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평양 원로리 핵개발 정황에 분석 엇갈려 본문
앵커: 평양 원로리 일대에서 핵시설이 가동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는 미국 CNN 방송 보도와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은 엇갈린 견해를 보였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CNN방송은 8일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포착한 북한 평양시 만경대구역 원로리 일대 위성사진을 입수해 이 곳에 위치한 시설들이 핵탄두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은 엇갈린 의견을 보였습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출신의 브루스 벡톨 미국 텍사스주 앤젤로 주립대 교수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곳이 핵 관련 시설일 가능성은 있지만, 이번 CNN방송 보도에는 상당 부분 추측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이곳을 핵시설이라고 공표(declared)하기 전에 더 많은 증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셉 버뮤데즈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내의 특정 활동이나 시설을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과 연관시키기는 대단히 어렵다(extremely challenging)”며, 원로리 시설을 핵무기 프로그램과 단정지어 연관시키기는 아직 이르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위성 사진을 분석해보면 이 곳이 핵과 관련된 시설이라는 눈에 띄는 특징(distinct visual signatures)을 관측할 수 없으며, 북한에는 원로리 시설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 시설들 중 핵 관련 시설이 아닌 곳들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원로리 시설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원로리 시설이 핵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반드시 이 곳에서 우라늄 농축 작업을 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 곳에서 핵무기를 조립하거나 무기를 저장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It doesn’t mean that they are necessarily enriching uranium there, but it could well be that they are assembling nuclear weapons there or storing weapons there.)
그는 또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과 안킷 판다 미국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북한과 관련해 매우 신뢰할만한 정보원이라며, 이들의 발표 이후 북한이 원로리 시설에 있는 관련 증거를 없앨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엘 위트 전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모든 종류의 정보를 구할 수 있는 미국 정보당국에서 일한 사람으로서, 우리는 상업 위성 사진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기지에 대해 단지 제한적인 창(a limited window)만을 제공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한국 국방부의 문홍식 부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가 민간 연구단체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한미 정부 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시설 등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연합뉴스는 9일 군과 정보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 원로리 일대는 핵무기 생산과 관련이 없는 곳이며, 원로리 인근에 용악산 생수공장이 있는데 이 인근에 핵탄두 개발 시설이 위치했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방부 측은 9일 원로리 핵개발 정황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CNN방송 보도와 관련해 언급할 것이 없다(We have no comment on the CNN report)”고 답했습니다.
국가정보국(DNI) 역시 이 문제에 대해 답변해 줄 것이 없다며 “우리는 정보 관련 사안을 논의하지 않으며 정보 관련 사안에 대한 언론 보도에 관해서도 논평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We don’t discuss intelligence matters or comment on press reports about intelligence matters.)[자유아시아방송]
전 IAEA 사무차장 “평양 원로리, 핵활동 증거 없어...배기시설·핵탄두조립 정황 안보여”
미국 CNN 방송이 북한의 핵시설 가능성을 제기한 평양 원로리 일대 구조물과 관련해, 핵개발 시설로 판단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해당 지역에서 핵시설이 갖춰야 할 핵심 요소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CNN이 제시한 평양 원로리 일대의 위성사진과 관련해 “핵 관련 시설이라면 우라늄과 같은 핵물질 저장고 외에도 현지에서 배기 굴뚝이 보다 선명히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전 IAEA 사무차장] “If a nuclear related site, apart from storage of nuclear material such as uranium, a more visible air exhaust chimneys should be at the location. In case of uranium and plutonium warhead manufacturing such signatures should even be stronger.”
1,2차 북 핵 위기 당시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했던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특히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기반으로 한 핵탄두 제조시설이라면 그런 특징이 더욱 두드러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핵탄두의 고폭장치 부품과 관련된 활동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전 IAEA 사무차장] “There are also no signs of arrangements related to high explosives components of warheads.”
앞서 CNN은 8일 민간 위성 업체 ‘플래닛 랩스’가 원로리 일대를 찍은 사진에서 감시시설과 고층의 주거지, 지도부 방문 기념비, 지하 시설 등이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사진을 분석한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트럭과 컨테이너 적재 차량 등이 포착됐고, 공장 가동이 매우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핵 협상 때나 현재도 공장 가동을 늦추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해당 보도는 이 시설이 핵과 관련된 장소라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군사시설에는 울타리가 설치돼 있는 게 일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전 IAEA 사무차장] “There is no hard evidence in the report suggesting that it is a nuclear related site. Generally speaking all military related sites have fences around them.”
또한 “지도자 관련 기념비도 북한 전역의 군사시설과 공공건물에서 매우 흔히 볼 수 있다”며 “이런 것들을 믿을 만한 핵 활동 지표로 간주할 수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전 IAEA 사무차장] “Statues of leadership at various military sites and public buildings are very common all over the country and by far they do not, in my view, count as a credible indicator on nuclear activities.”
한편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의 단호한 성명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현시점에서 미국과 대화하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어려움에 처한 미 행정부가 대통령 선거 이전에 외교적 “승리”를 얻고자 한다고 보고, 잠정적 합의의 대가로 일부 제재의 완화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전 IAEA 사무차장] “I would not exclude the possibility that North Korea, in spite of the hard statements, is actually willing at this stage to engage in such talks. They see the US administration in multiple difficulties. North Korea may try to extract as an interim measure relaxation on some of the sanctions before the US Presidential election assuming that the US administration is looking for “the wins” in foreign policy. Due to the shortage of time and uncertainties associated with the results of the election, North Korea will likely not agree to any comprehensive solution.”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고, 미 대선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한은 어떤 포괄적인 해법에도 합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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