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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前대통령 "요즘 책 쓰고 있어요" 본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특별강연: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1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전경련의 제주하계포럼에서 '한미 전략동맹을 넘어 미래비전 파트너로'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시속 100㎞로 달리다가 갑자기 0㎞로 떨어진 듯한 느낌이다."
올해 1월 퇴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1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국제경영원 주최로 열린 하계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나서 약 30분 동안 참석인사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부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퇴임 이후의 생활을 비롯해 한-미 관계와 북핵 문제 등 다양하게 쏟아진 질문에 대해 비교적 담담하고 진솔한 자세로 답변했다.
다음은 질의응답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은퇴 이후의 생활은 어떤가.
▲대통령을 할 때는 막중한 책임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끊임없이 스케줄이 있다가 갑자기 없어졌다. 적응이 잘 안 되지만 그래도 좋다. 요즘은 책을 쓰고 있다. 역사가들에게 나의 8년간에 걸친 재임기간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의사 결정을 내리고자 어떻게 했는지 이해시키기 위해서다. 아내도 책을 쓰고 강연한다. 이번 주말에는 딸들이 우리 집에 온다. 그래서 아내가 이번에 같이 오지 못했다.
--저술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12분의 7까지 완성됐다. 비행기를 타고 훌륭한 식사를 하면서 7장을 완성했다. 강매는 안 하겠지만 사주면 좋겠다(웃음).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나.
▲담화 형식이다. 테러 공격과 금융위기에 대응한 것, 허리케인 대책 등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책을 통해 나의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하고 싶다. 역사가들이 50년 뒤 내 책을 보면서 (내가 이룬 업적을) 느끼기를 바라면서 쓰는 것이다.
--은퇴 이후 삶에 아쉬운 게 있다면.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이 편했다. 아쉽다. 백악관 직원들도 그립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 장관 등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모두 흩어졌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서 대화는 하고 있다. 미국 군의 최고 사령관으로서 일한 것은 너무 감명깊었다.
--전혀 그립지 않은 건 무언인지.
▲의사결정의 어려움이다. 워싱턴에서는 수많은 미사여구를 써야 할 환경에 놓인다. 말을 돌려서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의미다. 정치가 그렇고, 미국이 그렇다. 한국도 마찬가지 아닌가(웃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관계는.
▲유엔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유엔은 관료주의도 있는 조직이다. 반 총장을 지지하는 이유는 훌륭한 경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함이 없는 분이다. 내 임기가 끝날 때 반 총장 부부를 저녁 자리에 초대했다.
--재임 중 만난 한국 대통령 3명과의 관계는.
▲200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고, 2005년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부산 APEC 회의에서 처음 봤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오늘 저녁도 함께한다. 세 분 모두와 아주 가까웠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를 표한다.
--각국 지도자들과 견해차가 있을 때 어떻게 해소했나.
▲간혹 해소도 되고, 안 되기도 한다. 한국은 관계가 돈독하기 때문에 (견해차 해소가) 잘 된다. 큰 의견차이는 없지만 전술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FTA도 양국 간 동일한 우려가 있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협상하면서 이견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 재임기간에 체결된 게 다행이다.
--한미 FTA는 아직 양국에서 비준받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정치다. 정치가 때로는 합리적이지 못해 방해된다.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미국에 있다. 역사적으로 봐도 2차대전 직후 미국은 고립된 국가였다. 그러한 고립주의는 잘못된 정책이었다. 과거에는 관세를 높이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쳤다. 미국의 양당이 모두 보호주의 성향이다. 정책에 대해 투표를 해도 폐쇄적이었다. 한미 FTA 비준을 안 하고 있는 것도 반한은 아니다. 반무역이다. 미국 일자리가 줄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역을 통해서 일자리가 늘고 세계의 상거래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믿는다. 미 의회도 교역이 주는 혜택의 고마움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일부 한국 국민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이 대통령 재임 중 한국 관련 문제가 이라크 문제에 밀렸다는 지적이 있다.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미국 시민을 3천 명이나 살해한 사람들에 대항했다. 그래도 북한 문제에 관심과 시간을 투자했다. 6자회담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이라크 문제만큼 한국 문제에 신경을 안 썼다고...멀티 태스크(여러 가지 일)를 수행했다고 자신한다.
--양국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는.
▲FTA를 인준해야 양국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다. FTA는 단순한 경제 합의문이 아니다. 궁극에는 전략적인 합의가 될 것이다.
--북한이 6자 회담이 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는데.
▲북한은 투명성이 결여된 사회다. 투명성이 결여된 국가는 알기 어렵다.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 말을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앞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와 유엔 결의안을 거부하면 대가가 따른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북한 지도자에게 그런 메시지를 보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악화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만약 김정일이 죽고 후계자가 없어 북 정권이 붕괴한다면 한국의 평화통일을 미국이 지원하게 될까.
▲이런 가정적인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는다. 추측은 못 한다. 다만 한미 관계는 너무 돈독하다. 우리는 믿는다. 긴밀한 협력체계를 이어갈 것이다. 그게 동맹이다. (한국의 대통령들과) 여섯 차례나 만난 것은 돈독하다는 의미다. 만약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야말로 한미 동맹관계가 꽃필 것이다.
--63년간 살면서 삶을 바꾼 계기가 있다면.
▲1986년 술을 끊었을 때였다. 삶이 바뀌었다. 아내와 결혼했을 때 또 인생의 변화가 왔다. 부모님의 사랑에도 감사 말씀드린다.
--역사는 재평가된다. 앞으로 50년, 100년 후에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
▲원칙과 신념을 믿고 가치를 존중했던 대통령, 자유주의 신념을 지녔던 대통령, 자유는 보편적이라고 믿었던 대통령, 자유를 확산시킴으로써 평화를 확산시킨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미국을 외부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31일 오후 제주시도 서귀포시 대한항공 정석비행장에 도착한 뒤 영접나온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조석래 전경련 회장, 김태환 제주지사(이상 왼쪽부터)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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