 없었다)이다.

나는 아래와 같은 결과물을 얻었다. 더불어 내 작업 과정이 적합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너무 만족스러운 나머지 나는 스튜디오 문을 걸어 잠그고 한참을 웃었다).

"이 작품은 플런저, 화장실 플런저, 플런저, 플런저, 플런저, 그리고 플런저로 구성된 작품이다. 이들 플런저에는 저마다 조금씩 수정 작업이 들어갔다. 첫 번째 플런저는 보통의 플런저다. 하지만 나머지는 고무 컵만 남을 때까지 손잡이를 점차 더 많이 제거한 일련의 플런저들이다. 이 작품의 제목은 '플런저들(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로 알려진 예술가들의 '플런저와 밤에 갑자기 하락하는 것들의 짧은 역사'다."

"'플런저들'은 1972년에 결성된 익명의 예술가 단체다. 그들은 '플런지즘(Plungism)이라는 새로운 예술 형식 개념을 만들고 이를 알리려' 노력했다. 플런지즘은 플런저리즘(Plungerism)이라는 개념을 창의적으로 해석한 것. 플런저들은 이를 '예술가의 마음이 유동적인 상태에 있어서 모든 것, 심지어 플런저로부터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마음 상태'라고 정의했다. 플런저의 작품은 뉴욕 갤러리에 전시되었으며, '플런저의 진행', '플런저들', '플런저의 역습', '빅 플런저 4: 최종 플런저'와 같은 주제로 전시를 구성했다. '플런저 퍼레이드'라는 이름으로 공공장소에서 플런저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플런저들은 사라졌고, 신원에 대한 그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나는 이 결과물을 보며 궁금해졌다. AI가 만든 이런 설명을 실제 생활에서 활용해보면 어떨까? 작품을 디지털에서 물리적인 영역으로 옮기면, 모니터 화면에서는 부족했던 무게와 존재감이 더해질 것 같았다. 하지만 AI는 물리적인 물체를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인간인 나의 능력이 필요했다. 내가 상상력과 조직화, 미적 판단, 시각화와 완성을 위한 직관을 보태주면, AI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공생 관계가 형성됐다.

다음은 내가 AI를 활용해 "AI 엠 아이?(AI Am I?)"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만든 실제 플런저 작품이다.

플런저들'

나는 이 터무니없는 작품을 하이콘셉트(서로 관련 없는 아이디어들을 결합해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는 것) 박물관에 있는 마르셀 뒤샹의 소변기 옆에 당연한 듯 전시했다. 물론 "플런저들"이라는 집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 허구적 사실주의 작품에 대한 매력적인 이야깃거리가 된다. 많은 현대 미술 작품들은 텍스트가 작품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최종 작품 제단화, 도판, 벽면 레이블도 함께 만들었다.

다른 작품들과 함께 AI가 쓴 작품 설명을 보자. (각 설명에 한 전체 원문 텍스트는 이곳에서 읽을 수 있다.)

AI의 설명:

"이 조각품은 나쁜 꿈처럼 뒤죽박죽이 된 플립 시계가 들어 있다. 시계는 빈 스튜 깡통 위에 놓여있다. 이 깡통은 예술가가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배가 고파 먹은 스튜의 깡통이다…"

먹을 시간(블랙 포레스트 스테이크 레드 #9)'

AI의 설명:

"이 조각품은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조립 장난감으로 만든 거인과 닮아있다. 작품 제목은 '영구적인 일시적인'이다. 이 작품을 본 후 '글쎄, 바람에 날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에서 영구적이지만, 조립하고 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일시적이다'라고 말한 작가 아버지의 발언에서 따왔다."

영구적인 일시적인'

AI의 설명:

"이 작품은 캔버스에 찔러놓은 이쑤시개들이다. 이쑤시개는 밀랍에 담가 황금색을 띠게 됐다. 이 작품은 꿀벌의 역경에 대한 주석을 나타낸다..."

여왕벌의 마지막 안식처'

AI의 설명:

"이 조각 작품은 지붕널과 손잡이, 현관 조명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경찰이 수갑을 채웠다… 이 작품은 집에 대한 아이디어를 탐구한다. 내부 영역의 경계와 한계, 그리고 그것이 응축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이건 배리어답지 않아'

GPT-3를 활용한 작업의 예상치 못한 소득 중 하나는 내가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한 적이 없는 예술적 표현수단과 기술에 도전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예술가들과 협력해 예술을 창작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나는 그라피티의 미적 어휘와 용어를 모른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활동한 친구에게 그라피티 작업에 대한 AI 설명을 제공하자, 그는 AI도 나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 냈다. 이를 통해 인간과 기계의 고리에 또 다른 인간이 추가됐다.

AI의 설명:

"'소파 킹'의 서명에 있는 크고 '멋진 S' 다음에 K와 꼬리가 달린 뒤쪽 '7'은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쉽게 식별할 수 있다..."

소파 왕의 서명'

전문 예술가와의 협업의 반대 경우도 있었다. 아이가 가진 무한한 상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만들 때는 다섯 살짜리 아이의 도움을 받았다.

AI의 설명:

"이 작품은 5살짜리 아이가 만들었다. 이미지는 집과 흡사 배처럼 보이는 것, 또는 어쩌면 배 위에 있는 집을 묘사한 것처럼 보인다..."

'달을 위한 배'

AI를 활용한 나의 실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작년에 AI 예술 창작 도구가 폭발적으로 쏟아져나왔다. '달리2',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도구는 프롬프트(이미지 설명)를 작성만 하면, AI가 그림을 그려준다. '아트브리터 콜라주', '메이크 어 신' 같은 경우 프롬프트와 함께 기본적인 스케치나 초기 콜라주를 만들면, AI가 세부 사항을 완성한다. 각각의 플랫폼은 미적 결과물과 특징이 다르다.

