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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세계 최악 대기오염 인도, 스모그 잡아 타일 만든다 본문
스모그는 전 세계인들의 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을 겪고 있는 인도에서 한 청년이 대기 속 스모그를 잡아 타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열 살 때 당시 인도 뭄바이에 살던 앙가드 다리야니는 도시를 둘러싼 짙은 스모그 때문에 축구 경기 중 종종 숨을 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심하게 오염된 공기는 그의 천식을 악화시키는 것 같았다.
현재 23세인 다리야니는 "뭄바이에서는 밖에서 놀 때 오염 때문에 항상 기침을 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 천식을 앓았어요. 축구장에서 달리기를 하면 속도가 계속 처졌어요."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인도는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을 겪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30개 도시 가운데 22개 도시가 인도에 있다. 인도에서는 유독성 공기로 인해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한다.
인도의 도시를 덮고 있는 스모그는 종종 PM2.5로 알려진 위험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미세입자 물질을 포함한다. 이러한 오염 물질은 폐 및 심장 질환과 관련이 있으며, 인지 기능과 면역 체계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동남아시아 지부의 분석에 따르면 PM2.5 대기오염으로 인해 2020년 뉴델리에서 약 5만4000명이 조기 사망했다.
다리야니는 "인도와 미국 도시를 비교하면 사람들의 에너지 수준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인도에선 공해 때문에 일어나자마자 피곤하다"고 말했다.
대기오염은 또한 지구 온난화에 기여한다.
블랙카본
PM2.5의 주요 성분 중 하나는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나 나무 등이 불완전연소해서 생기는 그을음인 '블랙카본'이다. 블랙카본은 이산화탄소보다 태양으로부터 100만 배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블랙카본과 같은 오염 물질을 줄이는 것이 지구 온난화를 늦추고 대기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리야니와 같이 인도의 하늘을 정화하고 싶어하기를 원하는 기업가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다리야니에게는 대기오염이 자신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 개인적 경험이 자극이 됐다. 그는 그을음과 기타 오염 입자를 용기에 담아 건물용 타일과 같은 유용한 것으로 바꾸고자 한다.
다리야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대기오염을 기후위기만이 아닌 보건 위기로 취급하는 게 얼마나 시급한 일인지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오염으로 매년 전 세계적으로 700만 명이 사망하지만 코로나19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선 PM2.5 입자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안전 한계치의 14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지난달 뉴델리에서는 대기오염 악화로 공기 질이 유독성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대학을 포함해 모든 학교에 휴교 조치가 내려졌다.
뉴델리 주총리는 당시 코로나19 감염 급증의 원인이 대기오염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최근 여러 연구는 장기간 높은 수준의 대기오염이 코로나19 치명률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고 추정한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도시에서 PM2.5농도가 1세제곱미터당 1마이크로그램 증가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 피로
"인도에서는 공해 때문에 일어나자마자 피곤하다" - 앙가드 다리야니
아론 번스타인 하버드대학 기후·건강·지구환경센터 소장은 "대기오염이 조금씩 증가할 때마다 사망자는 크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다리야니에게는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 인도는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오염을 시급히 줄여야 한다.
그는 "모든 차량을 전기 자동차로 전환하려면 최소 30년이 걸릴 것이다. 이 기간에 도시는 대기오염으로 질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역 맞춤형 방식으로 공기를 정화해야 한다."
인도의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그의 해결책은 매우 간단하다. 오염물질을 포착해서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는 저비용의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실외 공기 정화
다리야니는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교에서 공학을 공부하는 동안 공기에서 입자 물질과 기타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실외 정화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 장치는 오염 입자를 빨아들여 용기에 모으고 깨끗한 공기만을 남긴다.
다리야니는 첫 번째 장치를 설계한 후 저렴하고 다용도로 쓸 수 있는 실외 공기 청정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17년 스타트업 '프란(Praan)'을 시작했다.
