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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서방의 전쟁 피로에 고심하는 젤렌스키 본문

흑해 주변국/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서방의 전쟁 피로에 고심하는 젤렌스키

CIA bear 허관(許灌) 2023. 10. 1. 06:31

국가 간 관계는 돈독하고 악수는 굳건했을지 몰라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국·캐나다 방문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리고 캐나다 방문이 더 수월하게 끝났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필요한 만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를 위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은 재정적으로 더 여유롭지만 정치 관계가 훨씬 더 복잡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에서 3억2500만달러(약 4389억원)의 군사 지원을 추가로 확보했지만, 기대했던 240억달러(32조4120억원)와는 규모가 전혀 달랐다.

해당 제안은 예산에 대한 의견 불일치로 인해 의회에서 계류된 상태다.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외에도 미국 공화당 정치인과도 회동했다. 공화당 내에서 회의론이 점차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한 고문은 "우리는 자유주의 세계를 수호하는 중이며, 이는 공화당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전쟁 초기에는 혼란이 가득해 상황이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동맹국이 무엇을 가지고 있고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니 더 구체적인 요청이 가능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제 여러 나라에서 국방장관을 맡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는 안 된 일이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런 위치가 아니다. 게다가 정치적 반발이 가중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왜 계속 백지수표를 받아야 합니까? 과연 승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계 무대에서 이 두 가지 질문에 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 때문에 서방의 지원이 이어지도록 선거운동보다 협상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입 문제를 둘러싸고 가장 가까웠던 동맹국 폴란드와 소원해지기까지 일주일이면 충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를 연장하자 폴란드가 "러시아를 돕는다"며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물에 빠져 남까지 끌어내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묘사하는 등 상황이 매우 악화됐다가 다시 누그러졌다.

노련한 전시 지도자라 할지라도 지금은 외교적으로 어려운 시기다.

또한 폴란드·슬로바키아·미국 등 동맹 국가들의 선거 일정이 상황을 더욱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대신 국내 문제를 우선시하고 있다.

외교정책 싱크탱크 '우크라이나 프리즘'의 세르히 게라심추크는 "군사 지원과 유권자의 만족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만큼 상황이 매우 복잡해졌다"고 설명한다.

"우크라이나는 동맹국과 EU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국의 이익 증진에 힘써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민주주의 환경에 따른 결과다.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을 자국의 주권뿐 아니라 민주주의 그 자체를 위한 싸움으로 묘사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고문은 "이 전쟁의 도덕적 의의가 엄청나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미국·영국은 소련 붕괴 후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크라이나는 다른 서명국들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수호한다는 서약의 대가로 자국 영토에 남은 소련의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겼다.

하지만 9년간 이어진 러시아의 공격을 생각하면 이 각서는 파기된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략에 무관심했던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더 좋은 관계를 구축해 더 장기전에 대비하려 한다.

다만, 이런 전략으로는 즉각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정부 고문은 "우크라이나가 최전선의 성공에 좌우된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는 언론이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지나치게 단순화해 최전선의 전투에만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는데 이런 전투에서는 확보되는 이득이 작은 편이고, 크림반도 미사일 공격이나 러시아 군함을 향한 표적 공격이 사실상 성공한 것에 대해서는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항상 반격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