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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족 여파 車 넘어 휴대폰·게임기에도 확산
CIA bear 허관(許灌) 2021. 2. 8. 16:28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등 여파가 자동차를 넘어 휴대전화와 게임기에까지 확산하는 기류라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부품 부족으로 일부 하이엔드급 아이폰 판매가 제한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콘솔 게임기를 만드는 닌텐도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도 비슷한 이유로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니는 올해 새로운 콘솔 수요를 충분히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부족으로 이미 생산 감축에 들어간 상태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자동차 매출 감소액이 610억달러(약 68조3천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전자업계에 미칠 타격은 더 클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부족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줄었던 컴퓨터 등 IT 기기 수요가 회복되면서 심화했으나 한편에서는 사재기 움직임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받는 중국 업체 화웨이 등이 칩 재고를 늘리면서 지난해 중국의 컴퓨터용 반도체 수입은 3천800억달러로 전년보다 14%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lkw777@yna.co.kr
반도체 대란이 당신에게 미칠 영향
눈에 잘 띄진 않지만, 반도체 칩은 우리 주변의 모든 디지털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반도체의 수급이 부족해지면 디지털 기기의 생산이 멈출 수 있다.
반도체 수급 부족의 전조는 이전부터 있었다. 지난해 게이머들이 새 그래픽 카드를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애플은 새 아이폰의 출시일을 조정해야 했다.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의 최신 모델은 여전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다 작년 크리스마스 직전, 다시 살아나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서 '칩마겟돈'이라고 일컫는 상황이 벌어졌다.
신형 차량은 보통 100개 이상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착하는데, 제조업체들이 이를 위한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때부터 다른 업계의 기업들도 하나씩 반도체 수급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다른 기업의 제품은 물론이고 자사 제품을 위한 메모리칩 발주량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른 소비자 기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와 모뎀을 제조하는 퀄컴 또한 마찬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
팬데믹의 영향
전세계가 요즘 겪고 있는 여러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봉쇄 조치로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자 컴퓨터를 비롯한 기기들의 수요가 급증했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사는 사람도 늘었다.
한편 자동차 업계는 한동안 수요가 급감해 칩 발주량을 줄였다.
그 결과 반도체 칩 생산업체들은 생산 라인을 교체했다.
그러나 2020년 3분기가 되자 차량 판매량은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 게다가 소비자 기기들의 수요는 여전히 높았다.
5G 인프라
기존의 생산설비가 최대치로 가동되고 있지만,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애널리스트 리처드 윈저는 "새로운 생산 플랜트가 완성되기까지는 18~24개월이 걸린다"며 "플랜트가 완성됐더라도 공정을 정비하고 조정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쉽게 켜고 끌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5G 인프라의 출시도 수요의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받기 전 많은 양의 반도체 칩을 축적하기 위해 많은 양을 발주했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작아 부품들을 미리 축적해두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현재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최근 반도체 업계를 좌우하는 TSMC와 삼성전자는 수십억 달러를 들여 최신 제품들에 들어가는 칩의 생산을 늘리기 위해 5나노미터 제조공정을 마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반도체 업계는 지금까지 투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말한다.
카운터포인트의 최근 보고서는 "최근 몇 년 간 대부분의 중소형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고 이익도 낮고 부채비율이 높았다"며 "이익률 측면에서 중소형 업체들이 새로운 플랜트 건설을 고려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제조사들 상당수는 수요의 급증에 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다.
연쇄 효과
윈저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수급 부족이 적어도 올 7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른 전문가들은 그보다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반도체 업계의 공급 제약이 2021년 하반기나 돼서야 부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연쇄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컨설팅 업체 앨릭스파트너스는 자동차 업계가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64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독점 생산자들
또한 지정학적 함의도 있다.
미국은 여전히 부품 디자인 개발에서 세계를 선도한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 업계를 지배하는 것은 대만과 한국이다.
애널리스트 로리 그린은 대만과 한국이 전세계 프로세서 칩 생산의 83%와 메모리 칩 생산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한다.
그린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생산을 좌우하는 것처럼 대만과 한국은 칩의 독점 생산자에 가깝다"며 두 나라의 시장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 로비 단체는 현재의 반도체 대란을 두고 미래에 발생할 더 큰 수급 위기의 전조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상원의원 15명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향후 미국 국내의 반도체 생산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중국은 오랫동안 '반도체 독립'을 꿈꿔왔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업체들이 미국의 노하우를 이용하는 걸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노하우가 중국 군에게 이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반도체 대란은 중국 지도부로 하여금 반도체 독립을 위한 노력을 더 강화하게끔 만들 수밖에 없다.
이는 중국이 늘 추구해왔듯 대만을 복속시킬 경우 어떤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더 비싸게'
현재 기기 구매를 계획 중인 소비자들은 몇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몇몇 차량의 신차 인도에 걸리는 대기 시간은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몇몇 기기들은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대형 브랜드들은 공급 우선권을 보장할 수 있는 구매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 브랜드들은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더 크게 겪을 수 있다.
컨설팅 업체 CCS인사이트의 애널리스트 벤 우드는 "제품 가격이 더 오르거나 적어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것처럼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공급이 제한되기 때문에 만약 정말 갖고 싶은 기기가 있다면 더 좋은 가격이 나오길 기다리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반도체 대란이 당신에게 미칠 영향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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