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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가 전 세계에 의미하는 바는? 본문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1월 20일 백악관에 다시 입성할 예정이다.
'미국 우선주의'라고 부르는 의제를 실천에 옮기겠다고 말하는 트럼프의 2기 행정부 아래 미국의 외교 정책은 재편될 예정이며, 이는 미국인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2017~2021년 대통령이었던 트럼프가 이번에는 다양한 국제 사안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지 살펴봤다.
우크라이나
선거 운동 기간 트럼프는 자신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을 "하루 안에" 끝낼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식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건넨 수십억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에 대해 오랫동안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집권 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일부 영토를 포기하라고 압박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에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특사로 지명한 키스 켈로그 전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번달 초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취임 100일 이내에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켈로그 전 보좌관은 지난해 4월에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평화 회담에 참여하기로 합의해야만 미국의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과 만나길 바라고 있으며, 자신의 팀 또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한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32개국으로 구성된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트럼프가 특히 싫어하는 것 중 하나다.
과거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다른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한다는 합의 사항을 지키지 못할 경우 미국이 NATO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제대로 몫을 내지 않는 회원국이라면 설령 공격당하더라도 미국은 나서서 방어를 돕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달 초, 트럼프는 목표치를 2배 이상 높여 NATO의 유럽 회원국들이 GDP의 5%를 방위비로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당선인의 목표는 NATO의 목적과 임무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라고 한다.
트럼프 집권 이후 실제로 미국이 NATO에서 탈퇴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굳이 탈퇴하지 않더라도 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 규모 축소 등 트럼프에게는 여전히 NATO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중동
트럼프는 가자 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발효된 직후 취임하게 되었다. 트럼프 측 참모진은 이번에 물러나는 바이든 대통령 측 인사들, 카타르 및 이집트 협상가들과 함께 휴전 회담에 참여했는데, 트럼프, 바이든 측 모두 이번 협상 타결의 공로를 자신에게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 합의가 실제로 지켜지는 과정,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쟁의 영구적 종식"을 포함한 마무리 단계는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과거 재임 당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칭하거나, 텔아비브에서 미국 대사관을 이전하는 등 강력한 친이스라엘 정책을 시행했다.
아울러 이란에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하고 오히려 제재를 강화했다. 이에 더해 이란 내 가장 막강한 군 지휘관이었던 카셈 솔레이마니를 사살했다.
비평가들은 트럼프의 이 같은 정책이 이 지역을 불안정하게 했으며, 팔레스타인을 고립시켰다고 주장한다.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수단, 모로코 간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는 역사적인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을 중개했다. 그러나 해당 협정에는 이스라엘이 미래의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인정한다는 조건이 빠져 있다. 이는 과거 아랍 국가들이 이같은 조약을 맺을 때 내걸었던 조건이었다.
최근 가자 지구에서의 휴전이 발표된 이후 트럼프는 이 지역에서 "힘을 통한 평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아브라함 협정을 기반으로 쌓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 수교 협상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
중국
미국의 대중 접근 방식은 전 세계 안보와 무역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우선 트럼프는 첫 임기 당시 중국과의 치열한 무역 전쟁을 촉발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재집권 후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각각 국무장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르코 루비오 의원과 마이크 왈츠 의원 모두 중국에 대해 매파적인 인물로, 중국을 주요 위협 요소로 보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대만 이슈 또한 여전히 중요하다. 미국은 중국이 언젠가는 자국의 일부가 될 지방으로 보는 대만을 계속해서 군사적으로 지원해왔다.
역사적으로 미국 정부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의도적으로 불분명한 입장을 보였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어떠한 미국 지도자 중 가장 분명하게 대만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대선 운동 기간 트럼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나를 존중하고, 내가 [XX] 미친 사람임을 알기에" 자신은 중국의 대만 봉쇄를 막고자 군사력을 동원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말하면서도 만약 이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중국의 수입을 아주 마비시킬 정도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
트럼프는 친환경 에너지 비율 증진 노력을 "사기"라고 말하는 기후 변화 회의론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국은 전임자인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다시 가입했던 파리 기후 협정에서 또 한번 탈퇴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값싼 에너지를 약속하며 석유를 "더 파라, 파겠다"고 공언했다.
대선 운동 당시 트럼프 측은 환경운동가들의 "경솔한 소송"을 멈출 것이며, 풍력 발전 보조금을 끊고,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생산업자들에 대한 세금을 인하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도입한 차량 배기가스 규제를 철회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기에 기후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취임이 전 세계 기후 행동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이제 미국과 전 세계가 피할 수 없는 경제에 내재화된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민
트럼프는 취임 첫날부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규모 추방 작전"을 시작하겠다면서 자국에 거주하는 불법 이민자 수백 만명을 즉시 추방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미국에는 서류 미비 이민자 약 1100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중 상당수가 수년간 미국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는 "범죄자"부터 추방하겠다고 말했으나, 이와 관련한 세부 사항은 거의 알려진 바 없다.
아울러 트럼프는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자동으로 미국 시민이 되는 '출생 시민권' 제도 폐지를 고려한다고도 밝혔다.
이번 대선 운동 기간 그는 국경 보안을 단속할 것이며, 1기 행정부 당시 논란이 많았던 특정 국가 출신(대부분이 이슬람교도 국가다) 국민의 미국 입국 금지 조치 등을 재개할 것이라며 이민 이슈에 대한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민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 같은 계획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법적, 물류적, 재정적, 정치적 문제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한다.
그린란드 및 파나마 운하
최근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매입하고, 파나마 운하 소유권을 가져오고 싶다는 발언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번달 초에는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위해 군사적 행동은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둘 중 어느 부분도 장담할 수 없다"고 답하기까지 했다.
덴마크의 자치령이자 인구가 적은 북극해 지역인 그린란드에는 이미 미국의 대규모 우주 시설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곳에는 배터리와 첨단 기기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이러한 발언에 덴마크와 그린란드 총리 모두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해 12월에는 파나마 측이 "터무니없고 매우 불공정한" 운하 통행료를 걷고 있다면서, 이러한 "바가지 요금"이 멈추지 않는 이상 다시 미국에 운하 소유권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파나마의 주요 투자국이자, 파나마 운하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가중 하나인 중국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파나마 측은 운하 주권은 "협상할 수 없는" 요소로, "중국은 운하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를 장악할 가능성은 낮으나,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을 통해 그의 "미국 우선주의" 아래 미국이 국경 너머 다른 곳에서도 힘을 드러낼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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