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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HEU 제조시설 첫 공개…김정은 “핵 물질 생산 강화” 본문
"석탄 생산지역에서 천연 우라늄 광석 발견->고농축 우라늄과 원자로 가동으로 플루토늄 확보(무기화)->핵폭탄->소형 핵폭탄->핵탄두 개발....
현재 고농축 우라늄 235 약 15kg, 플루토늄 239 약 4kg만 있으면 1발의 핵분열 무기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다. 우라늄은 석탄 생산지역에서 생산하고 있다. 원자로만 완성되면 원자폭탄 개발로 알려지고 있다.
오늘날 원자폭탄은 전술 핵무기 개발과 자율주행 무인기 개발로 구시대 무기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에 북한 비핵화 포기와 핵 군축 협상을 압박하는 메시지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환용 기자!
기자) 네 서울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라늄 농축기지를 시찰했다고요?
기자) 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 물질 생산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무기급 핵 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13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지에서 우라늄 농축기지 조종실을 돌아보며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면서 “핵 물질 생산을 줄기차게 벌여나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이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분리능을 더욱 높이”라며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 원심분리기 도입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한층 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은 2010년 핵 물리학자인 미국의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초청해 평안북도 영변 핵 시설 내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준 바 있지만, 이를 대외에 직접 공개한 건 처음입니다.
북한 매체에 실린 사진을 보면 최신식 시설 안에 무기급 HEU를 얻는데 사용되는 원심분리기와 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 다수를 연결한 캐스케이드가 빈틈없이 꽉 찬 모습입니다.
진행자) 김 기자, 김 위원장이 이번에 방문한 시설이 어디인지 확인이 되나요?
기자) 북한은 해당 시설이 어딘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한국에선 영변이나 강선, 또는 제3의 장소 중 한 곳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이 “핵무기 현행 생산을 위해 능력 확장을 진행하고 있는 공사 현장을 돌아봤다”고 전한 ‘조선중앙통신’ 보도 때문에 강선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2월 시작된 강선 단지 본관 서남 측의 별관 공사가 4월 초 완료돼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확장됐고 5월엔 인접한 건물의 개축 공사도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이 이번에 전격적으로 HEU 생산기지를 공개한 의도는 무엇일까요?
기자) 김 위원장은 현지 지도를 통해 “미제를 괴수로 하는 추종세력이 공화국을 반대해 감행하는 핵 위협 책동은 더 노골화되고 위험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핵 무력을 중심으로 한 국방력 강화는 “미국과 대응하고 견제해야 하는 우리 혁명의 특수성”이라고 강조해 이번 행보가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랫동안 은밀하게 관리해 온 시설을 공개한 것은 미국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차후 대미 협상 과정에서 몸값을 올리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바이든식의 제재, 군사적 압박에 의존하는 정책은 결국 무용하다는 걸 시위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고 그런 의미에서 보면 대북정책 실패를 미국 대선 과정에서 한 번 더 확인해주고 싶은 욕구, 그런 생각이 들죠.”
진행자) 북한의 HEU 생산시설은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주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도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가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변 핵 시설 폐기에 플러스 알파를 제시하며 강선 단지도 포기할 것을 김 위원장에게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이 해당 핵 시설 존재 자체를 부인하면서 회담이 결렬됐습니다.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핵 물질에는 HEU와 플루토늄이 있는데요,북한은 최근엔 영변 원자로에서 소량으로 생산하는 플루토늄보다 지하에서 은밀하게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HEU에 대한 의존도를 훨씬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현지 지도에서 “핵 병기들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이자면 지금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여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생산시설 검증이 어려운 HEU에 대한 대량생산 의지를 과시하면서 미국에 군축협상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HEU 로 넘어가면 이게 사실 찾기가 어렵고 만일 협상이 시작돼서 일정 수준 동결이 된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검증하는 데 이걸 숨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실질적 기술적 어려움까지도 다 집어놓고 얘기를 하고 있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거겠죠.“
진행자) HEU 생산의 열쇠는 원심분리기인데요, 이번에 공개된 원심분리기에 대해선 어떤 평가가 나오나요?
기자) 원심분리기는 고속회전에 따른 원심력을 이용해 핵 폭탄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장치입니다.
