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de Ear&Bird's Eye/영국 BBC

윤석열 탄핵심판 변론 종결...대한민국에 무엇을 남겼나

CIA Bear 허관(許灌) 2025. 2. 26. 08:52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이 25일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84일 만,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73일 만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11차 변론을 열었다.

이날 변론은 증거조사, 양측 종합변론, 청구인(국회)·피청구인(윤 대통령)의 최종 진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국회 측은 증거로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 4일 국회 본청 지하 1층 CCTV 영상을 제출했다.

영상에는 국회 계엄 해제 의결 직후인 오전 1시 6분쯤 계엄군이 무장한 채로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윤 대통령 측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계엄 당시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는 장면이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을 재생하기도 했다.

11차례 변론에 16명의 증인 채택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모습

11차례의 변론을 진행한 헌재는 이번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지난달 23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시작으로 총 16명의 증인을 불러 증언을 들었다.

17차례 변론을 열고 25명의 증언을 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 그 숫자는 적지만, 정보기관 수장에 경찰 수장, 군 핵심 관계자 등이 대거 법정에 섰다.

김 전 장관 외에도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조태용 국정원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한덕수 국무총리, 조지호 경찰청장 등 국가 주요 인사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부는 사실확인을 위해 직권으로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을 부르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변론에 나서 일부 증인의 모순점을 반박하거나, 양측 신문에 더해 재판관들의 날카로운 질문까지 쏟아지며 기일마다 치열한 공방이 연출됐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주심을 맡은 정형식 재판관은 지난 4일 5차 변론에서 홍장원 전 차장이 언급한 '체포 명단' 메모에 대해 "검거하러 나간 상황에서 굳이 검거 요청을 할 필요가 있었느냐"고 추궁하며 메모의 진위 여부를 물었다.

정 재판관은 또 "왜 국정원이 체포하러 다니나. 국정원에 체포할 인력이 있나"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국정원이 수사권이 없으니 체포할 권한이 없다. 경찰이 체포하니 공조할 수 있는 능력은 있다"고 답했다. 이후 '검거 요청'이 맞는지, '검거 지원이라고 적는 게 맞는지'에 대한 질의가 몇 차례 더 오갔고, 결국 홍 전 차장은 "정확하게 기재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을 두고 진술이 오락가락하자 헌재는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홍장원 전 차장을 두 차례 증언대에 세우기도 했다.

모든 게 '헌정사 최초'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43일 만에 헌정사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신분으로 체포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헌재의 탄핵심판 3차 변론 당시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심판정에 직접 출석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변론기일마다 출석해 국회 측이나 일부 증인들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역사상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은 세 번 열렸지만, 피청구인인 대통령이 헌재에 직접 출석해 발언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앞서 헌재는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직후 사건을 접수하고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 심판 내내 헌재가 불공정하게 심판하고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 초반에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정 재판관에 대한 회피 촉구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여러 증인에 대한 검찰 수사 기록을 증거로 채택하자 형사소송법 312조를 근거로 "조서의 증거 능력을 제한해야 한다"며 헌재의 절차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하지만 헌재는 문제가 없다며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고, 증거조사와 양측 입장 청취, 추가 증인신문 일정을 확정하는 것으로 변론을 마무리했다.

이에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헌재를 향해 불만을 표출,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며 대리인단 총사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둘로 갈라진 탄핵 집회

탄핵심판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 사회는 탄핵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크게 양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헌재에서 11차례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 사회는 탄핵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크게 양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양상은 탄핵 심판 심리가 종반을 향해 달려갈수록 더욱 격화됐다.

24일 법조계 등 각계 인사 100인이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하는가 하면, 대학가에서는 탄핵 찬성과 반대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이들은 헌재가 탄핵 심판 심리에 지나치게 속도를 내는 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탄핵 인용 후의 파국적 대혼란을 피하기 위해선 탄핵소추안을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대학가에서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지는 등 서울 주요 대학가에서 발생한 대통령 찬반 집회 갈등이 부산 지역 대학가로도 번지기도 했다.

극명하게 엇갈린 여야

여야 일부 의원들은 헌재의 탄핵 심리가 이어지는 동안 헌재 주변을 직접 찾아 헌재를 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야당은 조속한 탄핵 인용을, 여당은 헌재의 불공정한 심리를 비난하며 기각을 촉구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인 25일 "내란 수괴 윤석열의 파면 사유는 너무나도 명료하다"며 "윤석열이 대통령직에 복귀 시 대한민국의 파멸은 너무나도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내란 수괴 파면은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헌재가 국민의 눈높이에서 대한민국을 지키는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압박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등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 방청에 참석해 "헌재가 그동안 파행을 거듭하면서 불법적인 재판 진행을 한 것에 대한 많은 국민의 우려가 종식될 수 있도록 헌재가 공정한 판단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탄핵소추가 인용이나 기각이 아니라 각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탄핵소추안의 내란죄 부분을 삭제한 것부터 기본적으로 위법에 위법이 계속 더해졌기에 (탄핵소추가) 인용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최종진술서 '국민께 죄송하고 감사'

윤 대통령은 최종진술에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84일이 지났다"면서 "제 삶에서 가장 힘든 날들이었지만, 감사와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보면서, 그동안 우리 국민들께 참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국민께서 일하라고 맡겨주신 시간에 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송구스럽고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해서는 "과거의 계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독재를 하고 집권 연장을 위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내란죄를 씌우려는 공작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나아가 "북한을 비롯한 외부의 주권 침탈 세력들과 우리 사회 내부의 반국가세력이 연계하여, 국가안보와 계속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거대 야당은 '선동 탄핵', '방탄 탄핵', '이적 탄핵'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자신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원을 체포하거나 본회의장에서 끌어내라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정말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거대 야당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기해서 선포된 계엄을 불법 내란으로 둔갑시켜 탄핵소추를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끝으로 국민을 향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부족한 저를 지금까지 믿어주시고 응원을 보내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보안이 한층 강화된 헌법재판소

이날 최종 변론이 마무리되면서 헌재는 재판관 평의에 들어간다. 탄핵 여부에 관한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후 재판관들이 표결하는 평결을 통해 결론을 내리면 주심 재판관이 다수 의견을 토대로 결정문을 작성하게 된다.

소수 의견이 나온다면 결정문에 반영하고 보완해 확정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과거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의 평의 기간과 비교하면 3월 중순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도 10여 차례의 평의가 진행되면 탄핵 여부 결정까지 2주 정도 걸리게 돼, 3월 중순 선고 가능성이 있다.

8인 재판관 중 6인 이상이 탄핵소추 인용 의견을 내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3인 이상이 반대 의견을 내면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윤석열 탄핵심판 변론 종결...대한민국에 무엇을 남겼나 - BBC News 코리아

 

윤석열 탄핵심판 변론 종결...대한민국에 무엇을 남겼나 - BBC News 코리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이 25일 마무리됐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73일 만이다. 헌재에서 11차례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

www.bbc.com