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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4000억원 규모의 한국 K9 자주포를 수입하려는 이유 본문
한국의 K9 '썬더' 자주곡사포 구매를 마무리하기 위한 베트남과 한국 정부 간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도됐다.
'연합뉴스'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베트남과 한국이 약 3억 달러(약 4300억원) 상당의 K9 자주포 총 20문 수출에 공동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거래는 정부 간(GtoG) 계약으로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 관련 정보 제공업체인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베트남은 세계 20대 무기 구매 국가 중 하나이자 매년 무기 수입에 약 10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으며 그 금액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연간 국방 조달 예산의 25~30%를 차지하는 3억 달러 규모의 이번 계약으로 베트남이 K9를 베트남 내에서 자체 생산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제공받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BBC 베트남어 서비스에 전했다.
'한국경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베트남 정부와 납품 일정 및 기타 계약 조건을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매일경제'의 영문뉴스인 '펄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르면 2025년 1분기에 계약 조건에 대한 합의가 마무리될 수 있다"며 베트남의 무기 수요가 한국의 조건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의 칼 테이어 교수는 23일 BBC 베트남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계약 가능성은 베트남과 한국 모두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이어 교수는 "한국의 입장에서 베트남에 K9 자주포를 판매하는 것은 공산국가에 대한 최초의 무기 판매이자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최초의 무기 판매라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군대를 현대화하고 무기 공급을 다변화해야 하는 베트남으로서는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베트남 군이 K9 썬더로 포병 전력을 현대화하는 동시에 노후화된 러시아산 포병 무기 비축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테이어 교수는 내다봤다.
미국 '대니얼 K. 이노우에 아시아 태평양 안보 연구 센터'의 알렉산더 부빙 교수 역시 3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베트남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진단했다.
부빙 교수는 24일 BBC 베트남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베트남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며 얻은 교훈을 반영한 것"이라며 "자주포는 지상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K9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이 주목한 'K9 자주포의 우수성'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베트남 군은 현재 3040문 이상의 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약 60문은 자주포다.
IISS의 2024년 연례 간행물인 '세계 군사력 균형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베트남 전쟁 중에 확보한 M107 자주포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무기는 구소련에서 들여온 것으로 수십 년이 지난 것들이다.
그중에는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에 소련에서 생산된 2S1 그보즈디카 122mm와 152mm 포탄을 사용하는 2S3 아카치야 자주포 두 종류가 있다.
한편, BBC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나토(NATO) 표준 155mm 구경에 약 8m 길이(52구경장) 포신을 갖추고 있는 K9 썬더에 대해 "국제 무기 시장에서 확고한 명성을 쌓은 자주포"라고 평가했다.
K9 썬더는 2024년 말까지 호주, 이집트, 에스토니아,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폴란드, 루마니아, 튀르키예 등 9개국에 1400여 대의 주문 또는 인도됐으며 전 세계 자주곡사포 주문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K9 썬더는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설계 및 생산한다. 1999년 처음 도입된 이 자주포는 한국 최대 방산 수출품 중 하나가 됐다.
K9 썬더의 사거리는 최대 40km다. 또한 K10 탄약보급장갑차와 함께 사용할 경우 전투 상황에서 연속 사격이 가능한 독특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내부에는 5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이들은 방사선, 화학 및 생물학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K9 자주포의 한 대당 가격은 모델에 따라 약 140억원에서 200억원에 달한다.
테이어 교수에 따르면 베트남은 K9 썬더의 K9A1 버전 구매를 모색하고 있다. 이 버전은 사수의 주 시야와 지휘관의 파노라마 시야, 자동 사격 통제 시스템, 디지털 무전기 등 첨단 사격 통제, 표적, 통신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베트남 국경의 어려운 지형에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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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23일 하노이에서 열린 제11차 한-베트남 국방전략대화 이후 한국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2024년부터 베트남이 K9 자주곡사포 구매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호앙 쑤안 찌엔 베트남 국방차관은 한국의 우수한 무기체계에 대해 높게 평가하면서, 김선호 한국 국방부 차관에게 K-9자주포 등 한국 무기체계의 도입을 포함 방산협력 확대 의사를 밝혔다.
당시 행사는 2023년 3월 판 반 장 베트남 국방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베트남 국방부 고위급이 한국을 방문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베트남 인민군 신문은 장 장관 대표단이 한국 제7기동군단 기지를 방문해 K9 자주포를 비롯한 각종 무기와 장비를 견학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양욱 한국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BBC 베트남어 서비스에 K9이 비슷한 성능을 가진 다른 자주포에 비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있기가 있다고 전했다.
양 연구위원은 "비교하자면 독일에서 만든 PzH 2000만이 비슷한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보다 거의 두 배나 비싸다. 독일에서 무기를 주문하면 받는 데 수년이 걸리지만 한국에서는 몇 년 안에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평도 포격전에서 한국 해병대가 K9 자주포를 사용해 20~30km 거리에서 반격해 북한의 포격을 무력화시킨 사례를 들며 한국 방위산업의 자부심으로 꼽히는 K9의 정확성을 강조했다.
