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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정부 시위 쿠바에 송금 허용 검토 본문

중앙 아메리카 지역/쿠바

미국, 반정부 시위 쿠바에 송금 허용 검토

CIA Bear 허관(許灌) 2021. 7. 21. 04:25

지난 18일 미국 마이애미의 '리틀아바나'에서 쿠바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미국은 최근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쿠바 국민을 돕기 위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고위 관리들은 20일 쿠바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는 송금 조치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들은 다른 잠재적 조치로 쿠바 국민이 인터넷에 더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국제기구와 협력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직원 수를 늘리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2016년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 수십명이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한 이후 다음 해 직원들을 절반 이상 철수 시켰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와 관련해 공개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양국 정책에 대해 지속적인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9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쿠바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반정부 시위 쿠바에 송금 허용 검토 | Voice of America - Korean (voakorea.com)

 

미국, 반정부 시위 쿠바에 송금 허용 검토

미국은 최근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쿠바 국민을 돕기 위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고위 관리들은 20일 쿠바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는 송금 조치 등이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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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쿠바 관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리틀아바나'에서 쿠바계 주민들이 쿠바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공산주의 국가 쿠바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쿠바에서 민생고 때문에 시위가 벌어지는 일은 드물게 있어도, 공산 종식을 외치는 반정부 시위는 매우 드문 일인데요. 쿠바 정부는 미국이 시위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가깝고도 먼 나라”

미국과 쿠바는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습니다.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에서 비행기로 1시간 정도면 카리브해 섬나라인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두 나라는 역사적으로도 관계가 깊습니다. 

쿠바는 스페인의 오랜 식민지였는데요. 1898년, 쿠바 아바나 항에 정박 중이던 미국 군함 ‘메인’호가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과 스페인은 전쟁을 벌였습니다. 이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했고, 쿠바는 약 3년간의 미군정 통치 후 독립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독립 후에도 쿠바 관타나모에 미 해군 기지가 설치되고, 쿠바 산업 전반에 미국의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등, 양국 간에는 경제, 관광, 문화 등의 교류도 상당히 활발했습니다. 

하지만 1959년 쿠바에서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면서 양국은 반세기 넘게 교류를 중단하며 멀어졌습니다. 

“공산 국가로 바뀐 쿠바”

혁명 전, 쿠바는 플헨시오 바티스타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었습니다. 바티스타 정권은 반공산주의를 앞세워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부정부패와 독재, 폭정으로 쿠바 국민들의 분노를 샀고, 결국 공산주의자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반군 세력에 전복됩니다. 

피델 카스트로는 이후 모든 외국 자산을 국유화하고, 미국산 수입품에 엄청난 세금을 매겼습니다. 대신에 소련과 교역 관계를 맺는데요. 이에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행정부는 미국 내 쿠바 자산을 동결하고, 전면에 가까운 무역 금지와 함께 카스트로 정부와 외교 관계를 단절합니다. 

“피그스만 침공과 미사일 위기”

당시 국제 사회는 자유 민주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과 공산 진영을 대표하는 소련 간의 대립 구도였는데요. 미국의 바로 앞에 있는 쿠바가 소련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미국과 자유 진영 안보 전략에 커다란 위협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1961년 4월, 미국 정부는 중앙정보국(CIA)의 지원 아래 훈련된 약 1천500명의 쿠바 망명자들을 쿠바에 침투시켜 카스트로 정권 전복을 노립니다. 

쿠바 남부 ‘피그스만’을 통한 침투를 시도해, 일명 ‘피그스만 침공 사건’으로 불린 이 작전은 그러나 실패로 끝나고, 100여 명이 사살되고, 1천여 명이 체포되는 처참한 결과를 남겼습니다. 

이 일로 양국 관계는 더 악화합니다. 

그리고 이듬해 미국 정찰기들이 소련이 비밀리에 쿠바에 건설 중인 미사일 기지들을 적발하는데요.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은 기지 건설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전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요. 당시 많은 사람이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 

13일간의 숨가쁜 협상 끝에 사태가 일단락됐습니다. 소련이 쿠바 미사일 기지 건설을 중단하는 대신, 미국은 터키에 있던 미사일 기지를 철수하기로 한 겁니다. 

하지만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민의 쿠바 여행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쿠바에 대한 미국의 봉쇄도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돼, 미국의 자본과 투자 봉쇄는 물론, 쿠바 출신 이민· 망명자들의 본국 송금도 금지됐는데요. 미국의 이런 경제 제재에 맞서 쿠바는 중남미 사회주의 정권과 더 결탁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와 쿠바”

반세기 넘게 적대 관계를 이어온 양국의 관계에 물꼬가 트인 건, 2009년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입니다. 

반세기 가까이 쿠바를 통치해온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건강 때문에 2008년,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력을 이양한 것도 이런 흐름에 일조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쿠바계 미국인들의 쿠바 방문 허용을 시작으로  인적, 문화 교류의 물꼬를 텄고, 2015년 쿠바를 대테러지원국 명단에서도 해제합니다. 그리고 그해 7월, 미국과 쿠바는 54년 만에 공식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양국에 대사관도 다시 개설합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88년 만에 쿠바를 방문하는 등 양국 관계는 해빙 물살을 타게 됩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쿠바”

2017년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는 거의 모든 정책에서 반대 행보를 취했는데요. 쿠바에 대한 정책도 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쿠바의 인권 상황과 미진한 경제 개혁 등을 문제 삼아 쿠바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경고해왔는데요. 쿠바와의 국교를 도로 단절하지는 않지만, 전임  정부가 취한 유화정책을 대부분 무효로 만들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냉랭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직전인 올 1월,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했습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산 무기 수입 금지는 물론 미국의 경제 지원도  끊기는 등 각종 제재를 받게 됩니다. 참고로 현재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는 쿠바를 비롯해 북한과 이란, 시리아 등 4개국이 올라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와 쿠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지냈던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출범하면서, 양국 관계의 해빙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 미 국무부는 북한,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와 함께 쿠바를 ‘대테러 비협력국’ 명단에 올렸습니다. 

대테러 비협력국이란, 미국의 테러방지 노력에 충분히 협력하지 않는 나라들을 말하는데요. 이들 나라에 대해서는 미국의 무기 판매가 금지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쿠바를 제외하지도 않았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중국,  러시아, 이란 문제 등에 전력을 쏟으면서 상대적으로 중남미 국가 현안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지는  모양새였는데요. 하지만 쿠바, 아이티 등 최근 중남미 국가들의 정세가 요동치면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력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쿠바의 정세”

현재 쿠바는 60년 넘게 지배해온 ‘카스트로 형제’ 시대가 끝나고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통치하고 있습니다. 

쿠바 혁명을 주도했던 피델 카스트로는 지난 2016년 사망했고,  쿠바를 이끌었던 라울 카스트로도 2018년, 국가평의회 의장직에 이어 지난 4월, 공산당 총서기직까지 디아스카넬 대통령에게 넘기면서 쿠바는 처음으로 혁명 이후 세대가 집권하는 시대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카스트로 계승을 천명한 디아스카넬 정부의 쿠바에서 별다른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쿠바는 현재 오랜 경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생필품은 물론 전력난 등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11일 수도 아바나 등 주요 도시에서 공산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며 독재 타도와 자유, 변화를 외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쿠바 정부는 시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며, 쿠바 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은 미국의 경제 봉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쿠바 정부가 오랜 독재와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쿠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