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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통제되고 있다' … 러 언론은 '우크라이나의 자국 본토 침공'을 어떻게 보도하나

CIA bear 허관(許灌) 2024. 8. 19. 09:24

러시아 TV 진행자는 우크라이나 군에 대해 “물리적으로 더 이상 전진하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 공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러시아 언론은 자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애쓰고 있는 모양새다.

러시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격을 차례차례 막아내고 있으며, 지역 당국은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피해 입은 부분에 대해선 보상도 하고 있다고 한다.

국영 TV '채널 1'의 뉴스 속보는 “며칠간 포격이 이어졌지만 그 누구도 버려지지 않았다. 이게 바로 우리가 시민들을 돕는 방식”이라며 소식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공격이 좌절되고, 상황이 통제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러시아 국영 TV는 우크라이나 군을 ‘무장세력’ 혹은 ‘테러리스트’로 묘사한다

크렘린궁이 운영하는 또 다른 TV 채널인 로시야 1은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지역에서 학살될" 최고의 부대를 보냈다고 주장한다.

로시야 1은 "그들은 물리적으로 더 이상 진격할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시청자들을 안심시킨다. 친정부 성향의 이즈베스티야 일간지도 "우리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맞서고 있다.

크렘린궁이 통제하는 언론은 반복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실제 군대가 없는, 실제 국가가 아니라고 묘사한다. 우크라이나의 군대는 종종 "무장 단체"나 "테러리스트" 또는 "키이우 정권의 군대"로 표현된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격은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다

러시아 언론들은 이미 과거에 여러 차례 썼던 ‘대 조국 전쟁’ 정신 고취 전략을 지금까지도 반복하고 있다. ‘대 조국 전쟁’이란 1939년 양국이 독소 불가침조약을 맺었음에도 1941년 나치 독일이 소련을 공격하자 이에 맞선 구소련의 항쟁을 가리킨다.

대 조국 전쟁 및 독일에 대한 소련의 승리는 오늘날 러시아의 애국주의 서사에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우크라이나가 나치와 관련 있다는 근거 없는 비난도 러시아 언론이 자주 사용하는 소재다.

러시아 유명 타블로이드 신문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에 실린 한 기사는 우크라이나 군은 “마치 독일군과 같다”고 표현했으며, 국영 TV는 이들을 “네오 나치”라고 부른다.

그러나 크렘린궁이 통제하는 이러한 언론들이 절대 파헤치고 싶지 않아 하는 질문이 있다. 지난해 기습을 감행한 우크라이나 군은 과연 쿠르스크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이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에서 벌이고 있는 일과 연관 있는 것은 아닐까.

망설임과 의심

물론 모든 이들의 국영 TV의 낙관적인 보도를 믿는 건 아니다. 쿠르스크 지역 주민인 한 여성은 일간지 ‘콤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왜 저들이 우리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적은 우리 땅에 있고, 적의 탱크가 우리 땅에 있다! 이건 전쟁이다!”고 말했다.

콤메르산트의 특파원은 이러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이 여성을 걱정한다. 이러한 발언이 러시아 보안 당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주 기습 공격을 당한 러시아 당국은 해당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자국군이 여러 방향으로 러시아 영토를 향해 계속 진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군이 지난 14일 이후 쿠르스크로 1~2km 더 진격했으며, 러시아 군인 100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의 추가 진격을 저지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14일자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 상황

 

우크라이나 사령관, '점령지에 군 사무소 설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러시아 일부 지역에 ‘군 사령관 사무소’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SNS에 올라온 영상 속 시르스 총사령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 시민들의 즉각적인 요구를 충족하고자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영토에 군 사령관 사무소를 설치했다. 이곳을 이끌 인물로는 모스칼료프 소장이 임명됐다”고 발언하고 있다.

아울러 시르스키 사령관은 자국군이 마을 82곳을 포함해 총 1150㎢에 달하는 영토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반적으로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전쟁으로 피난길에 오른 쿠르스크 주민들은 러시아 적십자사 배급소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이번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격은 당혹스러운 일이다. 이번 ‘특수 군사 작전’을 전개하는 동안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는 항복할 것을, 서방 세계에는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침공 초기인 2022년 2월,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외곽까지 도달했을 때 러시아 언론은 키이우가 며칠 안에 함락되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2년 반이 지난 지금, 푸틴의 군대는 우크라이나 군이 자국 영토 더 깊숙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쿠르스크 침공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을 막고자 푸틴 대통령은 관료들과의 원격 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침략자들은 파괴될 것이며 이번 ‘특별 군사 작전’의 모든 목표는 달성될 수 있다는 발언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이 화면에 등장하자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스미르노프 주지사 대행이 우크라이나군이 얼마나 깊이 쿠르스크에 들어왔는지 이야기하려고 하자 푸틴 대통령은 그것은 군에 맡기라면서 어떻게 “주민들을 돕고 있는지”에 대해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원격 회의 중인 푸틴 대통령(왼쪽)과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

이에 스미르노프 주지사 대행이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마을에 남겨진 러시아 주민 수천 명에 대해 말하자 푸틴 대통령은 입술을 오므리며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의 운명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군!”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쿠르스크 지역의 곤란한 상황이 러시아인들의 이번 전쟁에 대한 지지 약화로 이어질까. 이는 우크라이나가 이번 공격을 감행한 목표 중 하나였을 수도 있으나, 러시아 국영 미디어는 이번 사건을 우크라이나 러시아에 얼마나 공세적이며, 푸틴 대통령이 늘 옳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하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상황은 통제되고 있습니다' … 러 언론은 '우크라이나의 자국 본토 침공'을 어떻게 보도하나 - BBC News 코리아

 

'상황은 통제되고 있습니다' … 러 언론은 '우크라이나의 자국 본토 침공'을 어떻게 보도하나 - BB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기습하며 푸틴 대통령을 한방 먹인 모양새다. 그러나 러시아 언론은 국민들에게 안심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애쓰고 있다.

www.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