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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돌풍의 핵 무사비, 끝내 `고배' 본문
지난 12일 치러진 제10대 이란 대통령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이란의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벽을 끝내 넘지 못하고 패배했다.
무사비 전 총리가 지난 3월 10일 대선 출마 선언을 했을 때만 해도 그를 주목하는 시선은 별로 없었다. 1989년 총리직을 끝으로 일선 정치에서 물러나 있었기 때문에 그는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그저 `옛날 사람'으로 간주됐다. 그는 그러나 같은 달 16일 이란 개혁파의 기수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이 개혁파 내 단일화를 위해 출마를 포기한 이후부터 돌풍의 핵으로 등장했다.
개혁파 진영 내에서도 무사비를 중심으로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지만 메흐디 카루비 전 의회의장이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음에 따라 결국 대선레이스는 보수파와 개혁파 후보가 각각 2명씩 모두 4명이 겨루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지난달 20일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자 그에 대한 지지 열풍은 금세 온.오프라인을 통해 금세 퍼져갔다.그는 이란 대선 사상 처음으로 사이버세계를 선거운동 공간으로 확장했고 녹색을 상징색으로 활용하는 색 캠페인을 도입했다.
무사비는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젊은이들과 소통했고 지지자들은 녹색 티셔츠, 머리띠, 스카프 등으로 테헤란 광장에 `녹색 물결'을 만들어냈다.
무사비 진영의 선거운동은 축제와 비슷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오후 11시 후보자간 TV토론이 끝나면 지지자들은 테헤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자발적으로 구호를 외치고 함께 춤을 추는 등 신바람 나는 선거운동을 만끽했다. 그는 아내인 자라 라나바드 때문에 또 한번 유명세를 탔다.
여성의 정치활동이 폭넓지 못한 이란에서 후보의 아내가 선거 유세현장을 동행하며 남편의 지지를 호소한 것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언론에서는 무사비의 아내를 `이란의 미셸 오바마'라고도 지칭하기도 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여성, 젊은층, 중산층의 폭발적인 지지에 힘입어 아마디네자드를 충분히 꺾을 수 있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개표 결과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강한 표 결집력 앞에서 결국 그는 분루를 삼켜야 했다.
무사비는 13일 일부 개표소에서 자신의 참관인들이 입장을 거부당하고 자신의 강세지역의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라 투표를 못하는 이들이 속출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부정선거 의혹은 여러 전문가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지지자 수천여명은 이날 선거 결과에 격분, 테헤란 거리에 나와 `독재자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무사비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이란 정국의 향배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마 선언 이후 무사비의 90여일간의 여정은 이렇듯 아직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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