프란의 목표는 기존 기간시설에 적합하면서도 가능한 한 많은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여과기 없는 공기 청정기를 설계하는 것이다.
프란의 공기 청정기는 높이 176cm로, 가로등과 아파트 단지 및 학교에 쉽게 장착할 수 있다. 다리야니는 이러한 공기 청정기 2대가 인도에서 약 1830달러(약 216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최신 아이폰 프로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
여과기 없는 청정기
다리야니에 따르면, 매일 여과기를 교체해야 하는 가정용 공기 청정기와 같은 시스템은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에선 선택 사항이 아니다. 그는 실내 청정기를 사용하는 호텔이 여과기에 연간 약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를 지출한다고 말한다.
"아시아 전역의 도시로 이 기술을 확장하려면 장치에 여과기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용기에 포획된 스모그는 인도의 또 다른 회사인 '카본 크라프트 디자인(Carbon Craft Design)'로 보내진다. 이 회사는 이 오염 물질을 이용해 세련된 수제 바닥 장식용 타일을 만든다.
다리야니가 개발한 공기 청정기 한 대는 분당 300세제곱피트의 공기를 걸러내고, 1만1540세제곱센티미터의 오염 물질을 저장할 수 있다.
공기 청정기는 실외 공기의 오염 정도에 따라 2~6개월마다 비워내야 한다. 하지만 다리야니와 그의 팀은 포획한 오염 물질을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하기로 했다.
스모그로 만든 바닥 타일
수집한 스모그는 카본 크라프트 디자인이라는 회사에 보내진다. 이 회사는 분말 형태의 오염 물질을 사용해 세련된 수제 바닥 장식용 타일을 만든다.
탄소 오염 물질은 채석장에서 나오는 석재 폐기물과 결합한 안료이자 점토나 시멘트와 같은 결합제로 기능해 섬세한 문양으로 절단된다.
이후 레스토랑이나 상점, 호텔 등의 바닥 타일 패턴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프란은 최근 첫 투자유치를 통해 미국과 인도 투자자들로부터 150만달러(약 18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다리야니는 이 자금으로 시범 프로그램을 실행해 올 가을 인도 전역의 학교와 호텔, 산업 현장에 공기 청정기를 배포할 계획이다.
경제적인 가격
다리야니는 또 앞으로 몇 년 안에 인도 밖에서도 이 기술이 사용되기를 희망한다. 프란은 이미 한국과 멕시코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우선은 이 장치가 경제적인지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리야니는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국가들이 가장 빈곤한 국가에 속한다"라고 말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공장에서 일하고, 도로를 닦고 기반 시설을 건설하고, 출근하기 위해 대중 교통을 이용하죠. 이들은 가장 오염된 환경에서 살고 일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도의 저소득 가정은 대기오염을 스스로 배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오염으로 사망할 위험이 더 높다.
미국 예일대 환경대학원 에너지시스템 연구 부교수인 나라심하 라오는 "저소득층은 소비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많은 대기오염을 일으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출처에서 오는 대기오염의 불균형적인 영향에 직면해 있다"라고 말했다.
조지메이슨대 머카터스 연구소의 연구 보조금 사업 '이머전트 벤처스(Emergent Ventures)'를 이끌고 있는 경제학자 슈루티 라자고팔란은 "빈민가의 어린이, 산업 지역이나 고속도로 근처에 강제로 거주해야 하는 가정은 건강과 생산성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항상 추가적인 혁신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머전트 벤처스는 개발 과정 초기에 프란에 두 차례 연속으로 보조금을 제공했다. 라자고팔란은 "이는 오염 관리가 더 잘되는 지역에서도 매우 중요한 기술적 발견"이라고 말했다.
이산화탄소 포집
다리야니는 또한 대기 중 온실가스 제거를 위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 1톤을 제거할 수 있는 장치를 인도의 공원이나 산업 지역에 설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는 이미 2050년까지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한 미국과 유럽의 고객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그는 "미래 세대는 그들에게 미래가 있다고 느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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