북한은 파키스탄 핵 개발을 주도한 압둘 카디르 칸 박사로부터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 기술을 받아들여 HEU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는데요. 이번에 공개된 원심분리기는 2m 높이였던 과거 파키스탄 원심분리기 모델보다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김 위원장이 이번 현지 지도에서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새 형의 원심분리기 도입사업’을 언급한 것으로 미뤄 더 많은 핵 물질 생산을 위해 원심분리기 대수를 늘릴 뿐만 아니라 효율이 좋은 새로운 원심분리기를 자체 개발을 통해 도입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한국 정부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한국 통일부는 13일 정부 입장자료를 내고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가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구병삼 대변인] “정부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하며 핵 능력의 가속적 강화, 전술핵무기용 핵 물질 생산을 운운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합니다. 북한의 어떠한 핵 위협이나 도발도 굳건한 한미동맹의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를 기반으로 한 우리 정부와 군의 압도적이고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합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 의도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중”이라며 “북한 전반의 동향을 관찰하고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선 “핵실험 시기는 북한 지도부의 결심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예단하는 것은 제한된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한 정보 당국이 긴밀히 추적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6) 김 기자, 그런데 김 위원장이 우라늄 농축 시설 외에도 다른 군사 분야 현지 지도를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등은 김 위원장이 신형 600mm 방사포차 성능 검증시험 현지 지도와 인민군 특수작전무력훈련기지 시찰 소식을 현장 사진과 함께 전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12일 아침 7시 10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수 발 쐈다고 밝혔는데, 방사포차 성능 검증시험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600mm 초대형 방사포는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도록 개발한 사실상의 탄도미사일입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발사 차량이 기존 것 보다 커지고 이에 따라 발사관도 4연장에서 6연장으로 늘어났다며 기하급수적인 핵 물질 생산과 함께 핵 투발 수단의 능력 향상도 함께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욱 박사] “KN-25와 같은 이런 차량 그것도 미사일 발사관이 더 늘어나서 더 많이 공격할 수 있는 차량을 도입하고 그 다음에 핵을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이런 능력은 이제 수백발 이상의 핵탄두로 나아가는 그런 과정이다 라는 걸 얘기하는 겁니다.”
진행자 7) 다른 소식도 알아보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안보회의는 쇼이구 서기가 13일 북러간 지속적인 전략적 대화의 하나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양자 그리고 국제 문제와 관련해 광범위한 의제를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쇼이구 서기의 이번 방북은 무기 거래 등 북러간 밀착이 가속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국가안보회의는 성명에서 쇼이구 서기와 김 위원장의 이번 만남이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국빈방문에서 이뤄진 두 정상의 합의에 따라 매우 신뢰할 수 있고 우호적인 분위기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만남이 지난 6월 북러가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이행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모스크바 방문을 초청한 바 있어 쇼이구 서기가 이번에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진행자 8)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방러 이야기도 나온다고요?
기자) 네, 한국 국가정보원과 외교부는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할 동향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최 외무상이 러시아를 찾는다면 지난 1월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지 8개월 만입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최 외무상은 18~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제4차 ‘유라시아 여성 포럼’과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경제협력체인 ‘브릭스 여성 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북한, HEU 제조시설 첫 공개…김정은 “핵 물질 생산 강화” (voakorea.com)
북한 "김 총비서가 우라늄 농축시설 시찰"
13일자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 기지를 방문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시찰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총비서는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를 한층 더 늘리고, 신형 원심분리기 도입 계획도 추진하도록 지시했으며,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시설 내부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게재했습니다.
김 총비서가 우라늄 농축시설을 시찰하는 모습이 발표된 것은 처음으로,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 핵개발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는 모양샙니다.
북한은 또, 구경 600mm 로켓포의 이동식 발사대를 새로 개발하고,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김 총비서의 현장 검사 하에서 발사 시험을 실시했다고 13일 발표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초대형 로켓포'라 부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한국군이 12일 밝힌 바 있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조선 "김 총비서가 우라늄 농축시설 시찰" | NHK WORLD-JAPAN News
북한이 핵시설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이유
북한이 13일 핵탄두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대외적으로 처음 공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핵물질 생산 시설을 현지 지도하며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돌아보며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며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2010년 미국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초청해 영변 핵시설을 보여준 적이 있지만, 대외적으로 공개되진 않았다.