베트남은 무기 구매 외에도 한국으로부터의 국방 기술 이전에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의 박사 과정 학생인 응웬테프엉은 BBC 베트남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K9 자주포를 국내에서 조립하고 전체 방위 산업 체인을 개선할 방법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테이어 교수는 베트남과 한국이 K9 자주곡사포, K10 탄약보급장갑차 및 필요한 탄약을 생산하기 위해 베트남에 허가된 합작 시설을 설립하는 데 동의할지 여부가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K9은 베트남에서 어떻게 쓰일까
중국과 대만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남중국해에서 중국 선박과 다른 지역 국가들 간의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국방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대규모 분쟁에서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더 많은 현대적인 무기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테이어 교수는 베트남 군이 한국으로부터 K9 자주포 20문을 인도받으면 이 무기들을 특정 포병 연대에 배치해 실전 훈련과 통합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베트남 군의 야전 포병 연대는 3개의 포병 대대로 구성되며, 각 대대는 6문의 자주포를 보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베트남이 K9 썬더 자주포 20문을 구매한다면, 40개의 포병 연대 중 단 한 곳에만 배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이어 교수는 베트남은 K9 자주포 운용 병력뿐만 아니라 K10 탄약보급장갑차 운용 병력도 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이 모든 40개 포병 연대를 장비하려면 최소 720문의 K9 자주포와 탄약보급 차량을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따라서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게 테이어 교수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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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베트남의 국방 협력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한국으로부터 K9 썬더 자주포를 구매하는 것은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 내에서 국방협력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양국 간 전략적 신뢰가 높아지는 과정이라고 평가한다.
2022년 12월, 한국과 베트남은 양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응우옌 쑤언 푹 당시 베트남 국가주석이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발표한 이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정치·외교·국방·안보 분야에서 국방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2024년 9월 이영수 한국 공군참모총장은 응우옌 탄 쿠옹 베트남 인민군 참모총장을 접견하고 방산 협력 증진을 논의하기도 했다.
2024년 12월까지 베트남 제2회 국제방위산업전(베트남 국제방위박람회 2024)에서 베트남과 한국은 2030년까지 국방협력에 관한 공동비전성명서에 서명하고, 장교훈련 프로그램, 합동훈련, 군사기술교류 등 주요 협력 분야를 결정했다.
테이어 교수는 "양국 간 미래 국방기술 협력은 발전 단계에 있으며 드론, 미사일 방어 기술, 유도 미사일 엔진, 지상 및 해군 미사일 발사 시스템, 항공기 엔진 분야가 포함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산 무기 의존도 낮추기
2021년 2월 제13차 베트남 공산당대회에서는 "2025년까지 능률적이고 강력한 군대를 건설하고, 2030년까지 혁명적이며 정예화된 현대적 정규 군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를 담은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에 대해 오랜 베트남 정치 관측통인 테이어 교수는 "베트남은 베트남 인민군 역사상 가장 포괄적인 군 현대화 프로그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테이어 교수는 이러한 베트남의 계획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이후 사실상 폐기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러시아의 무기 공급에 의존해왔다.
한편 '대니얼 K. 이노우에 아시아 태평양 안보 연구 센터'의 알렉산더 부빙 교수는 한국 K9 자주포 구매 계약은 베트남이 무기 공급원을 다각화하기 위한 긴 여정의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베트남은 나토 표준을 충족하는 서방 무기를 더 많이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국은 베트남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 간의 '균형잡힌'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선진적인 방위산업을 갖췄기 때문에 베트남의 이 어려운 여정 속에서 이상적인 첫걸음"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부빙 교수는 베트남은 러시아산 무기 구입으로 인해 미국으로부터 처벌을 받을 위험을 피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집권 때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에 대응하여 '제재를 통한 미국의 적국에 대한 대응법안(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CAATSA)'을 시행했다.
따라서 베트남이나 인도 등의 국가가 러시아산 무기를 구매하는 경우 이 범주에 포함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러시아는 이 전쟁에 집중하느라 베트남에 현대 무기를 제공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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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부는 2024 베트남 국제방위산업전 이후 벨기에, 캐나다, 프랑스, 인도, 한국, 미국 등 선진 방산 국가와 2억 8630만 달러 규모의 16건의 계약과 17건의 전략적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은 현재 인도로부터는 브라모스 미사일을, 미국으로부터는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를 구매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해당 전시회에서 미국은 M777 곡사포, 스트라이커 장갑차, CH-47F 치누크 헬기, 웨이브 글라이더 드론 등 다양한 무기와 장비를 선보이며 베트남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베트남이 미국 무기를 더 많이 구매하도록 장려하면서 이러한 군사 장비가 세계 최고라고 홍보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잠재적 반발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로 베트남이 현재 미국으로부터 공격용 무기를 추가로 구매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베트남이 공격용 무기보다는 드론 및 기타 방어용 기술과 같은 기술에 대해 미국 방위 산업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K-방산: 베트남이 한국 K-9 '썬더' 자주포 4000억원 규모를 수입하려는 이유 - BBC News 코리아
K-방산: 베트남이 한국 K-9 '썬더' 자주포 4000억원 규모를 수입하려는 이유 - BBC News 코리아
한국과 베트남 정부가 K9 '썬더' 자주포 구매 계약을 최종 마무리하기 위한 협상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K-방산'이 처음으로 공산주의 국가에 수출되는 사례가
www.b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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