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방탄소년단 '군면제' 법안 보류된 이유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BTS는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 등 3관왕에 올랐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포함한 대중문화 예술인의 군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병역법 개정안 논의가 일단 보류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사실상 BTS를 염두에 둔 병역특례의 '공정성'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BTS 법안'이란?

국회 국방위원회는 25일 오전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큰 업적을 세운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 요원'으로 편입해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 일명 'BTS 법안'을 논의했다

현행 법령은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올림픽 동메달 이상 수상자를 '체육요원', 특정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과 국내 예술경연대회 1위, 5년 이상 중요 무형문화재 전수 교육을 받고 자격을 취득한 사람 등을 '예술 요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축구선수 손흥민이나, 쇼팽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면제 혜택을 받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에게는 대체복무 기회가 부여되는데, 대중문화예술 분야만 빠져 있어 이를 포함하자는 게 개정안의 핵심이다.

국방위 소속 의원들, 찬반 엇갈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은 BTS가 유발하는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병역특례 기회를 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병역에 민감한 국민 여론을 고려해 깊이 있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컸다.

국방위 국민의힘 간사이자 소위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은 "서울에서 열린 클래식 음악 콩쿠르 1위 수상자와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대상을 수상한 BTS 중 누가 더 국위를 선양한 것인가"라면서 법안 발의자로서 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성 의원은 또 '올림픽 메달 1개의 경제적 가치는 최고 2690억원이지만, BTS의 경제 유발 효과는 10년간 약 56조원에 달한다'는 내용의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역특례 대상자를 체육·문화훈장을 받은 사람으로만 제한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병역특례의 대상 범위를 좁히는 것이지만 BTS가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만큼 BTS의 병역특례의 길은 열어둔 것이다.

반대 의견도 팽팽하게 맞붙었다. K-팝의 경우 올림픽이나 콩쿠르와 같이 객관적인 기준 설정이 어렵고, 연기자 등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우승한다면 병역을 면제시킬 건가, 게임 대회에서 우승하면은?"이라며 반대했다.

그러면서 "병역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 70년대 초에 만들어진 특례 제도는 없애는 게 맞다"며 "특례 범위를 최소화하되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대에 가야 하는 20대 청년층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 문제도 제기됐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방의 의무는 전 국민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이것이 선택적으로 적용됐을 때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박탈감, 공정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의 허탈감"을 거론했다.

여기에 국방부도 반대 카드를 들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상황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구 급감에 따른 게 가장 크다. 사회적 합의 역시 필요하다.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예술 체육요원의 편입 대상 확대는 좀 선택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병무청도 같은날 브리핑에서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예술·체육요원 편입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객관적 기준 설정, 형평성 등을 고려해 관련 부처와 함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여야 의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이날 국방위 법안소위는 개정안에 대한 의결을 내리지 못한 채 심사를 잠정 보류하고 앞으로 공청회, 간담회 등 공론화 절차를 갖기로 했다.

공청회 일정과 추가 논의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올해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는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다만 법안이 폐기되지 않고 소위에 계류된 상황이어서 21대 국회 임기 내에 처리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병역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BTS는 2023년부터 군대를 가야 한다.

이들은 지난해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멤버 전원이 만 30세까지 입영 연기를 신청했다.

개정된 병역법에 따르면 국위 선양에 기여한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서를 받아 30세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

BTS는 2018년 화관문화훈장을 받아 대중문화예술인 가운데 유일하게 입영 연기 혜택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1992년 12월생으로 다음 달 입대해야 했던 맏형 진은 내년 12월 생일 전까지로 활동 기한을 벌었다.

병역에 대한 BTS의 생각은?

정치권 논의와는 별개로 BTS는 입대를 시사해왔다.

병역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1992년 12월생인 BTS 맏형 진은 내년 12월 생일 이후로는 입대해야 한다

멤버 진은 2020년 11월 새 앨범 'BE (Deluxe Edition)'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병역은 당연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매번 말씀드렸듯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 응하겠다. 시기가 되고 부름이 있다면 언제든지 응할 예정이다. 멤버들과 자주 이야기하는데 병역에 모두 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른 멤버 슈가는 지난해 5월 발매한 두 번째 믹스테이프(비상업적 목적으로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는 음악) 'D-2'에서 "군대는 때 되면 알아서들 갈 테니까 우리 이름 팔아먹으면서 숟가락을 얹으려고 한 새끼들 싸그리 다 닥치길"이라는 가사를 넣기도 했다.

팬들의 반응은 어떤가?

병역법 개정안 보류 소식에 온라인 반응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트위터에서 한 팬은 "과연 방탄이들을 군대에 보내는 게 이익인지 안 보내는 게 이익인지"라며 "이건 이제 방탄 멤버들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 문화와 직결된 문제"라는 글을 올렸다. 

"국회의원 다 합해도 bts가 나라를 위해 하는 일이 더 많은듯 한데 국회의원들 발언 진짜 웃김.본인들은 어이없는 작전짜서 군대도 안갔다오고 자식들까지 안 보내면서 bts는 안돼?방탄이 군대에서 나라 지키는것보다 지금처럼 세계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더나아가 나라를 알리고 국익에 앞장서"

 

또 다른 팬은 "본인들은(국회의원) 어이없이 작전 짜서 군대도 안 갔다 오고 자식들까지 안 보내면서 BTS는 안돼?"라며 일갈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난 방탄이 군대 가길 바랍니다. 멋진 군인 모습도 보고 싶다", "BTS는 막상 면제해달라는 말 안했는데 왜 국회의원이 더 난리인가?"라는 등의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BTS: 방탄소년단 '군면제' 법안 보류된 이유는? - BBC News 코리아

 

'국위 선양' 방탄소년단, 결국 군대 가게 되나? - BBC News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