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김정은 암살설의 허와 실, 북한 정보의 신빙성 본문
김정은과 북한 소년단
절대정치가 행해지고 있는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신변 이상은 곧 체제 생존 여부와 직결된다는 데로부터 초미의 관심사다. 과거 김일성 주석(1986년 허위 사망설), 김정일 위원장 사망설도 심심찮게 흘러 나왔지만 김정은의 암살설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에서 발생한 자살폭탄테러로 사망했다는 내용의 영문 기사가 17일 오전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유포됐다.
하지만 우리 정부 당국은 즉각 이 기사를 작성한 ‘동아시아트리뷴(East Asia Tribune)’이라는 매체의 신뢰도가 낮다며, 김 위원장의 사망설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부인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설은 이날 오전 해당 동아시아트리뷴의 기사 주소 링크가 모바일 메신저에서 퍼지면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동아시아트리뷴은 김정은 위원장이 오후 2시쯤 평양 보통강 구역에서 열린 한 기념식 행사에 참석했다가, 한 여성의 자살폭탄테러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는 내용을 16일 조선중앙TV 보도를 인용해 보도했다. 정확한 사망 날짜는 전하지 않았다. 이어 동아시아트리뷴은 테러가 발생한 직후 김 위원장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외신들이 동생 김여정을 주목하고 있다는 분위기도 전했다.
하지만 관련 외신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16일 조선중앙TV에도 해당 내용이 보도된 바 없었다. 통일부는 “이 매체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자살폭탄테러 보도 내용은 현재 확인할 수 없다”며 “이 사이트의 신뢰성은 댓글을 통해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당초 기사의 댓글란에는 ‘보도된 내용은 완전히 가짜’라는 내용의 의견이 여럿 달려 있었으나, 현재는 삭제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도 “김정은 사망설은 사실이 아니고, 신빙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살아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추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설이 확산되면서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원 달러 환율이 오전 10시 47분쯤부터 급상승하기 시작해 전일 마감 시점 가격보다 6.6원 오른 1178원으로 올랐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일부 방위산업주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사망설이 가짜라는 정부의 해명으로 현재는 안정을 찾은 상태다.
과거 사담 후세인이나 가다피 등 절대적 권력을 누리던 독재자 어느 누구도 암살로 사라진 적은 없다. 김정은 역시 마찬가지로, 그를 평양 한복판에서 백주에 암살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소설이다. 북한의 권력자들은 김정은을 지키는 것이 곧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지키는 운명공동체란 인식에 매몰되어 있다. 과연 어느 누가 김정은 암살이란 불구덩이에 자발적으로 뛰어 들 수 있을까. 김정은 경호는 완벽한 3중 경호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맨 밖에 국가안전보위부 및 인민보안부 경호망, 두 번째에 호위사령부의 경호망, 그리고 최측근에는 기관단총으로 완벽하게 무장한 친위 경호원들이 방탄조끼까지 입고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아예 원거리서 최신식 스나이퍼가 방아쇠를 당기면 모를까 측근에서 암살한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여 김정은 역시 최신식 방탄복을 입고 있다고 한다. 원래 암살은 독자적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조직과 후원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북한 내에서 그런 모험에 누가 용기를 내고 참여하겠느냐 말이다.
물론 영원히 불가능으로 남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정은은 이제 5년의 통치 기간을 채우고 있지만 영구집권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우선 그를 가장 전폭적으로 지지해야 할 군부가 서서히 등을 돌리는 행태로 변화하고 있다. 선군정치 시대 우대받던 군대가 오늘은 산업전사로 어려운 노역을 담당해야 하니 불만이 높지 않을 수 없다. 외부의 ‘외침공포’ 조성도 약발이 다 떨어진 상태다. 호위사령부와 국가안전보위부 등 김정은 최측근에 ‘용기’를 가진 자가 없을 리도 만무하다. 이번 한 외국 언론의 보도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우리는 김정은의 암살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의 유고가 곧 한반도의 통일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한 이스트 아시아 트리뷴 사이트의 모습. 사이트 캡처
‘이스트 아시아 트리뷴(East Asian Tribune)’이라는 사이트가 16일 밤(한국시간) “북한 조선중앙TV에서 보도가 나왔다”며 김 위원장이 자살 폭탄 테러로 암살 당했다는 기사를 게재하며 시작됐다.
이 기사는 “김정은이 오후 2시 보통강 구역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하던 중 한 여성이 경호원의 경계선을 뚫고 다가가 폭탄을 터뜨렸고, 김정은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도착 당시 사망상태였다”고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날짜 등은 적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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