이번에 이례적으로 핵 농축시설을 공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시설 자체보다 이를 공개한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시설은 알려진 대로, 원심분리기는 짧아져'
함형필 한국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2010년 해커 박사에게 보여준 것과 같은 P2 모델의 원심분리기와 캐스케이드 구성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커 박사는 2010년 11월 북한의 초청으로 영변을 방문해 1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를 직접 목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원심분리기 수백 개가 늘어선 모습이 보인다. 원심분리기는 고속 회전을 통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HEU)를 생산하는 장치며, 원심분리기를 수백~수천 개 이어 붙인 것이 캐스케이드다.
함 위원은 “P2 원심분리기를 기반으로 해서 캐스케이드를 구성한 것”으로 “기존 파키스탄이나 리비아 등에서 적용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 파키스탄과의 핵 협력을 통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북한은 파키스탄으로부터 P1, P2 원심분리기 수십 대와 설계도면 및 관련 기술을 제공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파키스탄식 캐스케이드는 하나당 300여 개의 P2 원심분리기를 이용한다.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연구위원은 원심분리기의 “배열 등도 기존에 알려진 것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양 연구위원은 이번에 공개된 원심분리기가 기존보다 “길이가 짧아졌다”는 점에는 주목했다.
기존 P2 원심 분리기는 길이가 약 2m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선 원심분리기의 높이가 키가 170cm가량으로 알려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양 위원은 길이가 짧아진 데 대해 “북한이 효율을 조금 더 개선했을 수 있다”면서도, “성능이 좋아졌는지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의 원심분리기 도입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한층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하며 원심분리기 개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았던' 시설을 공개한 이유?
북한이 그동안 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았던 핵시설을 공개한 것은 결국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이프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는 BBC에 북한이 “핵 개발을 자랑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이 돌이킬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이 시설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개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메시지"일 수 있다며, 차기 행정부에 "북한의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양 연구위원도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기 위한 행보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섣부른 해석은 경계할 것을 지적했다. 양 위원은 이번 공개에서 “새로운 부분은 아직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뭔가를 보여줄 때마다 너무 흥분해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함형필 위원 또한 “새로운 국면 조성의 첫 단추일 수 있다”면서도, “아직은 섣불리 판단하기 조심스러운 단계”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전략적인 다음 행보를 위한 포석 깔기라는 해석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함 연구위원은 대내적으로는 “내년이 북한의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의 마지막 해”라는 점에 주목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8차 당대회를 통해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을 세워 핵무기 실전화를 명시한 바 있다. “내년도가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그걸 중간 점검하고 독려하고 또 확인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는 것.
영변, 강선 아니면 제 3의 핵시설?
이번에 공개된 핵시설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주목된다.
기존에 알려진 평안북도의 영변핵시설과 평양 인근의 강선단지, 아니면 제3의 장소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8월 발표한 ‘북한 안전조치 적용’ 보고서에서 최근 영변과 강선 두 시설 모두 가동 중인 징후가 발견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보고서는 영변 핵시설에서는 지난해 8월 이후 1년간 “냉각수 배출을 포함한 5MW(e) 실험용 원전의 가동 징후가 계속 관찰됐다”고 전했다. 강선 핵시설에 대해서는 올해 2월 새 별관 공사가 시작돼 4월까지 외부 공사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IAEA 사무총장인 라파엘 그로시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강선 단지는 영변 원심 분리기 농축 시설과 인프라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보고 기간 동안 이 단지에서도 활동이 진행 중이라는 징후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강선 단지의 경우 최근에 공사가 끝난 만큼 일각에서는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단지가 강선 단지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양 연구위원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며, “영변이나 강선 둘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되지만, 시설이 깔끔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근에 지어진 곳이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그러나 두 곳이 아닌 제3의 장소일 가능성에 대해 양 위원은 “(정보기관 등이)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을 다 보고 있는 상황에서 알려지지 않은 데로 갈 이유가 없다”며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은 1만 대 이상의 원심분리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연간 핵무기 개발 능력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정보기관은 연간 최대 12대 정도로 추정하는 것으로 미국 외교협의회가 지난 2022년 발표한 바 있다.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연간 최대 18기까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북핵: '영변, 강선, 제3의 시설?' 북한, 이례적으로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한 이유 - BBC News 코리아
“북한, 원심분리기 자체 개량…기하급수적 핵물질 증산은 어려워”
북한의 이례적인 고농축 우라늄(HEU) 농축시설과 원심분리기 공개는 핵 역량 진전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북한에 원심분리기가 최대 1만 개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기하급수적인 핵 물질 증산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13일 북한이 공개한 원심분리기는 파키스탄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자체 개량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North Korea may have received this design for a more advanced centrifuge in line with a longer version of P2 from Pakistan. I would think their more advanced centrifuge is basically an improvement of the P2 centrifuge which has a steel, steel rotor assembly. It's called Maraging steel and, and probably North Korea can make a lower quality Maraging steel. And so they made the advancement.”
