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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공작원 정경학 본문
함경남도 함주읍 출신인 정씨는 지난 74년 북한의 최고 학부인 김일성 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에 입학했으며 대학 3학년 땐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산하 특수부대인 적공국에 전사로 입대했습니다. 입대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적공국 공작원은 모두 대학 교육을 받게 하라‘는 지시를 내려, 정씨는 군관양성 교육기관인 김일성 정치대학 보위학부에 입학했고, 이로 인해 정경학씨는 전문 공작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정경학씨는 뛰어난 머리와 영어 실력으로 군관 양성기관을 1등으로 졸업했습니다
정경학씨는 지난 96년 3월부터 98년 1월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남한에 몰래 들어와 태국인 행세를 하면서 군 레이더 기지와 미군부대 등의 시설을 촬영한 혐의로 지난 7월 검거돼 그간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남한 국정원의 수사 결과, 정씨는 북한 노동당 35호실 소속 공작원으로 밝혀졌습니다.
그가 남한에 몰래 들어왔던 기간 중 특히 96년 3월과 97년 6월에는 ‘전시 정밀타격을 위한 좌표확인’ 목적 등으로 주요 시설을 촬영했습니다. 그는 경상북도 울진의 원자력 발전소와 서울 용산의 미 8군 부대, 천안 성거산의 공군 레이더 기지, 국방부 합참청사 등입니다. 정씨는 남한의 대통령이 사는 청와대의 경우 96년 3월에 두 차례 시도를 했으나 삼엄한 경비에 포기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도 정 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한 건강 장수 의약품에 관한 정보 수집 임무도 수행했으며, 남한 언론사의 보도 기사를 이용해 매주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 남한의 정세를 전달하는 역할도 담당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씨는 지난 7월 네 번째로 남한에 입국한 뒤 출국직전에 체포됐습니다.
한편, 지금까지 북한이 직접 남쪽으로 보낸 ‘직파간첩’을 생포하기는 8년만에 정경학씨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98년 12월 여수 해안에서 말레이시아 화교로 위장한 북한 대외연락부 소속 배모씨(44세)공작원을 체포할 뻔 했지만, 여수 해안에서 사살됐습니다.
*북한 노동당 35호실(舊 대외정보조사부)
평양시 창광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35호실은 과거 대외정보조사부의 후신으로서 각종 테러 및 대남·해외정보를 수집하고 해외인사를 포섭·매수해 한국 내 투입시키는 등 대남우회침투활동을 주로 한다. 해외간첩공작, 국제·대남테러공작 등도 이 부서의 주요 임무로서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과 베를린, 파리 등 주요도시에도 공작거점을 두고 있다.
35호실은 주로 제3국을 경유해 침투하는 간첩을 관리하고 있다. 87년 대한항공기 858기 공중폭파사건, 최은희.신상옥 부부 납치사건 등이 대표적인 35호실 작품이었으며 교수간첩 무함마드 깐수(본명 정수일,前 단국대 사학과 교수)도 35호실 소속이었다. 특히 잠비아주재 대사관 소속 정보원으로 활동하다 귀순한 차성근씨도 35호실로 소속의 공작원이었다.
前 모스크바주재 대사관 출신으로 대외정보조사부 시절 부장이었던 권희경(權熙京)이 물러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35호실의 책임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작원 출신 탈북자들에 따르면 과거 각종 테러활동에도 개입해온 35호실은 최근에는 테러보다는 적대국 정보수집에 무게를 두고 활동을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국적세탁을 빈번하게 벌여왔다.
◇어떤 일을 하나 = 기본적으로 적대국인 남한과 미국, 일본 등에서 대북정책과 관련한 정책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고 있다.
일명 조사부로도 불리는 35호실은 과거에는 국제.대남테러공작도 수행하기도 했지만 KAL기 사건 이후인 1990년대 중반 테러전담 부서였던 '와해과'를 없애고 적대국에 잠입해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을 강화했다.
하부조직은 남한과 일본, 중국.동남아, 유럽 등을 담당하는 4개의 지역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작원 선발은 어떻게 = 각 도와 시의 노동당 조직부에는 35호실 공작원 선발을 전담하는 305호실이 있으며 305호실에서 공작원을 물색하면 35호실 간부과에서 집중 검토해 결정하게 된다.
공작원 선발기준은 사상을 가장 중요하게 보며 친인척 관계는 친가는 7촌까지, 외가는 3촌까지를 집중적으로 검증해 인척 중 중범죄자 존재 여부, 남한에 친인척 존재 여부, 해외 친인척 거주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또 정보수집을 주요 업무로 하는 만큼 지적능력을 중시해 주로 대학졸업자 중에서 공작원을 선발하며 외국어 구사 능력도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다.
외국어 능력 때문에 공작원의 절반 이상이 평양외국어대학 출신이며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 출신도 많이 뽑히고 있다.
공작원 출신 탈북자는 "공작원 선발 최종기준은 적대국에서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지적 능력을 갖추고 명석한지 여부"라며 "35호실 공작원은 최종적으로 대통령을 비롯한 적대국의 최고위층과 접촉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테스트 한다"고 말했다.
35호실 간부과에서 공작원 선발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개별적으로 결재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결과 통보는 개인별로 구두로 "김정일 장군님의 비준에 따라 공작원으로 임명됐다"고 통보한다.
◇어떻게 양성하나 = 공작을 위해 외국어를 중시하는 만큼 외국어 교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대졸자는 2년간, 외국어학원 출신자는 3년간의 어학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또 김정일정치대학에서 3년간 스파이 교육을 받게 되는데 주로 사상, 정보실무, 체력단련, 자본주의정치학 등을 배운다.
이중 자본주의 정치학은 일반 대학에서는 가르치지 않으며 공작원들이 자본주의 국가의 고위급 인사들과 대화를 잘 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르친다.
◇공작은 어떻게 = 각종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공작원으로 임명되면 일단 자기가 맡은 공작에 대한 작전계획과 활동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세워 상부의 검토를 받은 뒤 내부 리허설을 통과하면 곧바로 해외에 파견된다.
적대국 잠입을 위해 우선 동남아시아 국가 등 적대국이 아닌 나라에서 활동하면서 수 차례 적대국에 들어가 정보수집활동을 벌이고 최종적으로 고정잠입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 국적 세탁이 다반사로 일어나게 되며 이번에 검거된 공작원 정경학이나 1996년 필리핀인으로 위장해 국내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다 적발된 '무하마드 깐수'사건이 대표적이다.
공작원은 적대국 잠입을 준비하기 위해 활동하는 '직파조'와 외국에 주재하는 북한 기관에 머물며 합법적인 활동을 통해 외국인 포섭활동을 벌이는 '합법활동조'로 나누어진다.
직파조는 주로 가족은 북한에 머물고 단독으로 활동을 하게 되지만 합법활동조는 가족을 동반하고 북한대사관이나 북한 회사, 국제기구에 체류하면서 정보수집과 포섭작업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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