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우크라이나, 합의 매우 근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거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하고 몇 시간 만에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상이 "좋은 하루였다"고 평가했으며,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참석하지 않은 이번 회담을 "건설적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요 쟁점 대부분에 합의했다"고 전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매우 고위급에서 만나 합의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발표한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가 무조건적인 휴전을 수용하도록 실질적인 압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휴전"이 이뤄질 경우, 우크라이나 정부와 러시아 정부 간 영토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제안한 평화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병합된 광범위한 지역을 포기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마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참석을 위해 도착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2014년 러시아가 불법 점령한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계속 보유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같은 입장을 거부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감행했으며,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25일, 모스크바에서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를 태운 차량 행렬이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도착하면서 교통이 일시 통제됐다. 위트코프 특사가 올해 들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3시간가량 진행된 회담에 대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 보좌관은 "매우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번 회담이 "우크라이나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해 러시아와 미국의 입장을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 간 직접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초 푸틴 대통령은 전쟁 초기 이후 처음으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부활절을 맞아 30시간 휴전을 제안하고 이를 30일로 연장하자고 요청한 데 대한 대응으로 해석됐다. 다만 현재까지 휴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영토 양보를 수용하라는 압박을 점점 더 받고 있다. 특히 크림반도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방안을 거듭 거부해 왔다. 그는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 어떤 영토가 우크라이나 땅인지 결정할 권리는 오직 우크라이나 국민에게만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후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휴전이 이뤄진다면 모든 사안을 논의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타임지 인터뷰에서 "크림은 러시아에 남을 것"이라고 언급한 발언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사실이며, 오늘날 우리는 크림반도를 되찾을 만큼 충분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평화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계속 보유하는 방안을 담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평가된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지난주 유럽 관료들에게 전달한 제안서와 이후 유럽 및 우크라이나 측이 제출한 반대 제안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 제안서 간에는 상당한 이견이 존재한다.
미국안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불법 병합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루한스크 전역을 포함한 점령 지역에 대한 사실상의 러시아 지배를 수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유럽과 우크라이나 측은 휴전 발효 이후 점령 지역의 향후 처리 문제만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미국안에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배제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위트코프 특사와 푸틴 대통령 간 회담이 진행 중이던 시각, 미국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이 순간 푸틴과 회담이 진행 중이며, 많은 좋은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목표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밝히며, 매주 5000명의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화 협정이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과의 "매우 중요한 희토류 협정"에 최종 서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이미 최소 3주나 늦어졌다. 즉시 서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논의돼온 이 광물 협정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풍부한 자원 매장지에 지분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당초 2월 서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워싱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회담에서 갈등을 보이며 이후 무산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정에 대한 입장 차는 여전히 크며, 모스크바 회담에는 우크라이나 대표가 초청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러시아가 미국이 제안한 30일간의 휴전안을 거부한 것을 비판하고, 동맹국들에게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45일 전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하늘, 바다, 전선의 평화'에 합의했다"면서 "러시아는 이를 모두 거부하고 있다. 압박 없이 해결될 수 없다.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북한 등으로부터 미사일을 수입해 이를 공격에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키이우를 강타해 1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친 미사일 공격을 언급하며, "북한과 그 동맹국들에 대한 부족한 압박이 이러한 탄도미사일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 주민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미사일에는 최소 116개의 외국산 부품이 들어 있었고, 그 대부분이 미국 기업 제품이었다"고 주장했다.
키이우 공격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에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밝히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멈춰라!"라고 직접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타임지 인터뷰에서 전쟁의 발단 책임이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이 시작된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논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회담에 앞서 모스크바에서는 한 러시아 고위 장성이 차량 폭탄 공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크렘린은 우크라이나가 배후라고 주장했지만, 키이우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러시아-우크라이나, 합의 매우 근접했다' - BBC News 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거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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