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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베슬란 참사 5년..악몽은 여전 본문
An elderly woman crying next to the grave of Batraz Tuganov, who died at School No. 1, in Beslan on Tuesday
334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러시아 역사상 최악의 인질 사건으로 기록된 베슬란 사건 5주기 행사가 1일 체첸 공화국 접경 북(北) 오세티야 공화국의 베슬란 1번 공립학교에서 주민과 희생자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줄이 길게 이어졌고 인질이 붙잡혀 있던 강당 마루에는 꽃과 장난감들이 놓였다.
개학날인 이날 러시아 전역 각급 학교에서는 웃음꽃이 넘쳐났지만, 이 학교만은 그렇지 못했다.
2004년 9월1일 오전 9시15분 학교에 체첸 무장세력이 들이닥쳐 1천 명이 넘는 학생과 주민들을 인질로 잡았다. 인질들은 물과 음식 없이 꼬박 만 이틀을 공포에 떨어야 했다.
9월3일 러시아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사태는 진압됐으나 8시간에 걸친 치열한 교전으로 어린이 186명을 포함해 민간인 334명이 숨졌고 인질범 32명이 사망, 러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의 고통과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 사건으로 693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고 40명의 어린이가 불구가 돼 여전히 정기적으로 가료받고 있지만, 국가에서 준 돈은 이미 바닥이 난 상태다. 수술과 약물치료가 계속 필요한 상황에서 국가 지원이 절실하지만, 희생자 가족과 부상자 지원을 위한 관련 법 제정은 요원한 상태다.
또 유족들은 진실 규명도 요구하고 있다.
아직 당시 사건에 대한 검찰의 최종 보고서는 나오지 않았다.
유족들은 엄청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이유가 무리한 진압 작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주변에서 거의 매일 들려오는 테러 소식은 그날의 악몽을 쉽사리 잊지 못하게 하고 있다.
생존자 중 한 명인 발렌티나 오스타니우는 AFP 통신에 "매일 북카프카스에서 끔찍한 테러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체첸 반군 잔당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가 최근 몇 달 사이 잉구세티아, 다게스탄, 체첸 등에서 빈발하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이날도 다게스탄과 체첸에서 잇단 폭탄 테러로 1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으며 지난달에는 잉구세티야에서 경찰본부를 노린 자살 폭탄테러로 21명이 숨지는가 하면 6월에는 잉구세티야 대통령이 차량 이동 중 자살폭탄 테러로 중상을 입었다.
지난 6월 이후 북카프카스 지역에서 각종 테러로 259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듯 테러 위협을 무력화하려는 조치를 마련하라고 보안 당국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경찰은 이날 학교 부근 치안 활동을 강화하는 등 베슬란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개학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베슬란 참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며 러시아 언론도 애써 보도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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