올브라이트 소장은 공개된 사진 속 외형 분석과 과거 파키스탄과의 관련 협력을 고려할 때 “북한은 길이가 더 길고 발전된 파키스탄제 P2 원심분리기의 설계를 이전받았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이를 바탕으로 ‘마레이징강’으로 불리는 고강도 합금강철로 된 원심분리기 회전자(로터)를 갖춘 자체 P2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확보한 것이라며 “북한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습니다.
P1과 P2 원심분리기는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설계한 모델로, 약 1.8~2미터 높이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P2 모델은 기존 알루미늄이 아닌 마레이징강 로터를 사용함으로써 내구성과 회전 속도를 크게 향상시켜 더 높은 효율의 우라늄 농축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은 압둘 칸 박사로부터 지난 1990년대 말부터 P1과 P2 원심분리기의 설계도를 이전 받아 우라늄 농축 기술 역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최근 원심분리기 제조 선진국에서는 마레이징강보다 더 내구성이 좋은 ‘탄소 섬유’를 사용한다면서, 북한은 탄소 섬유 소재를 만들거나 대규모로 수입하기 어려운 만큼 마레이징강을 사용하는 파키스탄 제품을 바탕으로 개량을 하려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조만간 우라늄 농축 용량을 더 늘리기 위해 이번에 공개된 것보다 더 큰 원심분리기 개량형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I would expect them to be able to make would be to double the length. I mean the enrichment capacity goes as the length. So if you double the length, you double the enrichment output of a centrifuge.”
“원심분리기의 농축 용량은 길이에 따라서 달라지며, 길이를 두 배로 늘리면 원심분리기 농축 출력도 두 배로 늘어난다”는 설명입니다.
“과거보다 ‘분명한 진전’…‘탄소 섬유’ 사용 주시해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진 속 원심분리기는 약 1미터를 상회하는 크기로 보인다”면서 농축 용량 재고를 위한 개량의 여지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 would say that the way I see perhaps the actual centrifuge inside that housing which we see here is perhaps a bit around one meter or a little bit more. But on the other hand, when we look at the developments in other countries which developed centrifuges, this is really progress because it's a different setup, the way it's been designed to diameter height, and the materials we see there's a different centrifuges rotor inside, and it can only be better than the old ones.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원심분리기는 지난 2010년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가 직접 북한을 방문해 관찰했던 P2 모델에 비해 더욱 진전된 설계임은 분명하다는 겁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원심분리기 내부에 다른 원심분리기 회전자가 있고, 기존과 다른 설정과 재료, 직경, 높이로 설계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거보다 더 나을 수밖에 없다”면서, 원심분리기를 개발한 다른 나라들의 발전 상황과 비교해 볼 때 “이것은 분명한 진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이 만일 원심분리기 회전자에 탄소 섬유나 다른 복합 재료를 사용한다면 크기 개량이 없이도 원심분리기의 속도를 높이고 농축 역량을 지금보다 30% 이상 더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 부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 물질 생산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무기급 핵 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13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에 실린 사진을 보면 최신식 시설 안에 무기급 HEU를 얻는데 사용되는 원심분리기와 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 다수를 연결한 캐스케이드가 빈틈없이 꽉 찬 모습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이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분리능을 더욱 높이라"며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 원심분리기 도입 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한층 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은 2010년 핵 물리학자인 미국의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초청해 평안북도 영변 핵 시설 내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준 바 있지만, 이를 대외에 직접 공개한 건 처음입니다.
“우라늄 농축시설, 영변…다른 장소 가능성도 배제 못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고농축 우라늄 농축시설의 위치에 대해서는 영변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면서도 강선 단지 또는 제3의 장소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복도와 원심분리기의 배치 모습, 폭과 높이 등을 볼 때 파키스탄 디자인을 본 딴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You have this hall which appears to have, it appears to have the centrifuge arrangements that we expect to be at Yongbyun and its width and height looks like Yongbyun because remember, Kang Sung has a lot of windows and this one doesn't. Yong Byun is very much a Pakistani design. It's really how close it matches. I mean it doesn't necessarily mean the dimensions are the same but in terms of the cascade structure, you know, how they lay out of the pipe work.”