아래는 내가 '젠 아트'로 만든 텍스트 기반 작품(5살짜리 아이를 멋지게 흉내냈다)이다. 나는 "솜사탕 꿈의 배"라는 프롬프트로 이 작품을 만들었다.

'솜사탕 꿈의 보트'

그리고 이것은 내가 '메이크 어 신'으로 만든 '떠다니는 핫도그'다.

간단한 스케치가 상세한 표현이 될 수 있다 ... 날아다니는 핫도그

한동안 이러한 AI 예술 창작 도구를 써보다가, 이것이 AI 활용 창작 과정에 인간이 참여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작품의 재생산자이자 큐레이터, 컬렉터가 되는 것이다.

흥미로운 결과물을 찾기 위해 나는 다양한 프롬프트를 시도해봤다. 그리고 그중 일부(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프롬프트 중에서)를 선택해 재생 작업자에게 보내 실제 유화를 만들었다. 이렇게 작품이 그려지는 것도 기록으로 남겼다. 런던 가젤리 아트 하우스에서 열린 나의 최근 전시에서도 이를 소개했다.

AI의 설명:

"이 그림은 집에서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다가 동안 말다툼하는 부부를 그린 것이다... 작가는 "이 그림은 우리의 삶이 종종 소비문화에 의해 통제되는 방식을 은유한다"고 말했다."

빌리와 맘은 작은 사이드 테이블을 만들다 언쟁을 벌이고 이혼하기로 결정했다'

아래는 갤러리에 전시된 유화 작품과 이를 그렸다고 추정되는 가상의 예술가 '에스타리노 벤가르텐'에 대한 설명을 촬영한 것이다.

AI의 설명:

"이 그림은 머리에 TV를 가진 어린 소녀를 그렸다. 제목은 "당신은 당신이 보는 것"이다. 소녀는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흐릿한 흰색 배경에 서 있다. 이 그림은 텔레비전에 대한 집착과 그것이 우리 삶을 장악한 방식에 대한 주석이다..."

'당신은 당신이 보는 것

이 그림들 외에도 나는 다른 그림 이미지를 5개 세트로 만들어 갤러리 벽에 전시했다. 작품 수집가가 찾아와 다섯 가지 작품 중 하나를 선택하면 최종 유화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선택을 통해 그들도 작품 제작 과정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나는 화가가 아니다'

지난 몇 달간은 AI를 이용해 3D 조각도 제작했다. AI가 상상한 이 조각품이 3D 프린팅되거나, 종이를 잘라 만들어지거나, 유리 섬유로 만들어지거나, 세라믹으로 조각되거나, 청동으로 주조된 것이다. 즉 현대의 디지털을 거의 불멸이라 할 수 있는 고대의 재료 및 처리 과정에 담았다.

달리2로 만든 '무제' 프로토타입
스테이블 디퓨전으로 만든 조각 프로토타입

이러한 기술 확산에는 새로운 예술 형식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따라온다. 예를 들어, 샤를 보들레르는 "이 산업은 예술의 영역을 침범함으로써 예술의 가장 치명적인 적이 됐다"고 썼다.

보들레르가 글을 쓴 것은 1859년, 그는 당시 새로운 발명품인 카메라에 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시간은 그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진은 예술이 되었다. 그리고 다른 형태의 예술 재료들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AI 예술은 현재 내재된 새로움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단계다. 마치 1896년 영화 "열차의 도착"이 영화의 여명기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엄격한 방식으로 이 도구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AI 예술을 참신하다는 수준에서 순수 예술의 단계까지 끌어올릴 것이다.

나는 나의 작업을 인간과 기계의 공생에 대한 탐구와 예술 창작의 미래를 엿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 바람은 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지능형 기계와 공생하는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10년 넘게 인간과 기계의 공생에 대해 생각해왔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새 머신러닝이 AI와의 협업 의미를 크게 바꿔놓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렌치는 우리 손을 연장한 것이고, 렌치를 통해 우리는 신체 능력을 증폭시킨다. 이처럼 기술이 우리 마음의 확장과 증폭에 기여한다면, AI는 계산기가 아닌 협력자가 될 것이다. AI는 포토샵, 사진 또는 안료와 같은 과거의 창의적인 도구와 다르다. 뭔가를 만들어내는 상상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마도 "취향"은 없는 듯하다. 이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큐레이터 역할을 하게 됐다.

나는 우리가 새로운 예술 운동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도구는 창의적 표현의 새 시대를 여는 서막이 될 것이다. 그리고 겉면의 참신함이 사라졌을 때, 진짜 예술 작품이 등장할 것이다. 과거 경계를 받던 사진이 지금은 사진 작품 전용 전시관까지 있는 것처럼, AI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 알렉산더 레벤은 예술가이자 MIT에서 공부한 로봇 공학자로 인공물의 인간적인 본성을 탐구한다. 알고리즘 및 자동화, 확장 등과 인간의 관계를 연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실험 및 프로토타이핑, 부조리와 유머, 장난과 놀이 등의 방식으로 복잡한 기술 개념이 대중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도록 하고 있다. 현재 그의 작품은 샌프란시스코의 비트폼즈 갤러리에 전시 중이며, 내년 1월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인공지능 예술: AI는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킬까? - BBC News 코리아

 

AI와 인간이 함께 만드는 멋지고 기묘한 예술 - BBC News 코리아

MIT 출신 로봇 공학자인 알렉산더 레벤은 AI를 활용한 예술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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