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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탄소 포집'이란 무엇이고 과연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CIA Bear 허관(許灌) 2022. 4. 24. 18:10
기후 변화로 인한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선 2050년까지 '넷 제로(탄소중립)' 즉, 온실가스의 순배출을 '제로(0)'에 가깝게 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대기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양만큼, 이를 다시 대기로부터 흡수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엔(UN)의 연구진은 현재 이대로라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2℃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들의 경고처럼 정말 지구 평균 기온이 2℃나 상승한다면 지구의 많은 지역이 살기 어려운 곳이 돼버릴 것이다.
연구진은 산림 조성과 같은 자연적 해결책과 함께 '탄소 포집 및 저장'과 같은 기술적 해결책도 언급했다. 이러한 해결책이 최악의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막는 핵심적 역할을 하리라 내다봤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과연 옳은 길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환경운동가들도 있다.
'탄소 포집 및 저장'의 과정
앞서 산림을 조성하고 가꾸는 일부터 대기 중의 탄소를 땅속에 고정하는 무경운 농법에 이르기까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한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한 자연적 해결책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다 1970년대 이후 '탄소 포획 및 저장(CCS)' 기술 등 더 빠른 제거가 가능한 기술적 해결책이 등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CCS 연구 부문을 이끄는 사만다 맥컬록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가장 흔한 방법은 화석 연료 발전소와 같은 대규모 배출원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이다. 그 후 파이프라인이나 배를 통해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고로 옮긴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배출된 가스를 용매가 들어 있는 흡수제와 결합시킨다. 이산화탄소만 회수하고 나머지 가스는 배출하기 위해서다.
그 후 열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용매를 분리한다. 이후 용매는 재활용하고, 회수된 이산화탄소는 깊은 땅 속에 있는 저장고로 이동된다.
"이산화탄소 포집의 또 다른 방법으로는 대기 중 직접 포집이 있습니다."
"어느 방법을 쓰든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주된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깊은 땅속에 저장하는 것입니다."
'석유를 더 채굴하기 위한' 면죄부
그러나 일부 환경론자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이러한 포집 기술로 화석 연료 배출자들의 관심이 실제 배출량을 줄이는 것보다 당장 눈앞의 빠른 해결책으로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기후 관련 감시단체인 '글로벌위트니스'는 2021년 CCS가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1.5℃ 이하로 유지하는 목표 달성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를 이끈 도미닉 이글턴은 "전 세계적으로 배출량을 안정적이고 제때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닐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석유를 채굴할 수 있는 면죄부로 사용되고 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탄소 배출을 멈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화석 연료 사용 중단"이라는 게 이글턴의 주장이다.
한편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기후 연구원인 피에라 파트리지오는 "탄소 포집을 확장하는 데 들어가는 자금을 청정 에너지원 사용을 가속하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환경운동가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남은 시간을 고려할 때, 탄소 제거는 불가피하다. (CCS가)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넷 제로를 향한 '불가피한 해결책'
과학자들은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 세상으로 전환하기 위한 여정에서 훗날 재생 에너지를 대규모로 활용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CCS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이 이번 달 초에 발표한 최신 문서를 근거로 들었다.
파트리지오는 "올해 4월 처음 IPCC가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 사용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CCS와 같은 획기적인 기술을 통해서만 사실상 철강, 시멘트, 화학 등 중공업 분야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맥컬록 연구원은 "이러한 산업은 종종 고온의 열이 필요하다. 또한 산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4분의 1이 화학 반응 때문이기에 대체 연료로 전환한다고 해서 완벽히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파트리지오는 "산림조성이나 오래된 숲을 복원하는 작업을 통상적으로 환경에 덜 해롭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에 일반적으로 더 선호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나무가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은 일시적입니다. 전체 산림을 유지하지 않는 이상 나무가 성장을 멈추면 탄소 제거도 멈추기 때문"이라는 게 파트리지오의 설명이다.
"기술적인 제거 방법은 이러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CCS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영구적으로 지하 저장고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CCS 옹호론자들은 모든 국가가 모든 청정 에너지원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근거를 내세운다. 화석연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CCS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소위 '클러스터'라고 불리는 산업군이 존재할 정도로 분야별 특성을 살펴야 한다는 논의도 있다.
맥컬록은 "정제, 철강, 시멘트, 전력 등 특히 배출량이 많은 특정 분야가 있다. 이러한 고배출 '클러스터'에서는 필요 인프라 개발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이 방법이 성공적이라는 게 점점 더 증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짧은 역사와 높은 비용
한편 세계 최초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빨아들이는 기술을 사용한 상업 플랜트인 '클라임웍스'를 설립한 크리토프 뷰틀러는 "탄소 포집은 여전히 역사가 짧은 기술"이라고 말했다.
"클라임웍스사는 대기 중의 탄소를 제거해 땅에 영구히 저장하는 팬을 건설합니다."
화석 연료 공급원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클라임웍스는 공장 주변의 공기를 흡입기로 빨아들인 후 필터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만을 포집한다.
"포집 공장은 아이슬란드에 있지만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라는 게 뷰틀러의 설명이다.
"CCS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기 전에 포집하는 기술인 반면 저희는 대기 중에 있는 탄소를 포집합니다."
직접 공기 포집(DAC)'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배출자와 직접적 관련이 없기에 비교적 논란이 적다.
클라임웍스는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기에 지속 가능한 탄소 포획 해결책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다른 초기 기술과 마찬가지로, 해당 기술을 확장 적용하기 전까지 이 기술의 유용성에 대해선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 현재로선 추측만 가능할 뿐이며 해당 기술의 잠재력과 확장성에 대해선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한편 맥컬록은 "탄소 포집의 주요 과제는 바로 비용"이라면서 "포집 시설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운송 및 보관 인프라를 계획하고 투자하는데도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보하고 있으나 여전히 초기 단계"라고 덧붙였다.
야심 찬 방향
CCS 옹호자들은 인류의 에너지 시스템을 개조하고 2030년 혹은 2040년까지 추가 배출량을 줄인다 해도 여전히 기존에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제거해야 할 "역사적 탄소"라고 부르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우선순위에 대한 의문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우선 재생에너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아니면 우선 탄소 포집에 집중 투자를 해야 할지에 관한 질문이다.
이 두 방식을 병행하자는 의견도 있다.
파트리지오는 "어찌됐든 CCS를 통해 지구를 더 깨끗하게 만들 수 있지 않나"라면서 "CCS를 생물다양성 무시로 묘사하는 건 사실과 다르다. 나와 같은 CCS 옹호론자들은 생물다양성을 소중히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맥컬록은 탄소 포집에 대한 IEA의 최신 분석이 "모든 해결책을 모두 고려해 동시에 적용하는 방식"을 우선시한다고 설명했다.
"2050년에 넷 제로를 이루기 위해선 에너지를 사용하고, 운송하고, 생산하는 방법에 대한 야심찬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선 여러 해결책이 있어야하죠. 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 증대, 수소 기술 사용 확대 등과 더불어 탄소 포집 또한 여기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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