또 위성 사진 등의 분석에 따르면 강선 단지 건물에는 창문이 많이 발견됐는데,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장소에서는 창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 중 일부는 영변 핵시설에 있는 원심분리기로 추정되지만 다른 사진은 영변 핵시설과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의 우라늄 농축 시설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핵무기 현행 생산을 위해 능력 확장을 진행하고 있는 공사 현장을 돌아봤다”고 밝힌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며, 영변이 아닌 강선 또는 제3의 핵단지에 위치한 추가 시설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영변 외 추가 1~2개 농축 시설 운영 확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공개된 사진을 바탕으로 추정할 경우 약 2천여 개의 원심분리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북한이 영변 외에 추가로 1~2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더 운영 중일 가능성이 매우 큰 만큼 “최대 농축량을 추정하는 것은 어렵고, 현재 시점에서 무의미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 think that this is one of the open questions which we have and this is directly related to the capacity because if there's one more location which we don't know, it can have any number in terms of centrifuges and one should keep that one in mind.”
일반적으로 2천개 정도의 원심분리기에서는 연간 약 40kg 안팎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으며, 핵무기 1개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통 무기급 우라늄 약 15kg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도 정확한 북한의 원심분리기 개수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영변 핵시설에서만 1년에 50~75kg의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I mean if you look at the Young Byun plant as we understand it, I mean it could easily make 50 to 75 kilograms of weapon grade uranium a year. But if you add Kangson, it's going to be more. Based on the best information I have North Korea is operating about 7,000 to 10,000 centrifuges. And we know that 3 to 4,000 are at Youngbyun and then the rest four to 6000 would be at secret sites whether it's one or two I can't know, but I do believe that that's a reasonable estimate of the number of centrifuges operating outside of Youngbyun.”
그러면서 강선 핵단지의 우라늄 농축 시설까지 합칠 경우 그 수는 더 많을 것이라며, 북한이 "7천개에서 최대 1만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중"이며, 영변에 약 3~4천개, 나머지 비밀 장소에 4천~6천개가 운영 중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핵물질 생산 증가하겠지만 ‘기하급수적 생산’은 어려워”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이 분명한 역량 진전을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김 위원장이 공언한대로 핵물질의 ‘기하급수적 증산’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I mean the North Koreans love to say they're going to have an exponential increase but it's going to be a linear increase. It's a significant increase but it's, it's hardly exponential. So you get a graph that you know, just keeps rapidly growing and they like to scare people with that but it's just propagan.”
북한이 원심분리기 수와 개별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계획을 세운다면 증산 속도는 더 빨라지겠지만, 재고가 일정 기간 동안 두 배가 되고 다음 같은 기간 동안 다시 두 배가 증가하는 ‘기하급수적’인 증산을 하는 것은 북한이 현재 보유한 역량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일정하게 선형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사람들을 겁주려고 하는 선전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미국 대선 앞둔 ‘대외 위협’…‘7차 핵실험’ 대신 시설 공개”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그동안 숨겨왔던 우라늄 농축시설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과 동맹인 한국에 핵 역량을 과시하고 위협하려는 의도라고 진단했습니다.
“더 정교한 원심분리기를 설치하기 시작했고, 무기급 우라늄이 핵무기에 사용되고 있으며, 핵 관련 프로그램이 급성장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대외 메시지”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역내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사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7차 핵실험을 굳이 실시하지 않고도 비슷한 경고와 위협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방편으로 전격적인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를 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비핵화 협상 무의미해질 것…다른 접근법 고려해야”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이처럼 고농축 우라늄 시설까지 공개하며 노골적인 핵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향후 비핵화 협상이나 핵군축 또는 동결 관련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알려지지 않은 원심분리기 시설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절한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북핵 협상이 의미를 갖기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f there is misconduct with the adversary, that's what is needed. It's not school boy university guy approach building nice environmental with smiling and hope that the other party will change its happiness. History has shown it didn't work in Pakistan. It didn't work in Iraq for a while. It has not worked in Iran it has not worked in Syria.”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모든 측면에서 적의 동기와 함께 위협도 포함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지속가능한 장기적 합의를 구축할 수 있다”면서 “적이 부정행위를 저지를 경우 필요한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다른 차원의 접근법을 고려해볼 시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